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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ignificance of Culture(이강화 교수의 일요 문화 산책)

<Korea: GaeMung Univ. Prof. Lee, Kangwha>

인류학에서의 문화개념

1) 진화론적 문화개념

문화에 관한 연구가 이미 예전부터 역사학자, 철학자, 선교사, 탐험가들을 통해 시작되었지만, 문화 자체에 대한 과학적이고 본격적인 연구는 19세기 중반부터 인류학에 의해서 시도되었다. 이후 문화인류학에서는 다양한 문화이론이 전개되지만 여기서는 대표적으로 타일러의 문화진화주의와 보아스학파의 문화전파주의를 중심으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타일러 (Sir Edward Burnett Tylor : Oct.2,1832-Jan.2,1917)는 자신의 저서 <원시문화> Primitive Culture (1871) 에서 ‘문화학’ 혹은 ‘문화과학(science of culture)’의 과제를 두 가지로 설정한다.

첫째, 동일한 원인에 의해 동일한 행동이 유발될 수 있는 법칙을 발견해 내는 일이고,

둘째, 다양한 문화의 차이를 인류문화의 ’발전 또는 진화의 단계(stages of development and evolution)’로 구성하는 일이다.

인간 문화 속에 내재하는 법칙을 사소한 그리고 가장 원시적인 부분에 이르기까지 찾아내어야 하는 이유는 현재의 문화를 이해하고 미래의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원시’문화에 관한 연구는 과거의 야만상태의 삶과 현재의 시민사회의 ‘문명화된 삶’의 상호관계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이다. 타일러의 이러한 생각에는 세 가지의 가설이 깔려있다.

첫째, 인류는 심리적으로, 문화적으로 하나라는 생각이다. 흔히 ‘심리적 통일성’으로 불리우는 이 견해에 의하면 인류의 본성과 삶의 조건은 거의 비슷하고 일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전적 조건과 다양성과 같은 특수한 경우는 제거하고, 인류를 ‘본성상 동질적’으로 취급해야 하고, 차이는 단지 진화단계와 이에 따른 정도의 차이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현재 인류학자가 연구할 수 있는 원시문화는 선사시대의 문화와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서구의 ‘높은 문화’를 중세와 고대 그리스 그리고 이집트와 앗시리아의 ‘중간 문화’를 통해 연구할 수 있듯이, 지금의 원시문화를 연구함으로써 현재의 높은 문화의 원시단계인 ‘낮은 문화’를 재구성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높은 문화’ 속에서도 낮은 문화의 ‘잔존물(survivals)’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고도로 합리화된 서구사회에서도 민속이나 점성술, 마술, 미신 등이 여전히 ‘관습의 힘에 의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문화현상을 잘 밝힐 수 있다면 현재의 ‘높은 문화’와 애초의 ‘낮은 문화’ 사이의 중간고리를 얻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민족의 풍속과 관습에 관한 연구는 현재의 문화적 위치를 이해하기 위해서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고도로 발달된 문화 속에 낮은 단계의 문화에서 유래한 비합리적인 유산이 여전히 살아 남아있다는 것은 현재의 문화가 완벽하게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하므로 ‘생존물’을 확인하는 일은 삶의 합리화 혹은 합리적인 문화를 위해 필요한 과제가 된다.

타일러의 이러한 문화개념은 그 뒤 여러 차례 수정이 가해졌으나 모건을 비롯한 여러 후계자들에 의해서 오늘도 여전히 고전적인 정의로 통한다. 하지만 이후의 인류학자들의 문화 개념과 비교해 볼 때 문화진화론자로서 타일러에게서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타일러는 계몽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당대의 시민사회가 이룬 문화적 성취의 전 단계로서 과거 또는 현존하는 원시문화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문화는 낮은 문화에서 높은 문화로 진화, 발전하는 것으로 보되, 이 진화, 발전을 인류 전체의 보편적 역사과정에서 일어나는 단일한 과정으로 보았다. 물론 타일러는 비서구문화의 가치에 대해서도 인정하였지만, 이것이 곧 문화의 복수성을 인정하였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문화는 향상 단수로 쓰일 뿐 복수로 쓰이지 않았다. 따라서 타일러의 진화론적 관점은 필연적으로 유럽중심주의를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그에게 문화는 이성을 통한 계몽, 합리화를 뜻하기 때문에 민간인의 풍습과 미신으로부터의 해방, 삶의 전 영역의 합리화를 겨냥한 근대 서구사회의 이념이 문화를 진화론적으로 보는 그의 관점에 내재해 있다. 이것은 타일러의 문화이론에 콩트의 실증주의 철학이 하나의 모형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To be continued~~

코리일보/CORE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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