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지금까지 나를 꽃 피우기 위해
거름이 된 * 나의 어머니, 아버지
이제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겠습니다
향기 그윽한 꽃을 피우겠습니다
날마다 나를 밀어 올리시는
어머니, 아버지
*SG 워너비 김진호의 <가족사진> 노래 중에서 인용. ( 시치료 모방시 기법)
*** 이 시는 “씨앗을 심는 아이들 (한영선 엮음)” 의 시집에 나온 시다. 이번 고봉 중 고등학교 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 시를 쓴 시인 명란젓 코난은 경기도 광명시 소재 고봉 중 고등학교 학생 또는 소년원 원생이다.
이 시를 읽으면서 어린 시절 한 두 번 실수로 소년원에 들어 간 후, 그곳에서 서경숙 심리학 박사가 운영하고 자원봉사하는 시인 선생님들이 함께 하는 시 치료 교실에서 정신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 마음 속 깊이 담겨진 그들의 고뇌, 또는 청소년기의 뜨거운 열정이 시라는 매체를 통해 밖으로 나온다. 이 시에서 시를 쓴 시인은 꽃이다. 부모님은 자식이 어떤 상황에 가도 끝까지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바라보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함께 가는 일생의 동반자인 동시에 자식을 위해 당신의 몸과 그 모든 것을 내어주는 거름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저 만큼 멀리 갔던 아이가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온다. 다시 돌아 올때는 그동안 자신을 위해 헌신하신 부모님을 기억하여 훌륭한 꽃, 아름다운 꽃을 피워야 겠다는 다짐을 가지고 돌아온다.
이 시는 어려운 시어를 선택하지 않았고 평범한 시어를 사용해서 마치 들길에 이곳저곳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민들레꽃 처럼 지천에 깔린 것 같으면서도 막상 찾을려고 두리번 거리면 찾기 힘든 그런 귀함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나 꽃이 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꽃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잡초도 있고, 돌맹이도, 바위도, 바람도, 비도, 눈도… 다 모양새도 다르고 쓰임 또한 다르다. 하지만 이 꽃은 시련을 딛고 일어난 만큼 더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가 보여서 참 좋다. 희망이 있어서 참 좋다. 절망을 딛고 일어나서 희망을 보고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너른 가슴을 가져서 좋다.
이 시를 쓴 명란젓 코난 시인이 잘 되서 훗날 훌륭한 꽃을 피울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코리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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