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서경
<Korea: Prof. Yoon, Geum Ja>
- 건강한 마음
인간의 삶에 있어서 고통은 마음의 불안정한 상태를 유발한다. 인간은 남들로부터 무시당했을 때, 낮선 환경 속에서 적응하기 어려울 때, 자신감을 잃었을 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사람들과 관계맺음이 원활하지 않을 때, 소외감을 느낄 때 고통을 받는다. 고통은 견디기 힘겨운 것이지만, 사람들은 고통을 통해서 그동안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자신의 존재를 생각하게 되고, 삶 전반을 되돌아보게 된다. 인간은 고통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살피게 되고 구체적으로 절실하게 자신의 존재를 의식하게 된다.
인간의 삶은 고정 불변한 상태로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삶은 마음가짐에 따라 얼마든지 좋은 방향으로 혹은 나쁜 방향으로 바꾸어진다. 사람들은 마음의 병이 어려운 가정환경, 부당한 직장환경, 부조리한 사회 환경 등 외적인 요소로부터 온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외적인 요소는 마음의 병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더욱 근원적인 마음의 병의 요인은 우리 자신의 내적인 마음에서 온다.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를 괴롭히는 스트레스는 어디에서 오는가? 리처드 칼슨(Richard Carlson)은 스트레스를 환경 탓으로 돌리지 말라고 한다. 그는 스트레스란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며, 특정 상황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똑같은 악조건적인 환경 속에서도 어려움을 잘 극복하며 밝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환경을 탓하며 불행하게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말이 있듯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대처하면 어려움도 삶의 지혜로 받아들일 수 있고, 부정적인 마음으로 보면 모든 것에 불평하게 되고 마음의 병을 앓게 된다. 그러므로 건강한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늘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노자』에서 도에 도달한 사람을 가리켜 성인이라고 칭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마음이 정화되어있어 인간이나 사물을 있는 그 자체로 볼 수 있다. 즉 그들의 마음이 맑아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아 왜곡된 인지를 하지 않는 虛心, 無心의 상태에 있게 된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자연의 도가 마음에 내재해 있다.『노자』에서 건강한 마음(정신)은 마음을 비워 無欲, 知足, 知止할 수 있는 허정심의 상태를 일컫는다. 탐욕이나 지모에 얽혀 있는 마음은 자연의 道로부터 벗어난 마음이다. 이러한 마음의 소유자는 자신의 고유한 삶을 자기답게 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보여주는 삶을 살려고 한다.
노자는 “다른 사람을 아는 것은 총명(智)하고, 자기 자신을 아는 사람은 현명(明)하다”고 했듯이, 건강한 마음은 자기존중, 자기수용, 자기이해 등으로 자기의 본성을 스스로 알아가는 마음이다.
“知人者智, 自知者明.”(노자 33장)
자신의 모습을 자각할수록 외적인 고통에 상처를 덜 받게 되고, 자신의 약점 때문에 열등의식으로 좌절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약점을 있는 그대로 연민으로 받아들이면서 약점을 보완할 새로운 의욕을 갖게 된다. 이와 같이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기를 보고, 자신의 가치를 느끼며, 자신을 존중한다.
자기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서는 맑은 거울처럼 마음을 비출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내면에 욕망이나 지모에 얽힌 불안정한 흔적이 있는지 살펴 본연의 자연성을 가릴 수 있는 장애요소를 덜어내야 한다. 건강한 마음은 자연의 도와 일치하는 마음이다. 마음속에 탐욕이나 분별하는 왜곡된 주관의식 등이 얼룩으로 끼어있다면 제대로 마음을 볼 수가 없다. 그러므로 건강한 마음은 마음속에 아무것도 없는 무심, 허심의 맑은 경지의 상태이다. 분별하는 자의식 없는 마음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낄 수 있는 虛心᛫ 無心이다. 虛心᛫ 無心상태에서 마음의 고요와 맑음을 지켜나갈 수 있다.
致虛極, 守靜篤, 萬物竝作, 吾以觀復. 夫物芸芸, 各復歸其根.
