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GaeMung Univ. Prof. Lee, Kangwha>
Shot 와 Angle 의 관계를 보면 쇼트와 앵글은 영화만의 독특한 영상언어가 문자언어와 어떻게 다른 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표현양식이다. 따라서 감독은 카메라의 움직임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드러내려고 한다. 가능한 한 카메라를 고정시킨 정적화면을 일관되게 주장할 수도 있고, 팬이나 틸트처럼 삼각대는 고정시키되 화면은 움직이게 하는 이동화면에서 부터 달리나 크레인처럼 카메라 자체가 이동하는 유동촬영에 이르기까지 움직임의 영역은 다양하다. 사실주의 감독들은 극단적인 앵글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대부분 장면들을 눈높이에서 촬영한다. 이를 통해서 그들은 대상물에 대한 가장 명확한 시야를 확보하려고 한다. 반면에 표현주의 감독들은 대상물의 본질을 가장 잘 포착하는 영상에 관심이 있다. 그러므로 극단적인 각도에서 촬영된 사물들은 왜곡되어 보인다. 사실주의 감독들은 관객으로 하여금 카메라의 존재를 잊게 만들려고 하는 반면에 표현주의 감독들은 카메라의 존재성을 관객들에게 환기 시킨다.
이처럼 스크린의 움직임은 지속적이며 정사진(靜寫眞)을 계속해서 보여줌으로써 얻어진다.물론이러한 움직임은 인공적이기 때문에 현실세계에서 불가능한 이미지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예를 들어 느린 동작, 빠른 동작으로 재현하면서 새로운 경험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시간적 차원에서 움직임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공간예술에서 쉽게 확인되는데 그럴경우 시간은 영원성을 확보함으로써 독특한 부동성을 추구하게 된다. 이리하여 조각이나 회화, 그리고 사진은 그 내구성으로 인하여 무엇인가를 기념하고 그 영원성을 표현하는데 사용되었다.

그럼에도 움직임을 보여주면서도 영원히 보존할 수 있고 새롭게 재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한 순간뿐 아니라 지속적인 기간을 보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가 과거를 보존하는 데 공간 예술보다 앞서 있다고 주장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주장이다. 사실 어떤 사건이나 대상을 기록으로 보존하려고 할 때 그 움직임도 기록하려는 욕구가 인간에게 수백만 년 전부터 존재해 왔음은 최근의 여러 학술적 연구에서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최근 들소나 다른 동물들이 그려진 동굴 벽화를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기록해 나가면서 연구가 진행된 적이 있는데 그 연구결과에 따르면 그 동굴벽화를 겹쳐서 보면 그것이 계속적인 움직임을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그리스의 항아리를 보면 재주넘기를 하는 광대가 그려져 있는데 이 또한 같은 기법으로 보이고 있다. 이미 2천 년 전 에 움직이는 그림이 창출되었던 것이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에서도 이런 양식은 나타나는데 한 캔버스 위에 성자(聖者)의 일생에 관한 일련의 사건을 연대기적으로 그려내기도 하고, 한낮의 사냥장면과 일련의 풍자화를 그리기도 했다. 현대회화에서도 영화의 영향력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정적 예술이 이렇게 움직임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상 성공할 수 없었고, 무엇보다도 정적인 대상이 조용한 관조나 명상을 수행하는 종교적 차원에서 요구된다는 차원에서 동적 묘사라는 시도는 중단되었다. 그럼에도 정적인 이미지는 나름대로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스탑 모션등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영화에서 시간의 공간화와 공간의 시간화는 결코 분리할 수 없는 개념이다. 영화가 이룩해 놓은 가장 위대한 업적은 시간과 공간에서 일상적이고 상징적인 특성을 제거한 후 그 세계에 사상과 관념이라는 비물질적인 질료를 부여하여 그들을 새로운 통일체, 즉 영화적인 시, 공간을 새롭게 결합하는 것이었다. 스크린이라는 공간을 차지하는 외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단순히 물리적 존재가 아니라 정신적 존재이며, 따라서 영화가 진실로 하나의 예술이며 나아가서 예술 가운데 가장 풍요로운 양식이 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시간과 공간의 변환에 있는 것이다.
To be continued~~
코리일보/COREEDAILY
Coree ILBO copyright © 2013-2017, All rights reserved.
This material may not be published, broadcast, rewritten or redistributed in whole or part with out the express written permi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