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마시는 한 잔의 시~~ 화석정(율곡 이이)/ 한정현

14963000_992593624203788_1380791251_n

(필사와 해석:한정현 박사)

화석정


임정추이만하니,
소객의무궁이라.


원수연천벽이요,
상풍향일홍이라.


산토고윤월이요,
강함만리풍이라.


새옹하처거요,
성단모운중이라.


숲 속에 가을이 저물어가니,
시상이 끝이 없네.


강물은 하늘 끝까지 잇달아 푸르고,
단풍은 햇빛 따라 붉게 타네.


산 위에는 둥근 달이 솟아오르고,
강은 끝없이 바람결에 일렁이네.


기러기는 어디로 날아가는가.
소리가 저물어 가는 구름 속에 사라지네.


****  모처럼 한시를 접했다.  전쟁터에 나가서도 우리의 선조들은 달을 보며  떠나온 가족과 조국을 생각하며 시를 읋조리고 세상을 떠나 은둔의 삶을 살면서도 외롭고 고단한 삶을 시로 노래하였다.  마찬가지로  율곡 이이도 “화석정” 이란 시를 썼다고 한다.


한정현 박사는 서예를 따로 배운적은 없고 한시 공부를 독학하면서 기억을 돕기위해 붓으로 한자 한자 새기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연습과 모방은 새로움을 창조하는 근원이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연구만 하시던 박사님이 한시를 쓰고 사서삼경을 체득하면서 아마도 강태공처럼 달을 낚는 어부가 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가 필사를 하면서 뜻까지 달아 놓았다.  소위 번역을 한것이다.
그러니 번역시인이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다.


가을이 이젠 끝물이다.  나뭇 잎 끝에 조금 남아있는 한 때는 헐떡거리며 숨을 쉬었을 그것들이 이제는 아슬아슬하게 떨면서도 한 줌 바람을 움켜쥐고 있다.  차라리 바람을 움켜쥐며 바람과 맞서서 나아가는 독립군같은 모습도 보인다.  난관을 피해가는 것이 아닌 난관과 부딪혀서 직접 대면하면 그 난관은 어느새 더는 난관이 아닐때가 있다.  바로 그것이 아닌가 싶다.  특히 지금처럼 공사다망한 한국의 정세에는 말이다.


지는 가을,  가는 가을,  그것을 바라보며 가을속으로 깊이 들어가며 인생을 다시한번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싶다.  누구나에게 예외는 없는 가을이기에…



코리일보

Coree ILBO copyright © 2013-2016, All rights reserved.
This material may not be published, broadcast, rewritten or redistributed in whole or part with out the express written permission.

주말에 마시는 한 잔의 시~~ 간(肝)/ 윤동주

 

 

프로메테우스,  온 몸이 결박 당한 채 독수리가 그의 간을 쪼아먹고 있다.(사진,  구글에서 모셔옴)

프로메테우스, 온 몸이 결박 당한 채 독수리가 그의 간을 쪼아먹고 있다.(사진, 구글에서 모셔옴)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들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던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하는 프로메테우스

 

 

*** 윤동주 (1917년 12월 30일 생  –  1945년 2월 16일 사망)시인의 시다.  우리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라는 그의 시집에 익숙해 있다.

북간도에서 태어나서 연희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도시샤 대학에서 문과를 공부하다 일본 경찰에 의해 사상범으로 계속적인 감시를 당하다가,  결국   27살 젊은 나이로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이름모를 주사를 계속 맞아 죽음에 이른 윤동주 시인,  그의 죄목은 1943년 일본 도시샤 대학 재학중 “항일운동 혐의”로 체포되어 옥중에서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사망(1945년 2월 16일)한다.  시 100여편을 남기고 그는 갔다.  그는 바람처럼 별처럼 하늘을 스치고 갔다.  그 바람은 지금도 조국 하늘에,  그의 민족혼으로 불고 있다.

 

코리일보

Coree ILBO copyright © 2013-2016, All rights reserved.
This material may not be published, broadcast, rewritten or redistributed in whole or part with out the express written permission.

