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lish the National Assembly Advancement Legislation (국회선진화법 폐기해야한다!) <일본 지바 대학, 이선훈 박사 >

이선훈 이학박사

국회선진화 법안은 폐기되어야만 합니다.

<Japan, Prof. Lee Sunhoon>

2017년 3월 10일 11시 25분경 헌법재판소 이정미 헌재소장직무대행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하며, 지난해 2016년 10월 19일 JTBC에 의한 태블릿PC의 공개를 불씨로 본격화된 국민의 탄핵요구는 4개월 22일만에 결실을 맺었습니다.

탄핵과정에서 탄핵을 주장하며 촛불을 든 시민의 질서정연한 모습은 과거에 경험했던 군사쿠테타를 비롯한 특정집단에 의한 불법적인 정권찬탈과 정략적인 이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촛불시민의 이런 결연한 의지는 탄핵을 저지하려는 친정권세력에 의한 ‘민주노총, 심지어는 북한의 사주 등의 불순세력에 의한 선동의 결과’라는 음모가 난무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70%를 상회하는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는 물론이고, 국제적인 화제가 되기도 하였으며,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탄핵이 인용되어 정국은 온통 2개월 후에 있을 차기대선에 집중되고 있으며, 탄핵과정에서 국민이 요구해온 수많은 개혁내용들이 대선후보들의 공약에서 거론되고는 있으나, 이러한 개혁공약들이 모두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일부 대선후보는 개혁공약의 입법을 통해서 합법적으로 추진해가기 위한 방법으로 정치권의 대연정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주장은 2012년 5월에 제정된 ‘국회선진화 법안’에 의한 국회의 기능마비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명확한 개혁공약도 없는 대선후보가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정치권의 대연정에 의한 국회선진화 법안에 의한 입법장애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을 정도로 국회선진화 법안이 국회의 본래의 기능인 입법과 행정부의 감시를 방해할 수도 있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회선진화 법안은 국회의장의 고유권한인 직권상정의 조건을 극단적으로 강화하여 사실상 무력화한 법안으로서, 국회의장이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여야합의가 불가능한 법안에 대해서 직권상정할 수 있는 방법은 국가비상사태의 상황에서만 가능한 것으로서, 1년전인 2016년 3월에 야당의원들의 9일간의 필리버스터를 무릎쓰고 통과된 테러방지법이 바로 국회의장의 국가비상사태를 적용한 직권상정이 행해진 유일한 사례에 해당합니다.

탄핵정국에서도 국회선진화 법안은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며, 짧은 시간이지만 국민의 관심의 중심에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특검연장을 거부할 것이 예상되던 시점에서, 특검연장을 갈구하던 국민의 요구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발의된 ‘특검연장법안’이 자유한국당의 반대에 부딪혀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여부가 주목의 대상이었으나, 국회의장은 끝내 국가비상사태를 전제로한 직권상정을 거부하여, 의석수가 2/3을 초과하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의 4당합의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입법이 저지되어 버렸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는 법사위원회의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진태와 법사위원장인 바른정당의 권성동도 법안의 저지에 커다란 공헌을 하였다는 점도 이미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또한, 정세균 국회의장이 국가비상사태를 전제하여 직권상정을 하지 못한 것에는 상당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추론됩니다. 대통령의 탄핵이 국회에서 의결되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탄핵심의 과정에 있는 혐의사실을 수사하고 입증하기 위한 특검의 활동을 지속시키기 위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은, 테러방지법의 입법 시에 정의화 전 국회의장에 의해서 행해진 국가비상사태를 전제한 직권상정의 경우와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훨씬 합리적인 상황인 것으로 인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개의 상황을 고려해보면, 테러방지법의 경우에 새누리당의 압력에 의해서 행해진 국가비상사태를 전제로 한 직권상정은 본래의 국회선진화 법안의 입법취지를 무시한 다수당의 횡포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혹독한 평가를 내려야만 할 것입니다. 여기에 부가해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직권상정에 의해서 특검연장법안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국가비상사태가 해소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직권상정을 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혀, 당시 직권상정을 당연시하고 있던 저로서도 납득할 수 밖에 없었으며, 이러한 정세균 국회의장의 발언 속에는 특검연장법안의 직권상정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전제할 경우에, 한국의 역사에서 가장 불행한 부분으로 간주되는 군사쿠테타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상황도 고려한 정세균 국회의장의 국가의 장래를 염려한 극한의 고심의 결과였다고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국회선진화 법안이 박근혜 전대통령의 주도로 기획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국회선진화 법안의 표면상의 입법취지는 이명박정권에서 과반의 여당이 직권상정을 남발하여 이에 반발하는 야당간의 폭력적인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과반수의결을 포기하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의 범위를 극단적으로 제한하여, 여야합의에 의해서만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강제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이 때문에 국회선진화 법안이라는 별칭으로 한 것입니다. 국회선진화 법안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표면적인 이유 보다는 입법과정을 포함한 정치적인 행위들을 자세히 살펴보아야만 할 것입니다.

