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up of Poem – 거울/ 김호천

거울

김호천

거울 앞에 서면

호기심 어린 내가 있습니다.

얼굴이 갸름한

내가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그는 고개를 왼쪽으로 돌립니다.

거부의 몸짓에 바위가 뒤틀립니다.

그가 오른쪽으로 돌리면,

나는 어느새 왼쪽을 보고 있습니다.

그가 눈을 흘기며 얼굴을 붉힙니다.

내가 고개를 숙이면,

그때야 그도 나를 따라 고개를 끄덕입니다.

부드러운 눈빛으로.

내가 머리를 들어 하늘을 우러르면,

그도 이젠 나를 다라 흉내를 냅니다.

거룩한 기도의 몸짓으로.

드디어 내가 의미 잇는 웃음을 던지자

그가 환한 꽃송이로 다가와

가슴에 불을 밝힙니다.

행복한 추석 되세요. 코리일보 독자 여러분의 가정과 삶에 한가위만 같은 축북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코리일보/CORE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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