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날에서 다섯째날로… 아! 산토리니!!!
하늘 길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해 좌석을 구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배를 타고 가면서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맑고 신선한 에게해의 푸른 바다, 마치 옥빛 에메랄드 커튼을 헤치며 에게해의 전설과 오디세이(아더시)의 잃어버린 세월의 빗장을 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일설에서는 아틀라스섬? 으로 추측되는 산토리니가 포세이돈의 거처였을 것이라는 말이 있다. 포세이돈의 아들, Polyphemos를 눈을 멀게하고 그를 조롱한 이유로 오디세이를 10년을 바다에서 헤매게 했던 포세이돈, 신의 위력을 당당히 보여주었다. 잠시 위키피디를 이용해서 포세이돈의 사랑과 신으로서의 절대적인 파워를 따라가 보았다. 그리스의 신화에서 나오는 Amphitrite (As a personification of the saltwater itself) 과 Poseidon 의 연합은 바다에서 만큼은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그야말로 바다의 신과 바다의 여신으로 모든 물고기와 물개의 신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것은 포세이돈이 앰피트리테와 결혼 하기전에 강간하려하자 멀리 아틀라스로 숨어 버렸다. 그런데 돌핀의 신인 Delphin 이 찾아내 다시 데려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신화를 반영이라도 하듯 루르브 박물관에 있는 모자이크에는 엠피트리테의 한 손은 포세이돈을 꼬집으려는 포즈를 취하고 눈썹 역시 꽃게의 집게 다리처럼 묘사 되어 있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바닷바람을 맞으며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남편이 다가왔다.
어느 섬엔 나무 하나 보이지 않은 삭막해 보이는 돌섬, 무심한 파도가 섬을 돌아 나가며 쓸쓸한 미소 남기는 곳, 어느 섬엔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하얀 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집들과 하얀 돔(특히 이오스 섬)으로 구분된 성스러운 그리스 정교 건물들이 섬을 찾는 이들을 향해 가슴을 펴는 곳, 5시간의 항해는 결코 길고 따분한 여행이 아닌 가슴이 툭 터지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길게 물길을 가르며 섬을 지나쳐 섬에 이르는 길은 흥분과 기대 이상이었다.
배 안에는 2층 객실과 3층 객실에 딸린 스낵 바가 있어서 간단히 아침을 때우는데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양의 음식을 필요한 만큼만 구입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가격도 저렴해서 보통 1인분 15 유로 달러 정도 드니 음료수나 커피 포함해서 적당한 가격이었다.
객실은 2층과 3층은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었으며 2층에 있는 친구가 3층에 있는 친구에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올라와 한 바탕 수다를 떨고 가도 괜찮은 구조, 마치 동그란 온돌방에 의자가 있고, 밖이 훤히 내다 보이는 큰 유리창과 2.3층 덱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이 양쪽에 있어서 누구나 쉽게 드나들며 사진기를 가져다대어도 어디든 평생동안 잊지못할 추억이 담긴 멋진 풍경화가 나올 수 있었다.
산토리니를 향해 가면서 두 개의 섬을 더 만나서 손님을 싣고 가는 페리호는 첫번째 스탑으로 Kythnos 를 만날 수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돌섬처럼 보인 삭막한 섬으로 보였으나 이 섬의 역사를 보면서 기원전 3천년전으로 보이는 사람의 유골과 유품으로 보이는 수렵시대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위키피디는 전하고 있었다. 이 섬은 금, 은, 청동, 구리를 비롯한 광물이 풍부하여 해적들의 출몰이 잦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광물은 그 당시 헤라를 비롯한 아프로다잇을 위해 선물로 메인 랜드에 공물로 바쳐지지 않았나 하는 추측까지 하게 한다. 이 섬은 주택들이 거의 모두 항구와 가까운 섬의 하단 부분에 집중적으로 위치해 있었다. 또 다른 섬 IOS 는 산 중턱에 주택들이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그리스 정교의 교회 건물은 산 중턱에 위치해 있었고, 푸른 지붕과 하얀 건물에서도 유독 십자가가 여행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었다.
