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날에는
어릴적 설날에는
기름진 음식과 든든한 세뱃돈에
이끌리는 설렘이 있었다
사회초년생 설날에는
귀향하는 버스의 흔들림과
장가 가라는 잔소리에도
친구들께 뽐내는 자랑이 있었다
중년의 설날에는
동행하는 아내와 자식들이 있음에도
낯설은 이방인처럼 숙명의 뒷바라지가 있었다
내가 지켜온 설날에는
자식이 지켜가는 설날에는
성묘를 함께하며 주고받는 문화가 있다
*** 깜짝 시를 공모했다. 설날에 흔히 느낄 수 있는 정서, 볼 수 있는 정경 등을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그 안에서 가족간의 끈끈한 정을 엿보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공모한 결과 권오견씨의 “설날에는” 이 당선되었다. “설날에는” 이란 제목의 시에서 권시인은 기성시인들보다 신선한 느낌, 그러면서도 아들로서, 남자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 느끼는 설날과 바램을 잘 표현한 시다. 대를 이어가는 모습, 관계성의 중요성, 그리고 한국인의 얼이 잘 연결되어 있는 시다. 그는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평범속에서 보이는 비범이 눈에 얼른 들어왔다. 앞으로 코리일보는 이런 깜짝 시 응모를 통해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살아가면서 한번쯤 느린 박자로, 또는 엇 박자로, 인생을 노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깜짝 시 응모에 참가해주신 많은 독자님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리며, 새해에는 여러분의 가정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게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코리일보
Coree ILBO copyright © 2013-2015, All rights reserved.
This material may not be published, broadcast, rewritten or redistributed in whole or part with out the express written permi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