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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선셋 쿠르즈에서 디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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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움추렸던 어깨를 펴고, 기지개를 하는 봄을 맞이하자, 온 몸이 나른하고 입 맛을 잃었다. 무엇인가 정말 꼭 먹어야 하겠기에 이번 여행은 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 테마를 잡았다. 여행으로 지친 몸은 여전히 겨우 생존에 필요할 만큼만 음식을 받아 들이고 있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하와이에서 꼭 즐겨야 할 Sunset Dinner Cruise 예약을 했다. 열심히 일 한 자여! 누릴 수 있는 만큼 누려라! 라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예약을 했고, 호텔에 체킹을 하자마자 여행사로 부터 전화가 왔다. 모일 모시에 호텔 롸비에서 우리 부부를 데리러 오겠다고 말했다.

그 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우린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와이키키 해변을 어슬렁 어슬렁 거리며 아침의 눈부신 햇살을 온 몸으로 받고 백사장을 걸었다. 한 참동안 걷고 나니 배가 고프기 시작했고, 우린 식당으로 가서 음식을 사서 먹었다. 하와이엔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하와이 스타일에서 중식, 비엔남식, 한국식, 스테이크 하우스, 등등, 물론 이젠 어디를 가도 먹는 식당가엔 다양한 음식들이 즐비하다. 우리 부부는 하나의 철칙이 있다. 입맛이 없을 때, 어느 곳이던 여행을 가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 고민할 때는 항상 부담스럽지 않게 주문하는 음식, 그것은 샐러드다.

해물 샐러드도 있고, 치킨 가슴살 샐러드도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이다. 아뭏든 우린 샐러드를 먹고, 스테이크를 썰고, 아침을 배불리 먹고 샤핑을 하기 시작했다. 하와이는 샤핑 천국이다. 여기 저기 면세품 백화점이 동네에 즐비하고, 프라임 아울렛도 있다고 하나 아직 그곳엔 가보지 않았다. 딱히 사고 싶은 것도 없고 해서…
암튼 우린 거나한 저녁을 먹기 위해 샤핑을 하고 간단한 점심을 먹고 다시 호텔로 들어왔다. 호텔에 들어와 샤워를 하고 잠시 누워있었다. 잠이 스르륵 감기었으나 깊은 잠은 자지 않았다. 왜냐하면 오후 4시에 호텔 로비에서  쿠르즈팀을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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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로비로 내려가니 크루즈 회사의 직원을 비롯 대부분 신혼 부부 커플이나 우리보다 조금은 들어보이는 부부들이 옹기종기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크루즈 회사의 직원은 먼저 남편 이름을 확인한 후 가슴에 스티커를 붙여 주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붙여주며 1번 차를 타고 가며 다시 돌아올 때 반드시 1번 차를 타고 온다며 기억하라 했다.
여행 버스 차를 타고 와이키키를 거쳐 북으로 향했다. 40분쯤 달렸을까 선착장에서 크루즈가 기다리고 있었으며, 크루즈 하와이언 댄서 환영팀들이 춤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배에 올라타자, 우리 부부는 이미 자리가 창가에 예약이 되어서 그 자리에 앉았다. 특별한 기분이 들었다. 비 지정석은  주로 중국, 일본에서 온 단체 관광객이었다.

하와이식 애피타이저, 스테이크, 킹크랩, 마카다미아 넛 아이스크림으로 이어진 저녁은 해가 태평양에 누울때까지 계속 되었고, 난 킹크랩 냄새로 온 몸이 적실때까지 먹었다. 저녁을 먹은 후, 하와이언 댄서팀이 전통적인 하와이언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고, 우리도 따라서 불렀다. 내 옆자리에 앉아있던 결혼 2년째 되는 부부는 아내는 하와이언, 남편은 본토 출신으로 우리 부부와 어울려 같이 춤을 추고 놀았다. 처음 만나서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이 참 이상하리만치 편안했다.

태평양에서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지난 시간을 반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나머지의 인생은 더 알차게 살아야 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호텔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우린 모두 행복했다. 서로 서로 어깨를 기댄채 그저 아무말 없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다음 날, 우린 아침부터 해변으로 나갔다. 바다에서 아침을 맞고 싶었다. 그러나 하늘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고, 해는 구름사이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비가 간헐적으로 내렸고, 우린 비를 맞다가도 금방 바람에 말리워지는 가벼운 비에 하와이의 하늘이 서서히 열리고 있음을 보았다.

길을 걷는데 사람들이 멈추어 섰다. 우리도 멈추어 섰다. 무지개가 피어 올라 있었다. 쌍무지개가 동쪽 하늘을, 호텔 건물을 감고 피어 올랐다. 사진기를 가져다 대고 있는 사람들, 나 역시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맑고 선명한 무지개였다.

우리는 건물 여기저기, 골목 여기저기,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들을 바라보며 아이스 크림을 사서 먹었고, 선물 가게에서 선물을 샀다.

하와이는 정말 떠나기 싫은 섬이다. 정말 그곳에서 살고 싶은 섬이다. 보라색 용천수를 사 마시고, 마이타이 한 잔에 기분이 좋아지고, 머리에 히비스커스 꽃을 꽂고 수영복 차림에 벙벙한 드레스를 살짝 걸치고 다녀도되는, 슬리퍼 질질 끄집고 다녀도 되는, 시간이 서서히 움직이는 곳, 그늘에만 있으면 덥지 않은 곳, 뜨거운 태양볕에 누운 몸을 태우는 사람들이 하나도 낯설지 않은 곳, 스노클링에, 서핑보드에, 부기보드에 웃음소리 떠나가지 않은 곳, 바로 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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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섬을 아래로 내려다 보며 점점 더 멀어져가는 섬을 뒤로 한 채 한국행 비행기를 올라탔다. 눈이 스르륵 감기고 있었다. 그제서야…

To be continued…

 

코리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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