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변/한웅구
깊고 푸른 숲을
다 채워버린 굳센 기백도
찬바람에 데굴데굴 흔들리고
지는 태양 빛에
그을린 눈시울 묻어줄 언덕조차도
세월의 풍화에
어디론가 사라져 가는 때
나 이제 침묵하오니
아무리 꼬집고 고문을 한다 해도
닫혀버린 입술을
당분간 열 순 없을 겁니다.
낙엽이 지는 때를 기다려
다가올 흐르는 계절 끝에
내 침묵을 깨워줄
새로운 그대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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