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ory of Culture (이강화 박사의 일요 문화 산책)

<Ph D. Lee, Kang Hwa, Gae Myung University>

리차드 호가트, Richard Hoggart (September 24, 1918-April 10, 2014)

호가트는 1946년부터 59년까지 헐 대학에서 성인 교육 담당 강사로 문학을 가르칠 당시 성인 교육의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 교재인 <문자의 이용>을 저술했는데, 이 저서는 저자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자서전적 방식으로 노동 계급의 전형적인 삶의 모습을 풍부하게 서술하고 있다. 바나 노동자들의 선술집, 그들이 즐겨보는 신문이나 잡지, 그들의 가정에서의 위치, 남녀 관계, 언어 형태 등이 소상하게 묘사되는데, 이를 통해서 대중적 오락이나 이웃간의 사회적 유대, 그리고 가족 관계 등을 연결시키는 작자의 개인적 경험이 이 책의 가장 독창적인 특성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전체가 2부, 즉 호가트의 어린 시절인 1930년대 당시의 노동계층문화를 묘사한 ‘과거의 질서’와 1950년대 새로운 형태로 대량생산된 오락의 위협에 처한 전통적 노동계급문화를 묘사한 ‘새 것에 대한 양보’로 구성되어있다

이 책에서 호가트는 전쟁 전의 노동자의 풍요로운 계급 문화와 전후 새로이 등장하는 대중문화의 대비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30년대의 노동자 계급 문화는 풍부하고 풍요로운 생활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이는 민중 스스로 공동체적으로 만들어 낸 문화이다. 반면에 50년대 당시의 대량 생산된 미디어 문화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면서, 이 새로운 형식의 대중오락은 무책임하고 대리적인 것으로 노동자 계급의 전통적 미학을 잠식하고 건강하던 노동자 계급 문화를 위협한다는 것이다. 호가트에 의하면 노동자 계급은 전통적으로, 혹은 최소한 지난 몇 세대동안 다양한 예술을 즐길 수 있었으나 이제는 이러한 예술 양식들을 일상생활과는 무관한 하나의 도피로 여기게 되었고, 진짜 생활은 다른 곳에서 찾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디어 문화에 의해 50년대 노동자 계급의 문화는 30년대와 같은 풍요로움을 잃고 황폐화 되어간다고 보고 있다. 특히 문화적 쇠락의 중요한 예로 대중소설을 꼽으면서 이러한 쇠락의 원인이 대중문화의 소비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들에게 있음을 상기시킨다. 이런 점에서는 그의 문화분석이 리비스가 행했던 분석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다. 문화적 자산 (cultural capital)에 대한 강조 혹은 교육을 통한 도덕적 변별력으로 노동계급 문화를 해치는 대중문화를 선별적으로 즐기라는 권유하는 부분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호가트의 비판 작업의 결과는 대중문화의 형태의 생산과 소비에 있어서 그 구분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호가트와 공유학파의 가장 큰 차이는 1930년대 노동계급 문화에 대한 호가트의 애정이다. 아놀드나 리비스학파들이 1930년대 노동계급 문화 전반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부정적 견해를 표했는데 반해서 호가트는 이 시대의 노동계급문화를 건강하게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1950년대 노동계급의 문화에 대한 호가트의 진정한 관심은 노동계급의 도덕적 몰락이 아니라, 노동계급에게 전해지는 문화의 내용이 점차 도덕적 신중성을 결여해 간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호가트는 노동계급이 반드시 이러한 대중문화의 조작에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서 호가트는 노동계급의 미학, 혹은 대중 미학(popular aesthetics)을 일상생활에의 주된 관심 혹은 이미 알려진 것들에 대한 관심 혹은 탐색하기보다는 보여주는 것에 대한 선호로 파악하였다. 이러한 대중미학은 이러한 문화생활을 통한 일상생활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일상생활의 강화, 즉 힘든 노동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이 즐겁다는 사실을 확인하려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호가트의 주된 관심은 노동자 계급의 문화를 형성한 특징적인 태도와 관계에 있었다. 노동자 계급 문화의 양식과 제도에 구현된 가치와 의미를 찾기 위해 마치 그것들이 어떤 특정한 텍스트인 것처럼 노동자 계급 문화를 읽으려 했다. 이를 위해서 고급 문화/저급 문화의 구분에 관한 그때까지의 문화 논쟁의 입장을 거부한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호가트는 문학 연구의 분석적인 방법들을 보다 범위를 넓혀 문화의 생산물들인 음악, 신문, 잡지, 그리고 대중 영화 등에 성공적으로 적용시켰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약점은 1930년대를 다루는 시각으로 1950년대의 대중문화를 다루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젊은 날의 경험에 바탕을 둔 문화에 대해서는 그 구조나 복잡성을 잘 설명하고 있지만, 현대 노동 계급의 ‘청소년 문화의 풍부함’에 대해서는 그 복잡성이나 기능, 그리고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이처럼 호가트의 입장이 문화적 쇠락의 원인을 대중문화에서 찾는다는 점과 그 대안을 교육에서 찾고 있는 면에서는 리비스주의와 공통점을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된 관심이 노동자 계급의 문화에 지향되어 있다는 것과 궁극적으로는 리비스주의를 비판한다는 점에서 그의 사상은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저서를 통해서 호가트는 미디어와 대중문화를 공적인 영역으로 끌어올린 대표적인 학자로 주목받았다.

코리일보/COREEDAILYCoree ILBO copyright © 2013-2018. All rights reserved.

This material may not be published, broadcast, rewritten or redistributed in whole or part with out the express written permission.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Confirm that you are not a bot - select a man with raised h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