Drinking A Cup of Poem On Weekend~~ History Will Have To Be Sought/Wing-Chi Chan

 

History Will Have To Be Sought

(I fee shock by a Syrian Boy’s Photo at the Ambulance/ A 6-year-old American Alex’s Writing to President Obama for Offering to Share his bike and toys/Suddenly the Neighbor squirrel killed by a cold-blooded driver)

WHO won’t cry for his offer sharing Syrian kid for bike/toy
who still believe this world can have one almighty God
always feel life of squirrel like our children, so sad
gun tycoons let many kids never have a bunny
kids, body in blood, breathe but can’t fear
he makes his final move on a roadside
everyday happens over there, Syria
a speedy modulation of montage
crossing the street is a squirrel
why cannot give him a break
what a nice walk moderato
how rude for driving presto
not a moment on thou brake
car speeding up has no sorrow
when human past de timing arch
where bombs sounding for hysteria
may all clean spirit off thou body to fly
under rubbles, the wounded have no tear
Dick Cheney/animals been making war money
the way killing other people’ children, always mad
justice and heart-broken history will have to be sought
Historians review letter to President Obama by 6-year boy
what a nice walk moderato
how rude for driving presto
not a moment on thou brake
why cannot give him a break
car speeding up has no sorrow
crossing the street is a squirrel
when human past de timing arch
a speedy modulation of montage
where bombs sounding for hysteria
everyday happens over there, Syria
he makes his final move on a roadside
may all clean spirit off thou body to fly
under rubbles, the wounded have no tear
kids, body in blood, breathe but can’t fear
Dick Cheney/animals been making war money
gun tycoons let many kids never have a bunny
always feel life of squirrel like our children, so sad
the way killing other people’ children, always mad
justice and heart-broken history will have to be sought
who still believe this world can have one almighty God
Historians review letter to President Obama by 6-year boy
WHO won’t cry for his offer sharing Syrian kid for bike/toy [Chan Wing-chi 陳詠智]

 

**  이 시는 최근 New York 에 살고 있는 알렉스 라는 소년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의 동영상을 보고 시인 윙치 챈씨가 시를 썼다. 이 시의 형식은 17세기의 영국 시인 George Herbert 의 Shape Poem 이라 불린다. 윙치 챈씨는 워싱턴 청소년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동했으며, 국회 도서관이 뽑은 시인으로 유명하다. 그는 “Mass For Nanking’s 1937″이라는 시집을 발간해서 주목을 끌었다.

 

코리일보

Coree ILBO copyright © 2013-2016, All rights reserved.
This material may not be published, broadcast, rewritten or redistributed in whole or part with out the express written permission.

주말에 마시는 한 잔의 시~~ 가슴 아픈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김재진

8453705876_09aef97574_b

가슴 아픈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김재진

 

별에서 소리가 난다.
산 냄새 나는 숲 속에서 또는
마음 젖는 물가에서 까만 밤을 맞이할 때
하늘에 별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위로가 된다.
자작나무의 하얀 키가 하늘 향해 자라는 밤
가슴 아픈 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겨울은 더 깊어 호수가 얼고
한숨짓는 소리,
가만히 누군가 달래는 소리,
쩌엉쩡 호수가 갈라지는 소리,
바람소리,
견디기 힘든 마음 세워 밤 하늘 보면
쨍그랑 소리 내며 세월이 간다.

 

*** “별에서 소리”가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마음이 맑아야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별에서 소리가 나는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은 세상의 소리를 내려 놓은 자만이 들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 마음이 젖는 물가”, “자작나무의  하얀 키가 하늘 향해 자라는 밤”, “깊은 호수” 가 얼고,”한숨 짓는 소리”, ” 가만히 누군가 달래는 소리” 를 들으면서 어쩌면 그리스의 신화에서 나오는 드미터와 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퍼시포네,  퍼시포네가 사실은 삼촌인 지하의 신인 하데스에 납치되어 지하에서 그의 여인이 되어 사는 삶이 떠 올랐다. 그녀의 고독과 한숨이 이 시에서 보였다. 어머니인 드미터는 딸을 찾기 위해 자신의 맡은 바 임무인 농장의 신으로서의 책무를 벗어 던지고 딸을 찾아 헤메다 결국 제우스에게 찾아가서 딸의 행방을 알게된다. 그때의 힘든 심정, 아픈 마음을 이 시에서 본다. “견디기 힘든 마음 세워 밤 하늘 보면 … 세월이 간다.” 로 귀결되는 이 시는 결국 제우스는 지하에서 딸인 퍼시포네를 데려오기로 한다. 그런데 하데스가 퍼시포네에게 준 석류알로 인해 일년중 4개월은 지하에서 하데스와 같이 살게된다.  8개월은 지상으로 올라와 그녀의 엄마인 드미터와 살게 된다. 어머니인 드미터가 딸이 없이 지내는 슬픔의 세월, 그 시간들이 얼마나 아프면, 얼마나 견디기 힘들면, 그래서 세월이 빨리 흘러 가라고 …  어머니가 있는 지상은 얼음으로 꽁꽁 언다. “가슴 아픈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겨울에 듣는 소리, 힘든 세상에서 울리는 사랑을 향한 아픔의 소리다.

