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청곡 김호천
정담을 주고받을 친구도
낯익은 사람도 없는
공원 벤치에
노인은 무엇을 생각하는지
하늘을 보다가 구름을 보다가
나무에 눈길을 주다
돌부처처럼 앉아 있다가
무릎을 세워 공원을 돈다.
한 바퀴 더 돈다. 또 돈다
숨이 차고 갈수록 횟수가 깎인다.
노을 뜨고 산 그늘 다가오면
집으로 돌아간다.
길가에 핀 붉은 접시꽃에 다가가
꽃씨를 받는다.
2020. 7.10
코리일보/CORE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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