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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시를 마시며~~융프라우 요흐 가는 길 /강병원

 

Jungfrau

(Jungfrau, photo from Google Images)

융프라우 요흐 가는 길

희뿌연 안개 산허리 감싸고
세수하러 나온 산그림자 풍덩 빠진
호수가 데려다 준 인터라겐 역

만년설 녹아내린 얼음물 흘러
톱니바퀴 기차 달리는 언덕배기 길
아이거 전망대, 석류알처럼 터지는 탄성

눈과 안개와 하늘이 만나는 곳
신의 걸작품 유럽의 지붕
처녀 봉우리 융프라우 요흐여!

강병원 시인의 “들깨를 털며” 라는 시집에 수록된 이 시는 스위스의 알프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유럽의 정상, 융프라우요흐를 여행하며 쓴 시다. 이 시를 읽으면 누구든 가슴 설레이는 알프스의 신비를 만날 수 있다. 첫 연에서 융프라우가 위치한 지역의 지형을 가늠할 수 있는 정경이 펼쳐진다.  인터라켄 호수를 지나, 동화처럼 펼쳐지는 꿈의 나라, 알프스… 그 신비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 또는 그 일부가 되고자 전 세계로부터 온 동화를 가슴에 담은 사람을 싣고 열차는 달린다.
이 시를 따라 산악 열차를 타고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올라가는 융프라우요흐, 끝없이 펼쳐지는 대 자연의 웅장함, 인간이 범할 수 없는 인간과 신의 경계인 만년설의 대 자연의 신비…
세상 사를 모두 다 내려놓고 기차는 달려 드디어 도착되는 얼음 동굴과 전 유럽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에서 시인은 신에게 모든 크레딧을 준다.
가을, 우리는 가끔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 우리의 마음을 붙잡고, 두 다리를 묶어 다람쥐 쳇 바퀴 돌 듯 돌아가는 일상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음을 알고 주저앉곤한다.
마음으로라도 떠나보면 어떨까? 마음으로라도 그곳 융프라우요흐에 가장 가깝다는 럭셔리한 호텔에 3박 4일 예약을 하고, 호수에서 페리를 타보기도 하고, 도시 이곳 저곳을 거닐어 보면 어떨까?

코리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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