시는 읽는 자의 몫이다. 그래서 내가 해석한 것이 다 맞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다 틀리다 할 수도 없다. 왜냐면 “공감대” 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코리일보

Coree ILBO copyright © 2013-2016, All rights reserved.
This material may not be published, broadcast, rewritten or redistributed in whole or part with out the express written permission.

 

주말에 마시는 한 잔의 시~~ 가을/김다라

 

shenandoah-autumn

(Photo from Google Images)

가을

김다라

 

여기저기 펑펑 폭죽을 터트려요

불꽃 놀이 하느라

온 몸을 태우는 줄도 모르고

하늘만 쳐다보는 철 없는 아이

 

사랑을 하는가봐요

수줍어서 얼굴 빨개지는 저 숫처녀 총각들

온 몸을 흔들며 떨어질듯아슬아슬한눈길

하늘도 땅도 엿보고 있는 줄도 모르나봐요

 

이별이라네요

사랑해서 이별한다는 말 들어 보았어요?

다음을 기약하자는 말을 하는데

지금도 가까이 할 수 없는데 어찌…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거 있지요

 

어미가 자식을 품에 안고

삭풍을 견뎌내느라 온 몸이 갈라진다는데

아이는 마냥 편안한 마음으로 더 깊숙이 가슴으로 파고 들어요

아이의 말랑말랑한 살결, 사랑으로 어미의 젖가슴을 타고 올라오는 것이었어요

 

바람이 부네요

지난 밤 내린 비에 엉겨 붙었던 미쳐 떨쳐내지 못했던 이 생에 대한 미련

이제는 훌훌 털털 날려보내야 할 때인가 봐요

가을이라네요

 

*** 이 시는 가을의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는 시다.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시다. 대부분 가을엔 네커티브적인 감성으로 시절을 노래하는데 이 시는 가을을 왠지 홀가분한, 왠지 따뜻한 계절을 그리워하는, 파지티브적인 시성이 살아 있는 시다.

 
코리일보

Coree ILBO copyright © 2013-2016, All rights reserved.
This material may not be published, broadcast, rewritten or redistributed in whole or part with out the express written permission.

 

 

 

주말에 마시는 한 잔의 시~~ 데칼코마니_ 아버지/김원식

 

IMG_1853

데칼코마니

_ 아버지

 

                        김원식

아버지는 칭찬도 화를 내며 하셨다

전교 우등상을 받던 날

궐련은 물며 아버지는 혀를 차셨다

“노름판에서 논밭뙈기 쏵 날려 불고

저것을 어찌 갤 켜, 먼 조화여 시방.”

