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GaeMung Univ. Prof. Lee, Kangwha>
3. 시간의 두 가지 속성에 대하여,
시간은 두 가지의 중요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움직임과 변화라는 형태로 제시된다는 것이다. 즉 시간은 연속된 흐름이다. 연속된 움직임이나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 즉 영원 불변한 것은 시간을 초월한 것이며 따라서 시간과는 무관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 것으로 제시된다는 것이다. 즉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으며, 흐름 속에서 한번 지나간 것은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이로 인해서 한번 체험된 것은 다시는 동일한 방식으로 체험되지 않는다. 이른바 ‘시간의 비가역성’ 이라는 시간의 이런 속성이 아쉬움이나 후회와 같은 감정 뿐만 아니라 타임 머신과 같은 환상적 욕망을 만들어내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동시에 우리는 시간을 두 가지 방식으로 인지한다. 하나는 개념적이거나 물리적 도구를 사용해 측정되는 시간, 즉 오전, 오후, 어제, 오늘 1시간 2분 3초 등 인간이 만들어 낸 언어적 개념이나 보편적 기준에 의해서 시계와 같은 측정 도구를 통해 인지되는 물리적 차원의 시간이며, 다른 하나는 우리의 감정적 상태나 육체적 상태의 변화에 의해 경험으로 인지되는, 즉 생각의 전개라는 인간 활동 전반을 통해 느껴지는 심리적 차원의 시간이다. 이때 전자를 객관적 시간, 후자를 주관적 시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객관적 시간은 양적으로 측정되고 계산된 시간으로서 이러한 시간은 개인, 사회, 문화와 상관없이 어디에서나 동질적이고 보편적이다.
우리들은 일상생활에서 각자 동일한 시간에 출근하고 기차를 타고 영화를 보며 약속에 늦지 않는다. 동일한 간격으로 나누어진 객관적 시간들을 공유하며 시간표를 짜고 약속을 조정하며 미래의 일을 계획한다. 시간 단위로 결정되는 자동차의 속도는 교통법규 위반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일을 한 시간의 합계는 봉급과 퇴직금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이처럼 객관적인 시간은 현대사회에서 사업, 노동, 이동, 투자, 인간관계 등 모든 인간 활동을 조율하는 가장 근본적인 수단이 되었다. 시계는 긴간을 지배하는 인간의 힘을 상징한다. (현재 세계 공인의 가장 정밀한 시계는 세슘 원자에 마이크로파 빔을 쏘아서 시간을 측정하는 세슘 시계(또는 원자 시계) 이다. 이 시계는 초당 9,192,631, 770(약 92억억 ) 번 진동하는 세슘 133 원자의 특성을 사용한 것으로 1초를 약 92억 번 쪼개서 측정할 수 있는 정밀도가 있고, 3,000만년에 1초의 오차가 생긴다. 1967년에 세계적으로 공인된 이 세슘시계에 의하면 1초는 “세슘원자가 9,192631370번 진동하는 시간”이다. 이제 1초는 더 이상 지구의 자전 시간을 잘게 쪼갠 대략의 시간이 아니며, 절대적인 객관적 시간을 측정해주는 기계의 발명에 의해서 시간의 세계화는 이루어졌다. 경제적, 기술적, 정치적 이유들 때문에 동일한 시간을 공유하고자 했던 세계인들의 욕망을 이 시간이 충족시켜 준것이다.)
이에 반해, 베르그송은 인간의 주관적 시간을 ‘지속(Duree)’ 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면서 이 ‘지속(Duree)’을 의식의 연속적인 변화를 통해 경험되는 시간성으로 규정한다. 시간의 경험과 생각, 감각, 지각, 감정 등과 같은 내적 변화의 지각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는데 이러한 변화들이 의식에 의해 ‘지속’으로 경험된다. 따라서 지곳은 지성에 의해 수학적으로 계산된 시간과는 달리, 주관적이고 질적인 시간이다. 그리고 베르그송은 이러한 지속 개념을 통해 현재를 수학적인 계산적 순간이 아니라, 즉각적 과거 (Passe Immediat) 와 즉각적 미래 (avenir Immedian)를 포괄하는 지속적 순간으로 규정한다. 존재가 시간을 느끼려면, 일정한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의식을 갖는 행위 자체가 곧 현재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현재는 일정 정도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식에 의해 지각되는 현재는 내가 지각한 순간 이미 과거가 되는 시간과 아직 지각되지는 않지만 이미 내 의식이 향하고 있는 미래를 포함하는 시간이다. (따라서 내가 나의 현재라고 부르는 심리적 상태는 즉각적 과거에 대한 지각이자 동시에 즉각적 미래에 대한 결정이어야 한다. 베르그송 1939 :153) 따라서 지속이란 인간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식을 갖는 시간이라는 점에서 삶의 풍부함이 축적되는 질적인 시간이다. 이러한 시간을 양적으로 특정한 척도를 이용해 나누거나 측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속속에서 형성되는 인간의 자의식은 지각된 과거를 바탕으로 다가오는 미래를 향해 열려있다. 이것이 곧 삶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근간이 된다. 베르그송에 따르면 즉각적 과거는 지각되는 것이기 때문에 감각과 행동이 동시에 존재하는 두께가 있는 시간이다. 현재는 행동속에서 다시 현제화되는 추억(souvenir) 을 포함하는 지속적 순간이다. 현재가 추억의 재현 재화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기억 (memoire) 은 현재에서 과거로의 퇴행이 아니라 과거에서 현재로의 전진이다. 인간의 의식은 기억을 통해 과거를 현재 속에서 재구성하면서 삶을 보다 풍부하고 보다 새로운 것으로 만든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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