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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은 물고기
강영환
바다속에 비가 내렸다
수면위에 온 몸을 던진 비는
푸른 자궁을 향해 쏟아졌다
누가 비를 멈추게 할 수 있을까
목마른 바다와 함께
숨이 끊어지기 전에 멈출 수 없는
심해어 심장으로 몰려가는 비
허리 출렁이는 원시가 몰려간다
밖에 있어도 머리카락은 젖지 않고
안에 있어도 땀에 젖는 옷
물고기 돌아 나온 수심이 너무 깊어
뜨거운 기둥을 적시는 비는
혈관 끝에 이르러서야 절정에 선다
뒤따르던 신음소리 바다를 열었을 때
물고기 눈에 든 어부를 떠메고
비가 계단을 내려섰다
*** 밤새 비가 내렸나 봅니다. 왠지 한쪽 어깨가 조금은 편안해 졌습니다. 빗속에 잠겨서 편해지는 것은 비단 식물만은 아닌 듯 합니다. 비를 생각하다 최근 제가 읽은 시를 올려 드립니다. 제 친구가 전해 준 시집입니다. 약간은 수줍은 듯, 열 살때의 소년으로 돌아갔던 그 친구가 나에게 건네준 이 책을 읽으며 고맙다는 말 대신, 아! 한글이 얼마나 깊은 지, 그 표현력이 또 얼마나 깊은 지, 마치 바다속 심연 같습니다. 친구야! 잘 읽고 있어! 네 마음… 이 말로 대신 할렵니다. 시인의 약력은 이곳에 명기하지 않지만, 이 시인은 경남 산청에서 태어난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인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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