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그래도 흐른다
청곡 김호천
금강의 지류인데,
노인은 비단 강이란다.
충북 옥천군 청성면 합금리.
안개 자욱한 이른 아침.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듯
강물은 흐르는 듯 만 듯
산을 휘돌아 흐르고,
모래톱 누어 널따란
강가에 앉아
꽃 어우러져 핀 사이로
전설 같은 뻐꾸기 울음 소릴 듣는다.
모두 떠나 인적이 드문 마을.
강물은 그래도 흐르고 있네.
내 고향이 거기 있네.
** 문득 고향이 그리워지는 때입니다. 고향에 관한 시를 보면 마치 사라진 고향이 다시 한 폭의 그림으로 거칠고 무디어진 내 기억의 강을 건너 옵니다.오늘은 고향을 더듬어 보렵니다. 비록 지워진 고향, 사라진 고향, 누구도 살지 않은 고향, 모두 한뼘의 땅을 콩크리트로 대신한 채 고향을 버렸습니다. 그래서 가끔 고향을 생각하면 겨울엔 썰매를 타고 여름이면 미꾸라지 잡고, 장어 잡던 냇가는 아주 옛날 이야기가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때로 서글퍼집니다. 그래도 이 시처럼,” 강은 그래도 흐른다”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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