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조행기가 아닌 제가 조행을 다니며 느낀 물속 세상의 이치를 현실과 비교하며 한번 들여다 보려고 한다. 외래 어종과 토종 어종의 전쟁은 1970년대 초반 나라 경제가 배고프고 어려운 시기에 육영수여사께서 식용으로 하려고 배스와 블루길을 대량으로 양식하기위해 수입 시작되었다.
그러나 식용으로서의 가치가 없자 당시 생태계 교란이란 단어조차도 생소한 양식업자들은 가두리를 철수하고 우리나라 수계에 이 물고기들을 방류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저수지 및 강계에 적응한 이들 어종은 1980년대 중반 이후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다. 개가 주인의 성품을 닮듯이 물고기들도 살고 있는 나라의 국민성과 성품이 비슷해진다고 볼 수 있다.
미국서 들어 온 ‘배스’는 육식 어종이라 토종 어류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대단한 식욕을 가지고 있으며, 베트남이 원산지인 월남붕어 ‘블루길’은 베트콩과 같은 기질로 떼로 다니며 토종 어류의 알을 싹쓸이 하는 놈들입니다. 일단 저수지에 이 녀석들이 유입되는 순간 물속 생태계는 전쟁이 시작된다. 전쟁이 시작되면 이놈들의 무차별 싹쓸이 전법으로 3년 안에 저수지는 생명체가 살고 있지 않은 저수지처럼 초토화가 되고 만다.
그 사이 살아 남은 붕어들은 크기를 키우고 체고를 높여서 배스가 함부러 달려들지 못하게 하며 배스와 블루길의 활동시간인 낮을 피해 밤으로 먹이 활동시간도 바꾸게 된다. 즉 현장 적응을 하며 체질 개선과 힘을 키우며 반격 준비를 한다. 예를들면, 우리 나라 강이나 저수지에는 순한 붕어같은 애들만 있는 것이 아니고 저수지에는 ‘가물치’라는 황제가 살고 있으며, 강계에는 ‘쏘가리’라는 황태자가 산다. 다른 영역을 가진 수중 생태계의 최상위 실력자들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들이 생태계를 무차별 교란시킨 벌로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어진 외래 어종들은 그때부터 두 어종 간의 치열한 전쟁을 벌이며 상대의 치어나 알을 잡아먹으며 그들만의 리그전을 치르게 된다.
토종 붕어와 가물치는 연합군이 되어 두 어종의 전쟁을 숨어서 지켜보며 지속적인 삶을 유지한다. 배스든 블루길이든 누가 승자로 남든 “끝나기 전에는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라는 일념으로 약 10년 정도의 인고의 세월 동안 힘과 덩치를 키우며 40센티 이상 자란다.
다음 해 봄부터 토종 연합군은 10년 전 외래 어종들에게 배운 무차별 싹쓰리 전법으로 승리한 어종의 치어와 알을 입속으로 다 쓸어 담으며 외래 어종과의 마지막 전쟁에서 승리하게 된다. 마지막 전쟁까지 시간이 약 10년 정도 걸리며, 맨 아래 단계인 새우 등 작은 생물들이 살아나며 다시 생태계가 복원되는 시간은 다시 10년 정도 걸린다.
어떤 저수지는 외래 어종도 적절한 개체 수 유지로 토착화되어 우리 수중 생태계의 일환이 된 경우도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20년가량이나 소요된다. 우리가 삶이란 전투를 하는 동안에도 수중에서도 치열한 전투와 전쟁은 벌어지고 있다.
어쩌면 ‘우리 민족의 저력도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외국기업들이 자본과 기술을 앞세워 IMF란 상황을 만들어 무차별 폭격을 가해 많은 기업들이 외국 자본 손에 들어가 있고 외국 수입 농축산물들 또한 싼값에 무차별 폭격을 가해 농어민들을 어렵게 만들어도 결국은 토종 물고기들처럼 참고 힘을 기르며 시간이 흘러 마지막 일전을 벌인다면 다시 진정한 글로벌 강자로서의 대열에 참여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강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은 아니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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