치허극, 수정독, 만물병작, 오이관복. 부물운운, 각복귀기근.
歸根曰靜, 是謂復命. 復命曰常, 知常曰明. 不知常, 妄作凶.
귀근왈정, 시위복명. 복명왈상, 지상왈명. 불지상, 망작흉.
知常容, 容乃公. 公乃王, 王乃天. 天乃道, 道乃久. 沒身不殆.
지상용, 용내공. 공내왕, 왕내천. 천내도, 도내구. 몰신불태.(노자 16장)
노자는 본연의 고요하고 맑은 자연성으로 외적사물의 이치를 살필 수 있다고 했다.
不出戶, 知天下, 不窺爽, 見天道. 其出彌遠, 其知彌少.
불출호, 지천하, 불규유, 견천도. 기출미원, 기지미소.
是以聖人, 不行而知. 不見而名, 不爲而成.
시이성인, 불행이지. 불견이명, 불위이성.(노자 47장)
노자가 “지혜의 빛을 적용하여 내재된 밝은 본성을 돌이키면 자신에게 재앙이 따르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의 마음이 비워있으면 세상과 본연의 자연성을 지혜의 빛으로 살필 수 있다. 노자는 건강한 마음을 길들이기 위해서는 직관을 통해 자연성을 성찰하는 것을 중시했다. 자연성을 성찰하는 것은 마음속에 있는 세속의 욕망을 정화시키는 수양상태에서 가능하다.
천하유시, 이위천하모,
旣得其母, 復知其子, 旣知其子, 復守其母, 沒身不殆,
기득기모, 복지기자, 기지기자, 복수기모, 몰신불태,
塞其兌, 閉其門, 終身不勤, 開其兌, 濟其事, 終身不救,
새기태, 폐기문, 종신불근, 개기태, 제기사, 종신불구,
見小曰明, 守柔曰强, 用其光, 復歸其明, 無遺身殃, 是爲習常.
견소왈명, 수유왈강, 용기광, 복귀기명, 무유신앙, 시위습상.(노자 52장)
사람들은 대부분 늘 자기중심적으로 모든 것을 보고, 판단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은 주객을 나누고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에 편중해서 행동하기 마련이다. 노자에 의하면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잘 닦아 자연의 이치에 따라 행동하면, 건강한 마음을 갖게 되고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때 사람들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으며, 자신을 보듯이 볼 수 있다.
善建者不拔, 善抱者不脫, 子孫以祭祀不輟,
선건자불발, 선포자불탈, 자손이제사불철,
修之於身, 其德乃眞, 修之於家, 其德乃餘, 修之於鄕, 其德乃長,
수지어신, 기덕내진, 수지어가, 기덕내여, 수지어향, 기덕내장,
修之於國, 其德乃豊, 修之於天下, 其德乃普,
수지어국, 기덕내풍, 수지어천하, 기덕내보,
故以身觀身, 以家觀家, 以鄕觀鄕, 以國觀國, 以天下觀天下,
고이신관신, 이가관가, 이향관향, 이국관국, 이천하관천하,
吾何以知天下然哉, 以此.
오하이지천하연재, 이차.(노자 54장)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모든 것을 자신을 보듯이 볼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이해하며 수용하고 포용하며 함께할 수 있다.그러므로 노자는 마음이 건강한 사람(성인)은 자신의 반듯하고 청렴하고 정직한 성품을 사람들과 구별하여 돋보이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좋은 인품(빛)으로 주위사람들에게 은근하게 혜택을 준다.
其政悶悶, 其民淳淳, 其政察察, 其民缺缺,
기정민민, 기민순순, 기정찰찰, 기민결결,
禍兮福之所倚, 福兮禍之所伏, 孰知其極,
화혜복지소의, 복혜화지소복, 숙지기극,
其無正, 正復爲奇, 善復爲妖, 人之迷, 其日固久,
기무정, 정복위기, 선복위요, 인지미, 기일고구,
是以聖人方而不割, 廉而不귀, 直而不肆, 光而不燿.
시이성인방이불할, 염이불귀, 직이불사, 광이불요.(노자 58장)
코리일보/CORE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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