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과 나
최일우
물은 생명의 원천이다.
본디 순수했던 맑은 물
각기 다른 틀에 담긴 물
세상과 뒤섞여 채색된 물
향기와 맛이 멋대로인 물
변화에 저항하면 썩어버리는 물
낮은 곳으로 움직이는 물
스스로 정화 되려는 물
하늘로 올라가고 싶어하는 물
물 더하기 물
물 빼기 물
물이다.
물이 살아있으면 낮은 곳으로 여행한다
물이 죽으면 변화해서 하늘로 여행한다.
나도 죽고나면 하늘로 여행한다.
세상 껍데기 뒤로하고 영혼은 본향으로 돌아간다.
나와 네 영혼이 하나되어 하늘을 채운다.
너와 내 소우주가 하나되어 자연을 이룬다.
너와 난 하나였다. 이제도 영원도…
물과 난 닮았다.
*** 멀리 호주에서 살고 계시는 최일우 시인의 시를 올렸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시다. 때론 가던 길을 멈추고 사물을 관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물과 나를 아주 잘 표현한 시다.
코리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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