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up of Poem~~ 눈길/이강화

(사진:김서경)

고향에 가려면 생시나 꿈속이나
항상 눈길을 걸어야 한다
추억이라는 것이 이상해서 항시
고향은 눈속에서만 나를 기다리고 있다

지치고 허무하여 살아갈 일도
잊어버린 하루 세월의 겨울날
그늘진 도시의 귀퉁이에서 열심히
바둥대지만 손에 남겨지는 것은
비겁함과 자괴의 흔적 뿐
가끔 이런 이야기를 아내에게
할때면 무슨 고향이 눈 속에만 있느냐고
핀잔이나 준다

지금이라도 고향엘 가면
우리가 겨울보다 먼저 도착할 거라고
우기지만 현명한 아내는 우리보다
겨울이 먼저 와 있음을 알고있다

고향에 가려면 생시나 꿈속이나
눈길을 밟아야 한다 그러나
빈곤한 마음과 영혼이 부끄러운 우리는
오늘도 떠나지 못한 채 도시의 한 켠에서
고향의 눈을 조용히 이야기 할 뿐이다

***내일로 가는 시인들의 나라, 제 1집: <<우리들의 언어, 그 영혼의 아름다움 중에서>>

** 겨울비가 옵니다. 며칠 전 첫눈을 맞았습니다. 옛날 까마득한 옛날에는 첫 눈이 오면 좋아서 밖으로 나가 펑펑 내리는 눈을 맞으며 길 거리를 쏘다니고 싶었습니다. 물론 옆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한다면 더 멋질 거라고 생각했던 것은 한참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12월의 첫날, 이강화 박사님의 시, “고향은 눈속에서만 나를 기다리고 있다” 라는 말이 참 아스라히 멀리 느껴 집니다. 그 옛날 고향을 떠나왔기 떄문이겠지요. 아니면 고향을 잃어버린 실향민이 되어 살다보니 고향 생각만 해도 가슴에 물기가 젖는 것을 느끼겠어요. 이 시를 읽으면서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고향”, “추억”, “생시”, “꿈속”, “하루”, “세월”,”겨울날”, “그늘진 도시”,”귀퉁이”,” 비겁함과 자괴”, “현명한 아내”,”눈길”, “빈곤한 마음”,”오늘”, “고향”, “이야기”… 시어를 따라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길, 그것은 결국 고향을 향해 떠나가는 마음 길이었습니다.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시를 쓰신 이강화 박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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