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ory of Culture (이강화 박사의 일요 문화 산책)

<Ph D. Lee, Kang Hwa, Gae-Myung University>

문화의 이론 (3)

1. 마르크스주의

1) 마르크스주의와 문화

마르크스주의 문화이론이 하나의 독립된 체계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마르크스 자신이 문화에 대해서 그렇게 많은 진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을 받지 않은 문화이론은 없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문화에 관한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연구가 대부분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으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화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접근이 보여주는 공통되는 문제 의식은 무엇일까? 그것은 기존의 지배적 가치와 질서에 대한 부정과 새로운 가치와 질서에 대한 지향이라고 볼 수 있고, 이것을 문화이론에 적용하면 기존의 문화에 대한 부정과 새로운 문화에 대한 지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기존의 문화 텍스트와 실천 행위들을 그것이 산출된 사회적․역사적 상황에서 분석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적용되는 마르크스 사상은 소위 토대/상부구조라 불리우는 이데올로기 개념이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역사의 각 시기는 특정한 생산양식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이때 토대로서의 생산양식은 생산력과 생산관계로 이루어진다. 생산력은 원자재, 도구, 기술과 노동자 및 그 숙련도를 가리키며, 생산관계는 생산에 종사하는 자들의 계급 관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각 시대의 생산양식은 특이한 생산관계를 산출한다. 예를 들어서 노예제는 주인/노예 관계, 봉건제는 영주/농노 관계, 자본주의는 부르조아/프롤레타리아 관계를 창출한다. 따라서 모든 사람의 계급적 지위는 생산양식과 그 사람이 맺는 관계에 의해서 결정된다. 이것이 유물론적 역사관 혹은 역사적 유물론이다.

한편 상부구조는 생산양식이라는 토대에서 비롯되는 각종 제도 ― 정치적, 경제적, 교육적, 법적, 문화적 ― 와 이러한 제도들을 정당화하기 위한 사회적 의식의 결정화된 형태, 즉 다양한 이데올로기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토대와 상부구조의 관계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한편으로 상부구조는 토대를 표현하면서 동시에 정당화하고, 다른 한편으로 토대가 상부구조의 내용이나 형식을 조건짓거나 결정한다. 이는 어느 정도 원인과 결과 사이의 기계적인 관계로 이해할 수도 있고, 이 경우 상부구조는 토대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수동적 반영일 수 있다. 이것이 소위 마르크스주의의 반영이론이다.

마르크스는 1895년 자신의 저서 <정치경제학비판 서문>에서 토대/상부구조 관계에 대해 “그들 삶이 사회적 생산에 있어 인간들은 필수 불 가결 하면서 그들의 의지에 독립해 있는 일정한 관계, 즉 그들의 물질적 생산력의 일정한 발전단계와 상응하는 생산관계 속으로 진입한다. 이러한 생산관계의 총화가 사회의 경제적 구조를 형성한다. 이 경제적 구조가 진정한 기초이며 이 기초 위에서 법적․정치적 상부구조가 형성되며 일정한 사회적 의식이 상응한다. 물질적 삶의 생산양식에 사회적․정치적․지적 삶의 과정 일반을 조건짓는다. 존재를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의식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인간의 사회적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라고 말하였다.

마르크스의 이 말에서 모든 마르크스주의 문화이론의 출발점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말년의 마르크스와 그의 후계자인 엥겔스 등을 거치면서 이러한 수동적이고 기계적인 반영이론은 점차 수정되었다. 왜냐하면 이른바

첫째, 문화에 대해서 지나치게 기계적인 도식을 견지 했다는 점이다.

둘째, 이 기계적인 도식을 따르다 보면 자연히 마르크스주의에서 알파와 오메가인 경제적 구조만 중시되고 문화는 부수적인 것으로 취급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셋째, 단순히 문화를 계급적 수단으로만 여김 으로써 문화의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영역을 무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을 거치면서 상부구조, 즉 정신적인 영역 역시 하부구조인 물질적 토대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이 인정되었다. 따라서 이데올로기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문화 역시 역사적 변화나 사회적 실천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주장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문화 혹은 대중문화 분석에 있어서 유물론적 역사관은 어떠한 함의를 가지고 있을까? 우선 어떤 텍스트나 실천행위의 이해나 설명을 위해서는 이것이 산출된 역사적 상황, 좀더 구체적으로 역사적 시기의 경제적 토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앞에서도 지적되었듯이 문화분석이 경제분석으로 환원되어 버리는 기계적인 반영이론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 말년의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경고처럼 행위 주체와 구조 혹은 토대 사이에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변증법적 작용이 있다면 일방적인 결정론 대신 이 두 가지 요소를 전체적으로 고찰하는 포괄적 관점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이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마르크스주의자들이 고전적 마르크스주의를 거부하고 이른바 네오-마르크스주의로 나가게 된 중요 동기이다. 이러한 변화된 마르크스주의를 대표하는 이론이 바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이며, 비판이론을 전후로 하여 루카치와 벤야민 그리고 그람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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