거의 오후 1시가 다 되어 산토리니항구에 도착한 배앞에는 여행사나 호텔에서 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우릴 기다리고 있던 셔틀 버스 담당자는 피켓을 들고 우리를 위해 호텔을 잡아준 티씨의 이름을 높이 들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왕복 2차선 도로를 조심조심해서 올라가고 있었고 우리들의 눈도 점점 항구에서 멀어지며 산 정상쯤에 이르자 우리를 싣고 온 배가 다시 사람들을 가득 싣고 있었다. 저 멀리로 푸르고 푸른 바다는 잠시 휴식을 취하는 듯, 햇빛 아래서 졸고 있었다.
산토리니섬은 크게 몇 개 지역으로 나눈다. 가장 중심지역이 Fira, Imerovigli, IA or OIA, Firostefani 로 나눈다. Fira 지역이 그 중에서 가장 중심지역으로 은행이 위치해 있고 상업적인 지역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물론 OIA 도 일몰을 보기 위한 여행자들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 카페, 레스토랑, 각종 기념품 가게, 특급 럭셔리 호텔들이 즐비하게 있다. Imerovigli 지역은 신혼여행객들이 제일 많이 오는 지역으로 푸른 바다를 머리에 이고 있는 듯한 푸른 지붕과 하얀 구름을 온몸에 두르고 있는 교회, 종탑등 교회사진과 바다를 배경으로 신혼부부가 포즈를 취하자 사진을 찍느라고 카메라맨들이 골목을 가득메운다. 특히 중국 사람들과 한국 신혼 부부들이 제일 많이 오는 것같았다.
산토리니에서 특별히 기억해야 할 것은 택시를 탈때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고, 물건을 살때도 현금을 내면 가격을 좀 디스카운트 받을 수 있으며, 만약 현금이 부족해서 현금 지급기를 이용해서 현금을 받을려면 차라리 Fira 에 있는 은행에 가서 환전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미국 은행은 하루에 뽑아 쓸 수 있는 금액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크레딧 카드가 아닌 책크 카드를 말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비용을 크레딧 카드를 이용해서 지불한다면 간편하기는 하지만 수수료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 다른 방법은 여행을 오기 전에 수수료가 저렴한 또는 수수료 공제가 되는 해외 여행용 크레딧 카드를 발급 받으면 이러한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오피스에 들러 호텔 비용을 선불로 지불하고, 우린 미리 예약된 5스타 호텔에 짐을 풀었다. 방 두개, 화장실 두개, 거실엔 큰 소파가 두 개 놓여진 그야말로 황홀할 지경의 꿈에도 상상해보지 못한 수 백년전의 와인 창고를 개조해 만든 호텔, 알타나는 지친 여행자들인 우리를 편하게 보듬어 주었다.
호텔 오피스의 조앤나씨가 나에게 스파를 받고싶거나 개인 가이드가 필요하거나 또는 개인수행원? 또는 운전수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을 하라고 해서 그러겠다고 답했다. 그녀는 아침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준비하니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 된다고 말하며, 필요하면 룸서비스도 가능하다고 덧 붙였다. 난 저녁은 잘 먹고 싶다고 말했더니 식당을 추천해 주며 여행객들이 많이 가는 곳과 지역 주민들이 가는 곳 중에서 어느 곳이 좋냐고 물었다. 난 티씨의 조언대로 그 지역에 가면 그 지역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지역 주민들이 애용하는 멋진 분위기의 경치가 좋은 곳이면 좋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에게 멋진 레스토랑을 소개해 주었다. 우린 간단히 샤워를 하고 산토리니에서 가장 높은 곳, 지붕으로 불리는 Imerovigli (Watchtower) 의 호텔 골목 계단을 걸어서 레스토랑으로 갔다. 레스토랑은 깍아진 절벽에 마치 동굴을 개조한 듯한 모습으로 눈 아래엔 섬과 바다가 그림 엽서처럼 그려진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저녁 해가 하루를 마치고 쉼을 얻기 위해 바다에 몸을 던질 때 우린 그 장엄한 광경을 보며 레드 와인과 화잇 와인을 마시며 저녁을 즐겼다. 해가 다 져도 호텔의 불빛으로 어둠속에서도 결코 어둡지 않은 산토리니는 또 하나의 멋진 야경으로 섬을 밝히고 있었다. 하늘의 별과 달이 호텔의 은은한 조명과 어울려 긴 그림자를 드리운 호텔로 들어오자 마자 우리는 동굴처럼 아늑한 침대에 누었다. 서로 코고는 소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꿀맛 처럼 달고 단 잠에 빠졌다.
코리일보/CORE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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