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立春과 햇살 ]
善廳 李敦權
입춘이 지났으니
햇살에 토실토실 살이 붙겠네
햇살 꼬리가 한 뼘 씩 길어지겠네
햇살 체온이 1도씩 올라 가겠네
입춘이 지났으니
저 햇살들 신이 나겠네
이 꽃봉오리 저 꽃봉오리 다 건드려
꽃망울 봉긋봉긋 터뜨리겠네
이 나무 저 나무 옆구리 다 간지럽혀
뽀얀 이파리 푸릇푸릇 돋게 하겠네
입춘이 지났으니
저 햇살들 바람 나겠네
이 처자 저 처자
가슴 가슴마다 붉은 바람 들게 하겠네
봄바람 꽃바람 불어 치어
벌렁벌렁 잠 못 들게 하겠네
입춘이 지났으니
이제 온 세상, 햇살 천지 겠네
이 들판 에도 햇살 흐드러지겠고
저 산골짝 에도 햇살 아롱이겠네
겨우내 추웠던 그대 마음에도
햇살로 마냥 눈부시겠네
(2019.2.4 ~ 입춘에)
**입춘은 봄이 오는 길을 알려주는 알림이 같은 존재입니다. 길고 긴 겨울에 지친 우리 육신, 또는 편안히 동면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동물들에게 다시 잠에서 깨어 세상 밖으로 나가자고 말하는 것과 같아요. 이 시를 읽으며 우선 춥고 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사람으로 다시 희망에 들뜨게 합니다. 인생의 봄도 마찬가지겠지요. 여러분, 입춘을 지나 지금 따뜻한가요? 봄이 온 가슴을 들썩이게 하나요? 아지랑이 춤 사위, 즐기고 계신가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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