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오시는 날
김병규
먼 산 아지랑이처럼
당신 오시는 길을 봅니다
들풀 열리는 날은
꽃처럼 많이 생각합니다
봄까치꽃 모습으로
밭두렁을 더듬어 가시던 어머니
다 낡은 허기를
이른 개미취부터 눌러 앉히셨지요
맛도 좋고
잔기침을 멎게 한다며
눈빛 순한 목련처럼
우물물로 봄을 견디시던 당신
사랑의 말을 터득한 입술은
수선화 같은 여린 투로
수없이 외우고
아이처럼 또박또박 읽으며
갈라진 당신 손끝을 기억합니다
개미취 버무리는 아침
밭두렁 잔기침
한 움큼
더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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