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순례: 서울에서 먹은 산 낙지와 생 전복회, 순대국으로 고향의 맛에 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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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from Google Images : 가게는 정확하게 이 가게인지 모르나 일단 목포 산낙지만 보고 구글에서 이미지를 찾았다.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호텔에서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갔다. 하와이의 날씨와는 달리 겨울이 잠시 머물러 있는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다행이 스웨터 한 벌을 가지고 갔었다. 스웨터를 입고 서울 중심지를 걸었다. 어디를 가야할 지 몰라 망설이다 남편이 청진동 해장국집이 좋을 것 같다 하여 그곳을 찾으러 다녔으나 찾지 못하고 결국은 호텔 뒤에 있는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었다. 시간이 늦어 되는 것이 있고 안되는 것이 있다 하여 되는 것으로 대충 떼웠다.쌈밥으로 먹고 어슬렁 어슬렁 도시의 빌딩 숲을 걸었다. 도시의 밤은 황량했다. 빌딩의 사인과 술 취한 취객들이 한 잔 더 하자, 그만 간다 하는 식의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뿐, 어디에선가 있었을 듯한 리어카의 군밤이나 군것질을 파는 리어카는 모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간듯 썰렁했다. 호텔로 들어온 후, 우린 다음 날의 일정을 살피고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도시 한 복판의 아침은 회백색 빌딩숲에서 꾸무럭꾸무럭 일어나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음을 예고라도 하듯 하늘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몸을 뒤척이고 있었다. 우린 우선 계획했던 대로, 산낙지와 전복회를 먹기로 했다. 호텔 데스크에서 물으니 노량진 수산 시장보다는 가락동 농수산 시장이 더 나을 듯 하다고 조언을 했다. 물론 노량진은 더 가깝지만 현재 공사중으로 어수선하므로 가락동으로 가는 것이 더 낫겠다고 말해 주었다. 우린 우선 지하철을 타고 잠실로 갔다. 예전에 우리가 살았던, 아이들이 놀았던 그 지역은 이제 찾아 볼 수 없는 지역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잠실에서 가락동으로 다시 버스를 타고 가면서 낯설은 서울의 모습속에서 우린 여전히 이방인이었다.

가락동 수산 시장에서 처음으로 우리의 눈을 붙드는 곳이 있었다. 목포 수산: 15호, 목포 출신 아주머니의 따스한 말, 여기 따뜻한 곳에 앉아서 회 먹고 가요! 라는 말에 우린 그렇게 하기로 했고, 아주머니는 자신은 산낙지 세 마리가 딱 적당한 양이라고 말하면서 초장을 만들어 주고 칼로 먹기좋게 잘라 주셨다. 난  세 마리, 여섯 마리, 결국 아홉 마리, 남편은 세 마리의 살아 움직이는 낙지를 정말 맛있게 초장에 찍어 먹었다. 나중에도 가면 꼭 그집에 들러 산 낙지를 먹겠다고 약속까지 하면서 살아있는 전복을 사서 다음 방문지를 향해 발을 떼었다.

그날 밤 늦게 방문지를 떠나 호텔로 돌아오는 택시에서 남편은 나에게 많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렇게 잘 먹는 산 낙지를 사주지 못했다고, 다음엔 더 맛있는 것, 먹고 싶은 것 맘대로 사주겠다고 술에 적당히 취한 그가 말했다. 이번 투어가 어떻게 맛집 투어가 된것 같다.

다음날, 우린 마찬가지로 식당 순례에 나섰고, 결국 발견한 도다리 쑥국 으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쑥국이 도다리를 만나면 지위가 한 차원 높아지는 것 같았다. 국물도 시원하고 쑥의 상큼한 맛이 도다리의 생선 맛을 없애주는 것 같았다.

저녁은 호텔 근처 식당에서 샤브샤브를 먹고, 그 다음날은 드디어 청진동 해장국집, 청진옥을 찾아서 남편이 가장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수육과 함께 나온 해장국을 그는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소주 한병을 시켜서 맛있게 먹었다. 난 콩나물국만 후적후적…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루는 그곳은 아마도 꽤나 이름이 있는 해장국집인 것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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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에서 장을 보면서 여기저기 맛집을 둘러 보았으나 딱히 맛집으로 유명한 것 같지는 않고 배가 고파서 들러 요기를 하고 가는 집들이 대부분이었다. 모처럼 길거리에서 고로케도 사먹고, 호떡도 사먹고, 순대도 사먹으면서 길 거리음식의 편안함에 마음도 따라 넉넉해졌다.

고향에 들렀다. 나의 어린 시절 초등학교 친구들이 나를 화순의 수림정이란 곳으로 인도했다. 시골집을 개조해서 음식점으로 만들었는데 귀빈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음식이 계속 이어지고 바뀌어지며 언제 끝이 날 지 모를 정도로 먹을 것이 너무 많았다. 결국은 고향에 들러 친구에게 대접받은 음식으로 그날 저녁까지 배가 고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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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출발 하기 바로 전날 아침 우린 어슬렁어슬렁 광화문 주위를 배회하다가 장터 순대국 집을 발견했다. 남편은 더 맛있는 것 사 먹자고, 다시 청진동 해장국 집을 가자고 나에게 말했지만 난 이번만은 한국의 전통 순대국을 꼭 맛보고 가야겠다고 말하자, 그는 그렇게 하자고 말했다.우린 장터 순대국 집에 들어갔다. 아침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우린 순대국을 2인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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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순대국, 정말 한국의 전통 순대국이란 느낌이 팍 왔다. 주인에게 정말 맛이 좋다고 말하자, 그는 돼지뼈를 24시간 푹 고아서 국물 맛이 진하다고 했다.역시 그랬다. 국물맛이 진하고 또 마음껏 넣을 수 있는 들깨 가루, 양념은 자신의 기호에 맞게 첨가 할 수 있도록 따로 준비해 준 그 식당의 배려와 푸짐함, 그러면서도 값도 정말 착한 가격이었다. 내 인생에 국물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다 비운 적은 이번이 처음 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순대국을 말이다. 다음에도 방문할때는 꼭 장터 순대국에서 순대국을 먹을 것이다.

미국을 향해 오면서 먹는것에 미련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미국에선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펄펄 살아있는 산 낙지, 입에서 살살 녹는 생 전복, 도다리 쑥국, 청진동 해장국집, 화순의 수림정, 광화문의 장터 순대국은 비행기를 타고 오는 내내 제공된 기내식의 어떤 맛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의 입맛을 점령해 버린 맛의 전사였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나를 고향의 맛에 흠뻑 젖게 했다. 아주 오랫동안 내 기억속에서, 추억속에서 되새김질을 할 것같은 고향의 맛, 우린 그것을 그렇게 불렀다.

코리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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