눈보라에 빈 장독 홀로 울던 새벽,

몰래 생솔가지로 군불을 때주시며

한숨이 구만 구천 두이던 아버지는

자식 사랑도 당신 타박으로 하셨다

사립문 옆 헛청에서 나뭇짐을 부리며

시침 떼듯 진달래를 건네주던 당신께

나의 숨김은 하나만은 아닌 듯하다

구들장 틈으로 새는 연기를 참으며

자는 척, 당신의 눈물을 본 것이요

꼭 탁한 아비가 된 나를 본 것이다

아직 서슬 퍼런 지청구는 여전한데

여태 당신 속정 까지는 닮지 못했다

*** 이 시는 “그리운 지청구” 란 시집에 실려있는 시다. 이 시를 읽으며, 데칼코마니, 미술화법의 하나다. 그림이나 판화를 도자기에 입혀서 입체감을 주는 화법이다. 시인은 지청구란 하나의 도구를 이용해서 아버지에 대입 시키고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표현법을 사용했다. 지청구란 단어를 참으로 오랫만에 들어보았다. 전라도 사투리다. 아버지를 생각하는 또 한 사람의 아버지인 시인이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시다. 아버지의 지청구, (꾸지람, 또는 까닭없이 남을 탓하고 원망함: 네이버 국어사전)을 뜻하는 우리 말 표준어이다. 그와 비슷한 단어인 지천도 있다. 주로 전남 지역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인은 전북 태생이다. 구수한 사투리가 시 안에 깔려 있다. 구수한 사투리를 통해 지나간 세월을 반추하는 이 시는 현대 사회에서 아버지의 자리가 자꾸만 좁아지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세대들과 후 세대들에게 깊은 사랑이 담긴 우리의 참 아버지를 전해 주고 있다. 사랑의 표현 방법도 사뭇 다른, 그러나 분명 사랑하고 있었음을 기억하는 우리의 기억 속에서 우리의 아버지는 어려운 시대를 헤엄치듯 살아왔다. “전교 우등상을 받던날” 아버지의 한 숨은 더 깊어 갔다. 자식을 사랑하고 그 자식이 성공할 수 있게 뒷 바라지를 해야 하는데, “‘노름판에서 논밭뙈기 쏵 날려불고 저것을 어찌 갤 켜, 먼 조화여 시방.'” 마음속으로 아버지로서 뿌듯하고 좋아서 춤이라고 추고 싶으셨을 것이다. 그런데 “궐련을 물며 혀를 차셨다” 그러면서도 아버지는 아버지의 사랑을 군불을 때어 한번 때면 적어도 하룻 밤은 따뜻하게 잘 수 있는 은은한 사랑으로 자식에게 전달해 주었다.

그런 사랑이기에, 아들은 아버지 나이가 되어서  아버지를 닮고 싶지만 아버지의 “속정 까지는 닮지 못했다” 로 자신을 설명하고 있다. 시대가 변했다. 지청구는 서슬이 시퍼렇지만 아버지의 사랑은 이제 내리 사랑으로 자식에게 돌려 주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그런데 시인 자신은 아버지의 지청구처럼 자식에게 똑같이 못하고 있는 솔직한 심정을 이 시가 보여준다. 그럴 수록 아버지의 지청구는 항상 시인의 가슴에서 새롭게 새롭게 자라나고 있을 것 같다. 아버지가 시인에게, 시인이 시인의 자식에게, 지청구는 대를 이어 그렇게 군불 처럼 이어져 내려가게 될 것이다.

 

코리일보

Coree ILBO copyright © 2013-2015, All rights reserved.
This material may not be published, broadcast, rewritten or redistributed in whole or part with out the express written permission.

주말에 마시는 한 잔의 시~~기억의 둥근 자리, 폐광에서/서경숙

Photo from Google Images

Photo from Google Images

 

기억의 둥근자리 _ 폐광에서

 

서경숙

한여름 휴가 길 보령 폐광에서 양송이버섯을 기른다기에 들렀다 갱도에서 소름돋는 찬바람이 나오고 있었다

갱도를 따라 내려간다

생의 막장

뼛속에서 퍼 올린 눈물들이

고드름처럼 거꾸로 매달려 자라나고

쾅쾅 대못을 쳐 입구를 봉쇄해 버린

무의미의 방들은

입을 다물고 조용하다

아무도 다녀간 흔적이 없는데

방 귀퉁이 정지해 있던 씨앗 하나가

스스로 다른 빛깔로 발아하고 있다

엎드려 있던

꽃들이 폭죽을 쏘아 올린다

등골 서늘한 냉기로

다른 생명을 키워 내는

저, 어둠의 발화

겨드랑이 밑에서 양송이버섯이 자라고 있다

** 이 시를 읽으면서 “폐광” 과 “생의 막장”을 통한 깊이있는 성찰을 시인은 노래한다.  시는 시인이 쓴다. 해석은 읽는 자의 몫이다. 가능하면 이 시를 어느 한 쪽에 국한시켜 내 잣대로 재고 싶지않다. 그만큼 이 시는 천천히 곱씹어 읽어야 할 것 같아서이다. 서경숙 심리학 박사의 시다. 프로이드의 정신 분석을 시에 도입한 것같은 생각도 든다.

