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Strolls in Culture ~ How to Read Cinema? 영화에 대한 깊이있는 시각과 접근법 6 < 이강화 교수>

 

(위의 영화들은 모두 문학작품을 영화한 것들이다.)

<Daegu, Prof. Lee, GangWha>

4. 제 3의 문학으로서의 영상문학

이처럼 오늘날 영화는 문학 텍스트의 확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앞에서 이러한 차원에서 새로운 장르로서의 영상문학에 대한 탐구는 지극히 당연하다. 우선 영상문학의 개념을 푸는 실마리로서 시나리오를 보자. 시나리오는 우리말로 영화 각본으로 번역된다. 시나리오는 영화를 제작하기 위한 바탕이 되는 것이다. 시나리오의 종류는 영화 제작만을 위해 쓰여지는 오리지널 시나리오와 기존의 작품, 즉 소설, 희곡, 신문기사 등을 시나리오화하는 각색으로 분류된다. 어떻게 분류되던 각색 혹은 시나리오는 서술을 위한 구조나 형태를 창조할 수 있도록 어떤 것을 변경하거나 적절하게 짜맞추는 가능성으로 정의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시나리오는 영상화를 위한 문학장르이니 당연히 영상문학에 포함된다. 그러나 그 동안 시나리오를 보고 영상문학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영화가 통속적이고 저급한 대중문화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고, 이러한 보수적 사고의 영향으로 문학이론가들은 영화에 관한 것을 문학 연구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이런 풍토에서 영상문학이란 말이 학술용어로 사용되지 않았다. 실제로 영화는 문학이 아닌 제7의 예술로 불리어졌다. 대신 영상소설, 영상시, 영상문학이라는 말은 출판계나 영화계에서 상업적 차원에서 자주 사용되었다. 한편, 서울대 김성곤 교수는 영화제작을 염두에 두고 쓴 소설, 다시 말해 시나리오와 흡사한 소설을 영상소설로 보았다. 즉 스튜디오 소설의 우리말 번역이다.

그렇다면 시나리오나 영상소설이 영상문학에 속하는 것은 당연하다. 고대에 구비문학이 있듯이, 현대에 영상문학이 있다.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말로 표현한 것이 구비문학이라면 그것을 문자로 표현한 것이 활자문학이라면 그것을 영상으로 표현한 것이 영상문학이다. 제1의 문학이 구비문학이고 제2의 문학이 활자문학이라면, 제3의 문학이 영상문학이다. 이 3자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것이 조신의 설화이다. 이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꿈에 대한 설화이다. 이 설화를 토대로 춘원은 중편 <꿈>을 썻고, 이 소설은 세 번이나 – 신상옥이 두 번, 배창호가 한 번 – 영화화되었다. 똑같은 이야기를 신라인들은 설화로, 현대인들은 소설을 통해서 그리고 다시 영화로 보고 들었다.

이처럼 영상문학은 영화를 문학 텍스트의 확장으로 보고, 이 양자의 상관관계를 탐색하는 학문이다. 즉 문학과 영화가 손을 잡아야 서로 발전한다는 전제 아래, 문학의 논리성과 영화의 구체성을 결합시키려는 학문이다. 영상문학은 문학이란 의미가 그러하듯이 작품을 뜻하는 의미와 그것을 연구한다는 의미가 함께 담겨 있다. 즉 소설이 영화화된 작품으로 영상화를 위한 문학(시나리오)이나 영상효과를 극대화한 문학을 뜻하며, 또 소설이 영화로 전환되는 과정과 의미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영상문학 연구의 핵심은 소설과 영화의 상호 텍스트성 규명에 있다.영상문학은 문학적 성격과 영화적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좁은 의미로 본다면 문학작품이 영화화된 것을 의미하지만, 넓은 의미로 본다면 문자모드가 영상모드로 바뀌는 과정과 그 결과물(영상문학)의 사회적 기능과 효과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제작 기술과 상업적 흥행성에 관한 언급을 배제하며, 순수 학문성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영화평론과 영상문학는 구별된다. 영상문학은 영화의 문학적 성격을 추구하는 학문이며 문학이 영상매체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학문이다.

