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ory of Culture (이강화 박사의 일요 문화 산책)

<Ph D. Lee, Kang Hwa, Gae-Myung University>

그람시

그람시(Antonio Gramsci, 1891년 1월 22일 ~ 1937년 4월 27일) 사상의 독창적이고 뛰어난 면모를 핵심적으로 보여주는 개념이 바로 헤게모니 개념이다. 원래 헤게모니는 레닌에게서 비롯된 것으로 무엇보다도 정치적 개념이다. 기본적으로 헤게모니는 발전된 서구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주의의 억압과 착취에도 불구하고 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가를 해명해 주는 설명 방식이다.

19세기 후반에 이르기까지 자본주의의 위치는 늘 불안했으며,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 소련과 동유럽의 몰락으로 비로소 자본주의는 체제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모순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체제의 안정은 늘 위협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자본주의의 헤게모니는 300년에 걸쳐서 유지되었으며 이것이 가능하였던 이유는 그람시에 의하면 지속적인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변혁의 결과라는 것이다. 결국 헤게모니 이론은 자본주의 체제의 탄력성과 견고함을 이론적으로 설명해 주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자본주의의 모순에만 매달려 있던 동시대의 사회주의자들과는 달리 그람시는 자본주의의 장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으며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나름대로 모색한 것이다. 그람시에 의하면 헤게모니는 지배계급이 단순히 강제적으로 사회를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지적 리더쉽을 가지고 사회를 이끌어 가는 상황을 지칭한다. 이는 다수합의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적 안정이 있음을 의미하고, 피지배층이 현재의 권력구조가 제시하는 가치나 목적, 문화적 의미 등을 능동적으로, 자발적으로 지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자본주의의 지배는 피지배계급으로 하여금 현재의 질서에 동의하는 것이 자기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도록 상황을 정의함으로써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리더쉽이 가능한 것은 그러한 믿음을 생산하는 사회적 형식들, 즉 시민사회의 다양한 형식들이 발전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헤게모니가 다수의 합의를 전제로 하긴 해도, 갈등 없는 사회나 상황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헤게모니가 뜻하는 바는 이러한 갈등들이 이데올로기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돌려지고 수용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배계층이 피지배층에게 적절하게 양보함으로써 유지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자본주의가 발전하고 선진화될수록 정당, 사회단체, 노동조합, 언론 등 다양한 시민 사회적 형식들이 발전하게 되는데, 이들이 대중으로 하여금 현재의 질서와 체제에 대해서 동의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그람시는 여기서 ‘유기적 지식인’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유기적 지식[인]은 “문화인의 엘리트로서 문화적 그리고 일반적인 이데올로기 분야에서 리더쉽을 제공하는 기능을 가진 지식인”을 의미한다. 이들의 의무는 “도덕적․지적 삶의 개혁을 결정하고 조직하는 것”이다. 즉 이들은 헤게모니를 굳히고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지배층의 대리인들이다.

그는 헤게모니 개념에서 대중문화를 지배력과 피지배력 사이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본다. 이것은 결국 문화라는 것이 프랑크푸르트학파가 보는 것처럼 더 이상 역사가 정지하고 정치적 조작이 강요한 문화가 아니며, 인류학자가 보는 사회적 쇠퇴와 타락의 징후도 아니다. 또한 일부 문화주의자가 보는 것처럼 아래로부터 자생적으로 발생하는 것도 아니며, 구조주의자들이 보는 수동적 주체에게 주체성을 부과하는 ‘의미-기계’도 아니라는 것이다. 헤게모니의 개념에서 대중문화란 어떤 의도들과 반대 의도들 사이에 ‘타협된’ 혼합물이며, 이 둘 사이를 움직이는 저울추와 같은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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