코리일보

Coree ILBO copyright © 2013-2015, All rights reserved.
This material may not be published, broadcast, rewritten or redistributed in whole or part with out the express written permission.

주말에 마시는 한 잔의 시~~ 송현채/ 달팽이

 

Photo from Google Images

Photo from Google Images

 

달팽이

                         은강 송현채

 

나만 걷는다
모든 것은 다 제자리에 있고
나는 더듬더듬 기어오른다

힘겨운 삶을 메고
시간 속으로
느릿느릿 빨려들어 가고 있다

미끌미끌
알몸으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기어가는 길

따가운 햇볕에
심장이 따뜻해지고
코 끝으로 다가오는
싱그러움을 호흡하며

가는 세월을 벗 삼아
너도 나도 모르는 삶의 끝
모르기에  오늘도 나아가는 길

나는 언제나 혼자였다
조바심이 나는 삶
내  한 몸 누일 집 짊어지고 간다

 *Edited by Corih Kim
***지난 한국 방문때 어린이 대공원 역에 갔다. 송현채 역장을 직접 만나고 싶었다. 그는 20년째 지역 노인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지역을 챙기는 숨은 봉사자이기 때문이었다. 직접 그를 만난 결과 그는 시골 친구를 만난 것 처럼 기자 내외를 편안하게 대해 주었다. 그가 시를 쓰는 것을 안 것은 대화중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다. 시를 쓰는 어린이 대공원 역장, 그런 만큼 어린이 대공원 역사 벽 면에는 아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아기 자기 오밀조밀 담긴 벽화들이 그려져 있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또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의자가 있어 참 좋았다. 그는 시가 좋아 시를 쓴다고 했다.
“달팽이”를 보고 있는 그의 눈을 보았다. 그를 지켜본 친구로 그는 많은 사람들을 도와 주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질투의 화살들이었다. 이 시의 마지막 연을 읽고 난 그를 향해 더 잘 하라고 박수를 쳐 주며 응원해 주고 싶다. 응원해서 그가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 주고 함께 웃으며 남은 길을 갈 수 있게 되길 바래본다.

코리일보

Coree ILBO copyright © 2013-2016, All rights reserved.
This material may not be published, broadcast, rewritten or redistributed in whole or part with out the express written permission.

 

 

주말에 마시는 한 잔의 시~~비에 젖은 물고기/ 강영환

160120141525_1_900x600

(Photo from Google Images)

비에 젖은 물고기

강영환

 

바다속에 비가 내렸다

수면위에 온 몸을 던진 비는

푸른 자궁을 향해 쏟아졌다

누가 비를 멈추게 할 수 있을까

목마른 바다와 함께

숨이 끊어지기 전에 멈출 수 없는

심해어 심장으로 몰려가는 비

허리 출렁이는 원시가 몰려간다

 

밖에 있어도 머리카락은 젖지 않고

안에 있어도 땀에 젖는 옷

물고기 돌아 나온 수심이 너무 깊어

뜨거운 기둥을 적시는 비는

혈관 끝에 이르러서야 절정에 선다

뒤따르던 신음소리 바다를 열었을 때

물고기 눈에 든 어부를 떠메고

비가 계단을 내려섰다

 

 

*** 밤새 비가 내렸나 봅니다. 왠지 한쪽 어깨가 조금은 편안해 졌습니다. 빗속에 잠겨서 편해지는 것은 비단 식물만은 아닌 듯 합니다. 비를 생각하다 최근 제가 읽은 시를 올려 드립니다. 제 친구가 전해 준 시집입니다. 약간은 수줍은 듯, 열 살때의 소년으로 돌아갔던 그 친구가 나에게 건네준 이 책을 읽으며 고맙다는 말 대신, 아! 한글이 얼마나 깊은 지, 그 표현력이 또 얼마나 깊은 지, 마치 바다속 심연 같습니다.  친구야! 잘 읽고 있어! 네 마음… 이 말로 대신 할렵니다. 시인의 약력은 이곳에 명기하지 않지만, 이 시인은 경남 산청에서 태어난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인이군요.

 

코리일보

Coree ILBO copyright © 2013-2016, All rights reserved.
This material may not be published, broadcast, rewritten or redistributed in whole or part with out the express written permission.

