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ory of Culture (이강화 박사의 일요 문화 산책)

<Ph D. Lee, Kang Hwa, Gae-Myung University>

3) 장 보드리야르( Jean Baudrillard )

초기의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 (27 July 1929 – 6 March 2007)는 마르크스주의와 기호학을 접목하여 현대 사회를 분석하려는 입장에서부터 논의를 출발하였다. 현대사회를 소비사회로 규정짓고, 소비 사회를 철저하게 교환 가치의 법칙에 의해서 지배되는 사회로 파악했다. 생산자는 소비자의 생활에서 필요한 필수품을 생산하기 보다는 소비자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물건들을 생산한다. 그 욕망을 자극하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대중 매체 속의 광고들은 끊임없이 기호를 만들어 낸다. 이제 소비자들이 선택하고 욕망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광고하는 물건이 아니라 광고를 통한 기호 그 자체가 되어버린다. 소비자들이 기호를 욕망하고 소비하게 되는 셈이다. 기호는 광고를 통해 재 맥락 화 되면서 전혀 상상하지 못한 의미를 만들어 낸다. 이처럼 새롭게 생기는 의미를 ‘잉여의미’라고 한다. 이러한 잉여의미는 자본의 논리에 의해서 생기는 효과가 아니라 광고 속 언어들의 놀이에 의해 생긴 효과이다. 언어 효과를 연구함으로써 우리가 새로운 시대의 문화의 구조적 차원에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것이 보드리야르의 논지다.

1973년의 <생산의 거울>이라는 저서를 계기로 보드리야르는 마르크스주의와 더욱 멀어질 준비를 한다. 산업사회를 형성했던 범주, 가치 들로는 더 이상 설명될 수 없는 새로운 사회상황을 ‘포스트모던’이라는 사회질서로 간주한다. 포스트모던한 시대에 이르게 되면 모더니즘에서 굳건하게 믿고 있던 이원론 적 대립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 소쉬르의 시대만 하더라도 기호의 바깥에 현실이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드리야르는 포스트모던 시대에는 그 관계가 허물어지거나 역전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보를 제공하는 매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에 대한 정보의 구분도 사라지게 된다 개인들의 사적인 생활은 그들의 기록물에 해당되는 매체들에 의해서 공적인 것이 되고 침해 당한다. 그러므로 무엇이든 숨길 수 있는 공간을 박탈 당한다.

어느 시대에나 재현이라는 모사과정(simmulation)이 있었다. 하지만 그 모사 과정의 중요성은 시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원근법이 말해주듯이 르네상스 시대의 새로운 재현은 중세의 신분 사회, 그리고 신 중심 사회의 종말을 의미한다. 이제 예술은 자연을 흉내내려는 재현들을 시도했다. 기호는 당연히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하였다. 산업 혁명 이후 모사품은 무한정 대량 생산될 수 있게 되었다 공산품은 이러한 모사를 전제로 존재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히 로봇 등과 같은 인간을 흉내낸 공산품이 나오는 현대에 이르러서는 복제 기술을 통한 예술 공산품 등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르네상스에서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의 재현은 현실을 축으로 한 것이었다 현실이 모사과정의 대상이 되고 그를 축으로 모사과정의 성공과 실패가 논의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른바 포스트모던 시대라 불리는 오늘날은 전혀 다른 모습의 모사과정을 보여준다. 진정한 의미의 모사과정이 득세하는 오늘날의 질서에서는 재현과 현실과의 간극이 사라지게 된다. 때로는 그들의 존재가치가 역전된다. 현실을 모방해 낸 재현이 아니라 재현을 통해서 현실을 확인하는 전복의 시대가 된 것이다. 모사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이러한 모사를 보드리야르는 시뮬라크라(simulacra)라고 부른다. 그리고 가상현실 등과 같은 모사가 현실을 압도하는 현상을 하이퍼리얼리티(hyperreality)라고 부른다. 특히 대중매체는 그것이 실어나르는 메시지가 의미를 만들어냄으로써 사회제도로서의 존재가치를 갖는다.

하지만 보드리야르의 논의 속에는 메시지가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 즉 메시지가 매체 바깥의 현실을 재현해 내는 것이 불가능해졌고, 재현과 현실 사이의 간극 또한 생성되지 못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 메시지 혹은 정보의 의미가 해체되고 사라지게 된다. 단지 의미 없는 스펙터클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커뮤니케이션적 환희만이 우리 주위를 맴돌 뿐이다. 대중은 이제 매체의 스크린이 되고 매체의 커뮤니케이션망에 흡수된다. 대중은 끊임없이 기호를 욕망하고 기호의 놀이를 우상화한다. 이리하여 재현을 통한 비판적 거리 만들기가 불가능해졌고 ‘사회적인 것’이 소멸된 상황에서 대중은 무기력하게 기호의 놀이에만 열중하는 존재로 전락한다. 따라서 대중을 계급적이고 계몽주의적인 의식화 운동으로 이끌려는 모든 노력들은 부질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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