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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The Artists of Fixed Poetry

사진 김호천 선생님

시조를 짓는 이들을 위하여

김호천 (광주 금호 고등학교 국어교사 은퇴)

요즘 시조를 짓는 이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문학사 입장에서 보면 국문학의 한 장르인 시조를 현대에 부흥시키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을 것 같아 기쁘기도 하면서 한편 간단한 형식이니 마음에 부담 없이 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조를 선택했을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오늘날 시조가 왕성하게 발전하지 못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옛날과 다르게 생각이 많고 사물에 접해서 얻는 느낌이 많습니다.. 생각과 느낌이 1리터 라면 시조 형식은 장 종지니 다 담을 수가 없는 것이지요. 또 시조 형식이 단순하다 해서 글쓰기가 쉬운 것이 아닙니다. 짧은 형식으로 표현하고자 하니 압축과 상징성이 높게 표현 되어야 하니 쉽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시조를 짓는 이들이 아직도 시조의 운율이 잣수가 45자 내외라는 3장 6 구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 34 34/ 34 34/35 43에 얽매어 대부분 띄어쓰기를 안 하고 있고, 글자수가 맞지 않으면 매개 모음을 넣어서 어법에서 벗어나게 쓰고 있습니다..
‘오색빛 물든단풍 마음에 담아두고’
‘바람을 붙잡으네‘
‘홀로서기, 시린맘, 넋을잃어, 길쌈매고, 밤새워, 절인오이,‘
이런 식입니다..
왜34/34/3543 이 글잣수에 맞추어 써야 하는가? 지금까지 알려진 이 잣수는 누가 처음 창안해서 이 형식에 맞추어 써야한다고 했는가? 없다, 시조의 형식에 대해서 조윤제 문학 박사, 국문학자 안확 씨 등이 시조의 형식에 대해서 논한 글을 발표했는데 34/34/35/43은 조윤제 문학 박사가 정리해놓은 것이다. 왜 정리했다고 말하는가 하면 이 형식은 지금까지 전해지는 모든 시조를 통계를 내어 보니 이 같은 잣수가 생겨 난 것입니다.. 조윤제박사가 이 형식을 만들거나 이 형식에 맞추어 써야 한다고도 안 했습니다..
34/34가 생긴 것은 우리 국어의 문장 구조에서 비롯 된 것입니다..우리 국어 문장은 주어+ 서술어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주어는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이 되고 서술어는 용언(동사, 형용사)이 됩니다.
.. 우리 국어에서 명사, 대명사, 수사에 해당하는 단어가 한 음절로 된 것 두 음절로 된 것 세 음절로 된 것 등이 있는데 주어가 되는 단어 중 두 음절로 된 것이 가장 많다고 하지요. 그 두 음절에 조사가 붙어서 3이 되고 용언은 어미 변화를 하기 때문에 한 음절 더 늘어나서 4가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종장은 대체로 시조의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에 주제를 함축하고 있는 한자 성어를 쓰고 거기에 조사가 붙어 5가 된 것이지요. ‘ 안빈 낙도가 예 아니냐‘ 한자 성어의 영향으로 한글로 쓸 때도 5 자에 맞추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일상 생활이나 글을 쓸 때, 말하거나 글을 쓰다 보면 저절로 34의 형태가 만들어지는 것이지요그러니 34의
잣수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시조의 운율은 잣수율이 아니라 음보율입니다. 음악을 비유로 말하면 악보에서 한 소절은 네 마디로 되어 있습니다. 온음표 하나로 4 박의 소리를 내나, 4 분음표 4 개로 소리를 내나, 8분음표 8 개로 소리를 내나 한 소절의 길이는 같지요. 이 것을 등장성이라 합니다.
한 음절로 4 박을 소리 내나 두 음절 세음절 네 음절로 소리 내나 길이가 같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붙잡으네’ 4자로 맞추지 않고 ‘붙잡네’로 써야 하는 겁입니다. 그래야 어법에도 맞고요.
정리하자면 1. 시조의 운율은 음보율이다. 2. 시조도 반드시 어법에 맞게 써야 한다. 3. 34/34/35/43은 누가 창안하지도 않았고 이 잣수에 반드시 맞추어 써야 한다고 주장하지도 않았다.

코리일보/CORE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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