달팽이/은강 송현채
나만 걷는다
모든 것은 제자리에 있고
더듬더듬 기어오른다
힘겨운 삶을 메고
시간 속으로
느릿느릿 빨려 들어가고 있다
미끌미끌
알몸으로 더듬더듬
이어지는 길
따가운 햇살에
심장이 따뜻해지고
코끝으로 다가오는
싱그러움 읽어 내리며
가는 세월을 벗 삼아
나는 죽음의 날
모르기에 살아간다
나는 언제나 혼자다
조바심이 나는 삶
한 몸 뉘일 집 짊어지고 간다
코리일보/COREEDAILY
Coree ILBO copyright © 2013-2020. All rights reserved.
This material may not be published, broadcast, rewritten or redistributed in whole or part with out the express written permi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