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서경, 그리스에서)
<Korea: Prof. Yoon, Geum Ja>
오늘날 복잡한 사회구조 속에서 사람들은 과도한 업무와 직장 상사나 동료 간의 불화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근심으로 마음과 몸이 편안한 날이 없을 정도로 심리적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린다. 인간은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고통을 해결하고,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우리 자신의 책임이다. 삶의 과정에서 불안, 근심, 고통으로 마음의 병은 늘 따르게 마련이고, 마음의 병은 총체적으로 완전히 해결하고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마음의 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여 우리의 마음을 건강하게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마음의 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마음의 병을 일으키는 근원적인 요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잘사는 사람의 기준을 재산, 명예, 권력, 미모, 능력 등 대부분 외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인격의 품위가 물질과 권력 같은 외적인 것으로 결정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를 보다 높게 평가받기 위해 물질과 권력 같은 외적인 조건에 매여 살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고 불행하며 마음의 고통은 극에 달하고 있다. 물질이나 권력 등 외적인 조건이 인간의 행복을 충족시켜줄 수 없다는 증거이다. 삶이 물질의 풍요와 과도한 소비 그리고 세속적 가치를 추구하는 가운데 불안하고 허전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사람들은 물질을 추구하면서 힘겨운 피로감과 물질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증 그리고 경쟁하면서 야기된 인간관계의 위기 등으로 가치관의 혼란과 정신적 위기에 봉착하면서 삶의 허무감과 회의를 느끼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물질이나 권력 등을 어느 정도 충족했을지라도 자기다운 삶의 값진 의미를 채우지 못했을 때 공허감을 느끼게 된다. 내적 공허감에 휩싸인 사람은 자기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갈 능력이 희박하다. 자율성의 결핍은 다른 사람의 생활방식과 가치관에 쉽게 물들고 그대로 따르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존재의미와 삶의 의미를 다른 사람들의 결정에 내맡기는 사람들은 외부자극에 쉽게 흔들리게 된다. 즉 자신의 삶의 확고한 신념이 없기 때문에 존재감도 희박하다. 자살이나 마약중독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삶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병약한 감정에서 기인한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오늘날 사람들은 물질의 풍요 속에서도 정신적인 공허감과 우울증으로 마음의 병은 깊어만 간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는 사람의 외적인 조건보다는 보이지 않는 내면의 가치를 중시하는 풍조를 조성시켜 사람들에게 근원적인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것이 시급하다. 노자는 우리에게 ‘뿌리로 돌아가면 고요하다’고 권고했다. 고요함(靜)은 마음을 비우고 본연의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불안에 직면해서 마음을 안으로 모으고 세심하게 자신을 반성하여 자신의 불안한 상황을 총체적으로 통찰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세상을 원망하고 탓하는 경우가 많은데, 불안의 원인은 외적인 요인보다는 오히려 우리 자신의 내적인 요인에 있다. 불안의 원인은 우리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구분하여 대립시키는 데 있다. 노자에 의하면 인간의 불행은 본연의 자연성으로부터 벗어날 때 시작된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감각작용에 의해 외부사물에 이끌리고 집착하게 되어 마음에는 온갖 탐욕으로 채워지게 되면서 본연의 자연성은 혼탁해진다. 혼탁해진 마음은 사물을 있는 그 자체로 보지 못하고 주관적인 관점에서 왜곡된 상태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왜곡된 생각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되며 자연스러운 삶을 영위할 수 없게 한다. 사람들은 원하는 만큼 재물과 명예를 소유하지 못해 불행하고 삶의 가치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우울증과 좌절감 그리고 신경쇠약 등과 같은 마음의 병을 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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