영상매체는 문자매체보다 장점이 많다. 영상을 매개로 전달되기 때문에 신속 정확하고 사실적이며 구체적이다. 그만큼 전달력이 강하고 영향력이 크다. 물론 영상은 활자보다 장점이 많지만 단점도 있다. 문자보다 순간적이고, 비연속적이고, 비논리적이다. 영상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문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영상문학은 영화와 어떻게 다른가. 영상문학은 문학의 성격과 영화의 성격을 공유하고 있다. 협의의 개념으로 본다면 영화의 하위장르요, 광의의 개념으로 본다면 영화의문학적 연구를 의미한다. 즉 활자문학이 첨단과학의 힘을 빌어 새롭게 태어난 문학이다.

동시에 영상문학은 열린 문학이며 사회 지향적이다. 영상문학은 관람을 위한 문학이다. 그만큼 관람의 성격을 잘 살려야 한다. 관람의 특성은 독서와 비교하면 잘 드러난다. 독서는 혼자하는 행위이고 관람은 여럿이 함께 하는 행위이다. 독서는 타인과 차단된 공간(방)에서 이루어지고 관람은 타인과 열린 공간(상영관)에서 이루어진다. 영상은 활자와 달리 동시에 여러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광장의 문학이다. 이는 영상문학이 열린 문학이며 사회 지향적이라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이는 또 영상 문학이 문학 텍스트의 확장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그 시대적 의미가 얼마나 큰가를 잘 말해준다. 활자문학에 비해 영상문학은 그 만큼 사회 지향적인 열린 문학이다. 추상보다 구상을 ,관념보다 사실을, 논리보다 감각을, 설명보다 묘사를 고백보다 행동을, 밀실보다 광장을 중요시하는 문학이다.

소설의 영상화는 독자의 반응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그 작품이 흥행에도 성공한다면 사회적 의미는 더욱 크다. 앞으로 소설의 가치는 영상화에 달렸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영상화되어 소비될 때 문학적 가치는 더욱 극대화되고 또 사회에 대한 영향도 커지며, 그 존재 의미도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영상문학은 한 작품의 문학적 가치와 영화적 가치를 동시에 확대시키는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사람들은 문학작품을 영화한 것을 보고 마치 한편의 소설을 읽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학작품을 영화화했을 때 장르상의 차이를 감안한다면 두 작품은 동일하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소설이 영화로 각색될 경우 소설가의 뜻과 각색자의 뜻이 일치되지 않을 수 있다. 인생관이나 예술관이 얼마든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문학작품이 영화화되기 위해서 거치는 시나리오과정 때문이라 할 것이다. 시나리오는 활자매체인 문학작품을 영상화하기 위한 준비단계다. 문학작품을 시나리오화하는 것을 흔히 각색이라 한다. 각색은 크게 문학작품에 충실한 것과 문학작품과 유사한 것 그리고 변형한 것이 있다. 문학작품은 각색의 과정을 거치면서 문학성보다는 영상미를 부각시키는 변화의 과정을 겪는다.

이렇게 문학작품과 영화는 매체 자체의 특성에 따라 표현되는 양상이 대부분 다르다. 이러한 장르상의 차이 때문에 문학작품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된다. 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감독의 시각이 첨가되기도 한다. 여기에 감독의 존재는 더욱 중요하다. 영화는 전적으로 감독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텍스트가 소설에서 시나리오로 바뀌고 다시 영화로 제작되어 궁극적으로 대중에게 소비되는 과정을 추적하여 그 의미와 효과를 밝히는 것이 영상문학 연구의 핵심이다. 앞으로 소설의 영상적 수용양상을 연구하는 작업은 소설 연구의 중심과제가 되어야한다. 그것이 영상시대의 문학적 요구이기 때문이다. 문학작품은 영화화되면서 또 한번의 변화를 겪고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영상매체인 영화로 다시 태어난다.

