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中年의 갑옷을 입고도
인생을 험담하는 것
街童走卒(가동주졸)의 치희지만
괜찮다
主된 삶이 從된 삶이 되고도
세상을 향해 내뱉는
철부지의 칭얼거림
괜찮다
하늘을 향해 쏘아붙이는 울분이
이제, 나를 힐난할 용기조차 없음이다
公憤(공분)이 될 수 없는 나의 불유쾌한 처지
운명에 대한 분노가
改修도 補修도 여의치 않는 생의 고갯마루에서
극약 처방이 되었을까
지난 긴 시간의 거리를 껴안고도
몸 안에 품을 수 없는 조각난 이데아
바람에 찢겨나간 창호지로 허름하다
숟가락에 붙어있지 못하고 흘려진 밥알로
本來와 用處를 잃어버린 흔들리는 곁가지 같다
도무지 손아귀에 쥐어지지 않는 인생의 줄거리
눈앞에서 시간을 좌우하며
때론 七縱七擒(칠종칠금) 했으면서도
내 모든 것이 포장으로 세월에 휩쓸려
品格 없이 事物이었어 現象이었어
治生이 區域에 불과 한 것
小作人에 불과했던 것
나도 내 論理에 註釋의 對象이었다
jhsuh(2009….)
*** 이 시는 서정현 시인의 “괜찮다” 란 제목의 시다.
중년을 넘어서면서 나와 내 자신을 깊이 돌아볼 시간의 여유를 갖는다.
이 시를 읽으면서 몸과 마음이 예전처럼 같지 않음으로 생기는 괴리감을 극복해 나가려는 시인의 작은 의도, 스스로를 위로하는 치유 방법, “괜찮다!” 가 왠지 누구에게든 관대해지는 마음으로 받아 들여지는 것은 비단 이 시를 쓴 시인만은 아닐듯 하다.
위로하고 위로 받는 삶, 쉬지 않고 고개를 향해 한 발 자욱 올려놓으며 허리를 잡고 걸어야만 했던 우리, 바로 중년이 아닌가…
코리 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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