주말에 마시는 한 잔의 시~~ 아버지 / Jihyun Park, 정유광

Photo from Google images

Photo from Google Images

 

  1. 아버지

박지현

 

하얀 백지 위에 고사리 같은 손으로

콧물을 훔치며 처음 그린 그림은

꿈속에서 그려본 아버지 모습 이었습니다

어린시절 장기 자랑에서도

친구들은 작업복 입은 엄마를,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는 엄마를 그려가지만

나는 아빠와 함께 비행기를 그려봅니다

어른이 되어 하얀 백지위에 그림을 그리지는 않지만

내 마음속에 파도치듯 불러보고 싶은,

안겨보고 싶은 아버지의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려 내려 갑니다

청춘이라는 세월 저 멀리로

하얀 백발의 머리가 되었을 아버지를 생각하면

효도를 못한 죄송한 마음에 흘린 눈물은

방울 방울이 모여 강과 바다를 이루었고

암흑속에 홀로 남겨진 아버지의 모습은

어린시절 모습으로만 내 가슴에 깊이 묻혀 있습니다

나도 이젠 검은 머리 희여져 가고

아이들도 있는 한 가정의 아버지 이지만

아직도 어린 시절에 불러드리지 못한

아빠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습니다

이제는 안아보고 싶습니다

당신의 냄새가 그리워집니다

 

On a blank sheet of paper with my young fragile hands

while sniffling my nose I drew my first drawing

the image of the father that I envisioned in my dreams.

Even at school, as my friends drew their mothers dressed in work clothes

And working in the market,

I found myself instead drawing my father with an airplane.

As an adult, I no longer draw on blank sheets of paper.

Yet the tidal waves of longing in my heart

want to call out to him.

The roaring tempest of desire

to be held in his arms

draws him in my mind.

Now, as I think of my father grey haired with his youth

buried in the distant past

I shed countless tears that form vast rivers and oceans.

Left alone in the pitch black abyss his youthful image

only remains buried in the depths of my heart.

As my black hair also fades to grey

I am now a father of a household with children of my own

Yet I still long to call out loud the name

I never had the chance to call. Daddy.

I want to hold you now. I miss the way you smell.

(Thanks! Junha Kwon who translated it.)

***이 시는 박지현 시인의 “아버지” 라는 시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시다. 아버지와 생이별을 하면서 북을 탈출해서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여전히 가슴으로는 자유인이 아닌 빚진 자로 살고 있는 아픈 마음을 볼 수 있다.

        2. 아버지
                             
                정유광
축 늘어진 어깨 사이로
밭이랑 진 병 색의 얼굴
아버지 비록 흔들려도
쓰러지지 마세요
가장이란 이름,
참으로 소중하고
벗을 수 없는 무거운 짐을 지셨습니다
당신 흔들릴 때
우리 흔들거리고
당신 쓰러지면
우린 일어 날 수 없어요
그 어떤 상황이 온다 할지라도
당신은 우릴 버릴 수 없는

아버지의 크신 사랑

이 땅을 생명으로 지탱하시려,
영원한 안식처의 소망을 꿈꾸게 하시는
오! 나의 아버지
만인의 아버지로 세세토록 변치 않으신 방주이시여,
 
아버지, 
나, 어느덧 부모가 되어 아버지의 크신 사랑 알아
비로소 당신 알고 후회하며
그리워 이처럼 한없이 웁니다

***이 시는 정유광 시인의 특별한 “아버지”이다.

그 외에도 참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다. 그런데 심사 위원들이 고심한 끝에 두 편의 시를 선택했다. 특히 이번에는 아버지가 아버지에 대한 시를 선택하면서 나름 고심한 것이 보인다.
시의 해석은 독자의 몫이다. 독자의 해석에 따라 자유 자재로 번역이 되는 것이 시가 갖는 무한성의 매력이다.
앞으로도 코리일보는 깜짝시를 통해 많은 시인들의 참여를 통해 시로 하나가 되는 세상을 꿈꾸며, 힘들고 고단한 삶을 시로 은유, 또는 제유, 환유등을 통해 시대를 고발하는 시도 싣고 싶다. 그래서 조금은 나은 세상을 꿈꾸며 함께 동행 하기를 감히 권해 본다.

코리일보

Coree ILBO copyright © 2013-2016, All rights reserved.
This material may not be published, broadcast, rewritten or redistributed in whole or part with out the express written permi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