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ming And Questioning of Historical Consciousness 부끄러움 또는 질문하는 역사의식 13<은우근 교수>

<Gwangju : Prof. Woogeun Eun>

반성을 통한 행동하는 시민 의식의 부활_ 촛불 혁명으로 불타 오르다

5월 민중항쟁을 통해 국가 폭력의 만행을 뼈저리게 느꼈던 민중들은 다시는 그러한 일들이 발생되지 않게 하기 위해 퇴보가 아닌 발전하는 역사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진 민주화투쟁, 30년이 흐른 뒤, 이명박 박근혜의 실정에서 허덕이던 국민들이 장장 6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촛불을 들어 국정농단으로 국민들을 우롱하고 국위를 땅 바닥에 내 팽개친 정부를 심판하기에 이른것이다.

5월 민중항쟁은 타자에 대한 감정 이입적 이해 능력.공감 능력이 대중들 사이에 최고로 고조된 공동체의 체험이었다. 이 공동체적 결속은 신군부의 폭압을 일시적으로 극복했다. 그것이 신비로운 공동체의 실현 곧 해방광주다. 해방광주에서 민중은 잠재된 능력을 스스로 확인했다. 따라서 해방광주는 하나의 깨달음이자 깨달음의 실천이었다.

하지만 죽음의 공포 때문에 그 실천은 오래가지 못했다. 부끄러움은 죄책감, 부채의식으로 남았다. 하지만 죄책감과 부채의식이라는 역사 의식을 지닌 민중은 다시  하나가 되었다. 민중은 한 덩어리로 싸우면서 긍지와 자부심을 형성했다. 그 근거는 역설적이게도 부끄러움이었다. 그것이 80년대 민주화 운동이었다. 5월민중항쟁 이후, 10년이 지난 90년까지도 부채의식이 살아 있는 한, 5.18은 계속되는 현재였다.

5월민중의 부끄러움은 반성 능력으로서의 자의식이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내가 최선을 다하지 못해 그들이 나 대신 죽었다는 의식이다. 부끄러움이라는 도덕 감정은 일종의 도덕적 염치 곧 도덕적 반성 능력을 강화 시켰다. 부끄러움을 느낄 때 우리는 적어도 겸손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의 시선 앞에서 자신의 치부를 가리고 숨은 아담과 하와처럼,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인간은 신과 역사앞에서 뻔뻔해지지 않는다. 부끄러움을 메꾸고자, 부족함을 반성하고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5월민중은 나 안에서 부족함을 발견했으므로 겸손할 수 있었고, 그것을 메우기 위해 서로 연대했다. 부끄러움은 역사의식으로 작용한 것이다.

5월민중은 5.18의 고난을 통해 역사 앞에서 부끄러움을 가진 인간, 반성적 성찰이 가능한 인간, 역사의식을 가진 인간으로 거듭났다. 그 민중 대다수는 특별한 변혁적 사상, 이념의 체계로 무장한 것이 아니었다. 인간이 다른 인간의 슬픔, 고통, 절망을 깊게 함을 느낄때 역사는 전진한다. 타자의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인간, 그 고통을 끝까지 끌어 안으려는 실천이 역사를 앞으로 가게 만들 수 있다. 5월 민중의 위대한 항쟁은 그것을 증명했다.

신군부의 억압은 궁극적으로 실현될 수 없었다. 억압 당하는 민중이 자신의 내면에서 자신의 삶과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부끄러움, 죄책감, 부채의식이라는 오래 유지된 역사의 질문이 인간을 변화시켰고, 우리 사회를 민주주의로 구원한 것이다. 역사의 변화와 인간의 변화는 상호 규정한다.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를 누리는 주체의 각성과 그에 따른 실천의 수준만큼 전진한다. 역사의 발전은 인간의 성숙이라는 변화를 동반해야 한다. 각성된 새로운 인간형이 역사 발전의 주체이다.

5월 민중항쟁과 그 이후 10여년 간 우리가 물리쳐야 할 대상은 우리 밖에 명확히 존재했다. 과거 80년대 사회의 민주적 발전의 장애가 우리 밖에 있었다면 이제 그 한계가 상당 부분 우리 안에 있을 수 있음을 자각하는 도덕적 반성 능력의 회복이 필요하다.

역사의식을 가진 민중은 항상 역사 안에서 살아있는 현재를 체험하고 질문을 찾아낸다. 5.18 이후 5월민중은 부끄러움, 죄책감, 부채 의식을 통해 이 질문을 함께 지니고 있었지만, 어느새 이런 역사의 질문이 휘발되어 버렸다. 신과 역사 앞에서 내가 떳떳한가라는 물음이 중단될 때 반성과 갱신도 불가능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 안에서 실종된 5.18이고, 우리가 다시 5.18로 돌아가야 할 이유이다. 5월 민중항쟁을 단지 미화하거나 추상화하는 것은 참다운 계승이 아니다. 이것은 현실의 반성과 결부되지 못하며 따라서 미래를 향한 질문과 과제를 과거 안에서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5.18로 돌아가되, 5.18에 머물러선 안된다. 5월민중항쟁에서 이룩한 아름다운 공동체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할 미래에 있다. 2016년 촛불 혁명에서 보았듯이 아름다운 5월항쟁의 공동체는 36년동안 세월을 지나 서서히 자라나고 있었음을 볼 수 있었다.

 

코리일보/CORE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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