국회선진화 법안이 의결된 것은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한 2012년 5월 이지만, 19대 총선이전에 기획된 것으로 당시에는, 이명박정권의 부정부패와 실정으로 2012년 4월의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국회의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우려되고 있었으며, 2012년 12월의 대선에서도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여소야대의 정국에서 임기말의 이명박정권을 무력화하여 야권중심의 국회가 정국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면, 대선정국이 불리하게 전개될 것이 예상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하여 박근혜 대표의 새누리당이 19대 총선에서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하더라도,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켜 야권의 정국장악기회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의도에 입각해서 이 법안이 기획되었다는 것은 언론에 공개되는 순간부터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예측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2년 4월의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과반수의석을 확보하여, 국회선진화 법안의 필요성이 사라졌으나, 새누리당은 당시 정의화의원을 중심으로 한 당내의 격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여야합의로 국회선진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격렬하게 반대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주장은 집권여당으로서 소수의 야당에 의한 반대로 국회의 입법기능이 마비되어 식물국회가 될 것이라는 것이었으며, 이러한 상황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예상대로 이명박정권은 물론이고, 2013년 박근혜 정권에서도 박근혜가 입법을 원하던 각종의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였고, 법안의 내용이 부실하거나 악법적인 요소를 상당부분 포함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기능마비의 책임을 야당에게 전가하며, 심지어는 국회의원을 세비만 축내는 집단이라고 여론몰이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예측가능한 합리적인 반대를 무릅쓰고 박근혜 대표가 국회선진화 법안을 여야합의로 통과시킬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국회선진화 법안의 기획 시에 이미 회자되던 새누리당이 소수당이 될 경우를 가정한 음모에서 출발했다는 추정이 거의 사실화 되고 있던 상황에서, 과반수를 확보한 후에 법안의 발의를 취소하는 비열한 행동을 저질렀다는 것에 대한, 박근혜대표와 새누리당에 향한 혹독한 비난이 7개월 후의 대선에까지 지속될 수 있는 악영향을 해소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서도 주목해볼 점은, 박근혜 대표는 대통령이 된 후에 공약이 입법화 될 수 없는 정치적인 상황은 완전히 무시한 체로, 대통령이 되는 것만을 위해서 총력을 기울인 매우 위험한 권력욕을 발휘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후보에 의해서 발표된 수많은 대선공약들은 선거의 승리를 위한 것에 불과한 것이며, 공약의 실현에 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누리당에서 당명을 바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탄핵에 의해서 여당의 지위를 잃은 것은 물론이고, 이미 2016년 4월의 20대 총선에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여 제2당, 또는 이후의 정국변화에 따라서는 분열과 합병을 통해서 의석수의 변화는 발생할 수 있지만,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고 소수정당으로 남겨질 것은 틀림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에, 9년간의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의 부정비리, 적폐, 실정을 개혁하고자 하는 공약으로 당선된 대통령과 여당이 개혁안을 입법하고자 하는 순간, 국회선진화 법안이 커다란 장애로 등장할 것입니다.

국회선진화 법안에 의해서 개혁법안의 입법저지 또는 국민을 기만하는 이름뿐인 개혁법안의 입법을 강요 받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은 필연적인 것입니다. 자유한국당은 9년간에 쌓아온 실정, 적폐, 부정비리에 대한 책임추궁에 해당하는 개혁입법에 동의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심지어는 새누리당을 탈당한 바른정당도 개혁입법을 적극 수용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전개될 경우에, 대연정과 같은 방법으로 이름뿐인 개혁법안의 입법은 국민이 법안의 진정성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 두고자 합니다. 대연정이란 사실상의 일본의 자민당을 말하는 것으로 의원들과 정치세력간의 밀실합의가 당연시되어, 국회의 의사결정이 국민의 요구와 관심을 무시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입니다. 한편, 개혁입법이 내용의 변화 없이 저지되는 경우에는 오히려 반대의 이유를 공개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정치세력에 대해서는 혹독한 비판을 가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촛불시민은 물론이고 탄핵을 지지했던 모든 국민들은, 9년간의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의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실정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는 대통령을 2개월후의 차기대선에서 선출하여, 탄핵의 과정과 같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입법절차를 거쳐서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민주국가로서의 체제를 정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며, 국민의 요구와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 진심으로 고민하는 상황이 되기를 갈망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대선에서 국민에 의해서 선택된 대통령의 개혁법안이 합법적이고 공개적으로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선진화 법안을 폐기하여, 예상되는 기능마비로부터 국회를 구해내어 국회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회선진화 법안의 존속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로 국회기능이 마비되거나 대연정으로 이름뿐인 개혁법안이 성립되어 국정혼란이 야기된다면, 국회선진화 법안의 최초 고안자인 박근혜의 부활기회마저도 우려됩니다.

이선훈
일본 지바대학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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