특히, 소설을 각색할 때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은 그 특징에 따라 다르게 변화된다. 문학작품의 서사성을 대표하는 소설은 작품의 구조와 길이로 크게 단편소설과 장편소설로 나눌 수 있다. 단편소설은 하나의 결론으로 이끌어 가는 이야기 구조를 지닌다.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에 시나리오 작가는 제2의 플롯을 도입하고 등장인물의 대사를 통해 동기를 부여하거나 새로운 인물을 창조한다. 그들은 작품을 대중에게 다가가기 쉽도록 변형시킨다.

동시에 소설가는 수많은 개인을 위해 글을 쓰는 반면 시나리오 작가는 대중적인 관객을 위해 글을 쓴다. 영화상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인물의 성격을 뚜렷하게 하거나 행위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거나 플롯을 진전시켜야 한다. 소설상의 대화는 길고 산만한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짧고 강렬한 것이어야 한다. 영화의 형태가 극적인 반면 소설의 형태는 대화적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소설을 영화로 각색하는 것은 소재의 세심한 선택과 기술적인 극적 배열을 필요로 한다. 단편소설을 각색할 때는 원래의 이야기를 확대해야 하고 장편소설은 압축하고 극화해야한다. 시나리오는 극의 재미를 위해 처음과 중간과 끝이 이어지면서 각 단락의 후반부에 중심되는 사건을 두어야 한다. 그래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긴장미를 잃지 않게 된다. 단편소설의 각색인 경우는 없는 사건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장편소설은 작품의 긴 내용을 전부 영화화할 수는 없다.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재배열하거나 축소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하나의 문학작품은 또 다른 작품으로 재창조된다.

활자매체인 문학작품은 각색되면서 영상매체에 적합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인간의 내면심리를 다룬 소설은 그러한 내면을 표면화시킬 수 있는 사건을 만들어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여러 등장인물과 다양한 이야기가 어우러진 장편소설은 각색하는 방향에 따라 주요 인물에 초점을 맞추거나 사건을 축소한다. 문학작품은 이러한 재창조의 과정을 거치면서 새롭게 만들어진다. 각색의 과정을 문학작품의 1차적 재창조라 한다면, 영화화되는 과정에서는 2 차적 재창조를 겪기도 한다. 관객에게 보여지는 것은 시나리오가 아니라 영화다 .감독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영상미률 살려 영화를 만든다. 이때 시나리오는 감독의 관점에 따라 다시 한번 변화된다. 감독은 작품에 시대적 상황을 부각시키기도 하고, 흥미를 가미하기 위해 극적인 사랑을  표현하기도 한다. 따라서 시나리오에는 없는 인물을 창조하기도 하고,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인물을 부각시키기도 한다. 그의 관점에 따라 인물이나 사건이 재배치된다.

동시에 문학작품은 하나의 완전한 유기체로서 다양한 시각들과 생각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특성으로 문학작품을 각색할 경우, 작품을 이해하는 다양한 가능성들 중에 하나의 면을 강조하거나 새로운 의미를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는 각색도 또 다른 창작으로 볼 수 있다. 영화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진행되지만 감독의 관점이 강조된다. 그는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기 위해 사회성, 오락성을 생각한다. 영화는 이런 점 때문에 사회성이 부각되기도 하고 흥미를 이끌기 위해 보다 극적인 사랑을 창출하기도 한다. 이것이 문학작품이 변모하는 또 한 번의 과정이다. 이러한 시각으로 문학작품과 영화를 인식할 때 그들 각각의 특성을 살필 수 있다. 영화는 문학작품에서 소재를 얻고, 문학작품은 영화를 통해서 또 다른 작품으로 대중에게 다가서는 것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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