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ory of Culture (이강화 박사의 일요 문화 산책)

<Ph D. Lee, Kang Hwa, Gae Myung University>

리비스 (Frank Raymond “F. R.” Leavis CH (14 July 1895 – 14 April 1978)주의

아놀드의 이론과는 달리 리비스의 이론이 리비스주의라 불리우는 이유는 40여년에 걸쳐 이루어진 그의 문화연구가 단순히 F. R. 리비스 한 개인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그의 이론에 공감하는 Q. D. 리비스와 D. 톰슨 등에 의해서 공동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리비스에게 끼친 아놀드의 영향은 자명하다. 리비스는 아놀드의 문화정치학을 도입하여1930년대의 소위 ‘문화적 위기’에 적용하였다. 리비스와 리비스주의자들에게 있어서 20세기는 점차 뚜렷해지는 문화적 쇠퇴의 시기로 규정될 수 있다. 19세기에 아놀드에 의해 모습을 드러낸 것이 20세기에 계속되고 누적된 것이다. 이는 ‘평준화와 하양화’의 문화였고 “시민은 이를 추방하고 저항하도록 훈련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리비스의 연구는 40여년에 걸쳐 이루어졌다. 그러나 대중문화에 대한 그의 관점은 1930년대의 세 저서, 즉 자신의 독자적인 저서인 <대량문명과 소수문화>와 Q. D. 리비스와 공저한 <소설과 독자> 그리고 데니 톰슨과 공저한 <문화와 환경>의 출간과 함께 형성되었다. 리비스주의 역시 ‘문화는 항상 소수의 유지자들에 의해 지켜졌다’는 논거에서 출발하고 있다. “소수만이 과거에 있었던 최선의 인간 경험을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바로 이들이 전통의 가장 미묘하고 연약한 부분들을 살려서 유지한다. 그들에게 한 시대를 사는 훌륭한 생활의 질서를 세우는 무언의 기준이 달려있다”는 것이다.

변화한 것은 이 소수의 위상이다. 문화적 권위가 도전받지 않거나 문화적 복종을 요구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불가능해진 것이다. Q. D. 리비스는 이 상황을”여태껏 아무런 심각한 도전을 받지 않고 취향의 기준을 정했던 소수계층이 ‘권위의 붕괴‘를 경험했다“고 묘사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보급이었다. 더구나 이러한 ”민주주의 정서가 널리 퍼질 때부터 오랫동안 예기해왔던 위험은 문학 취향의 전통에 대한 것으로, 문학의 규범이 대중투표의 결과에 따라 역전되는 것이었다.“ 오늘날까지 세계 어느 곳에서나 독자의 대부분을 이루어온, 교육받지 못한 또는 반쯤 교육받은 군중들은 비록 자신들이 고전을 감상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 고전들의 전통적 우월성을 인정하는 데 만족하였다.

그러나 리비스가 보기에 ”최근에 특히 미국에서 우리의 위대한 문학가들에 대한 대중의 반역이 일어나고 있는 여러 현상들을 목격하였는데, 이처럼 문학이 국민투표로 평가받게 되고 평민들 또한 그 힘을 인정하게 된다면 그들은 점차 자신들에게 더 이상 아무런 즐거움도 주지 않고 이해 할 수도 없는 작품에 대한 명성을 지지하려 들지 않게 될 것이고, 이것은 고급문화가 돌이킬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처럼 대량문명과 대량문화는 전복적인 모습을 띠면서 “우리를 돌이킬 수 없는 혼란으로 이끌”것처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위협에 대해 리비스주의는 “대량(대중)문화에 대항하는 것을 학교에서 훈련시키도록” 선언하고 또 학교 밖에서는 “의식적이고도 직접적인 노력이 진작되어서 잘 무장되고 활동적인 소수가 저항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문화적, 정치적 문제에 있어 민주주의의 위협은 리비스주의자들에게는 끔찍한 것이었다. Q. D. 리비스는 “권력을 쥔 자들은 더 이상 지적 권위와 문화를 대표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면서, 아놀드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전통적 권위의 붕괴가 대중민주주의의 발홍과 동시에 일어난 것으로 보았다. 이 두 현상은 문화화된 소수를 압박하고 동시에 ‘무정부’가 설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었다.

F. R. 리비스는 19세기 이전에는, 확실히 17세기에는 영국에 활발한 일반문화가 존재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산업혁명이 가져온 변화 이후에 일반문화는 두 개의 문화로 조각났다. 즉 한편으로 소수의 고급 문화와 다른 한편으로는 대량의 저급한 문명으로 구분되었다. 소수문화는 이제는 문학적 전통으로만 축소된 ‘사고와 표현의 정수’의 가치와 기준으로 형성되었고, 이것은 교육받은 소수의 문화였다. 이에 반대되는 것으로 대량문명은 ‘교육받지 않은’ 다수에 의해 소비되는 대량문화. 상업분화로 구성되었다. <대량문명과 소수문화>와 <문화와 환경>에서 F. R. 리비스는 대량문화의 몇 가지 핵심적 일면들을 분리하여 상세히 논의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중소설은 ‘보상’과 ‘오락’의 중독적인 형태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런 보상의 형태는 현실에 대한 직면을 습관적으로 거부하고 아예 연약한 도피를 하게 조장함으로써, 독자에게 삶의 집착을 강화시키고 새롭게 하기보다는 더욱 부적절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독서를 ‘소설 약물중독’이라고 하였다.

한편, 대중소설에 빠지지 않은 이들에게는 영화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영화의 치솟는 인기는 이를 매우 위험한 오락수단으로 만들고 있으며 “영화는 최면술적 수용상태에서 가장 값싼 감정적 호소에 빠지게 한다. 그것도 무서울 정도로 실생활에 가까운 사실적인 환상으로 호소한다는 점에서 더욱 교활하다.” Q. D. 리비스는 헐리우드 영화나 대중용 신문은 “대중들의 마음에 가장 강력하게 침투하는 비교육적 매체”이며 라디오는 비판적 생각 자체를 말살시킨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F. R. 리비스가 가장 격렬하게 비난한 것은 광고로, 이는 그 끈질기고도 침투성이 강한 속임수 때문이다. 광고는 리비스주의에서 문화질병의 가장 중요한 증후로 꼽힌다.

노동의 질 역시 유기적 공동체의 상실에 따라 저하되었다. 리비스는 이러한 상실의 신호로 여가의 필요성이 나타났다고 보았다. 과거에는 노동자가 그들의 노동 속에서 살았으나 현재의 그들은 노동에서 벗어난 삶을 누리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화로 인해 노동의 질이 너무나 저하되어 노동자들이 사실상 “노동 때문에 무능하게”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이제 여가는 ‘재창조’(recreation)가 아니라 ‘비창조’(decreation)만 가져다 줄 따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보상과 수동적 위안을 위해 대중문화로 관심을 돌리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며, 이러한 마약과 같은 대중문화에의 몰두가 악화되어 마침내 대리인생에 탐닉하는 상습 복용자들이 되는 것이다.

F. R. 리비스는 이러한 상황을 치유하기 위해 문화적 선교단, 즉 문학적 지성인들의 소수정예부대를 급파하는 계획을 세웠으며, 이들이 대학에서 문화적, 특히 문학적 전통을 수호하고 그것의 ‘지속적이고 협조적인 쇄신‘을 격려하는 문화의 첨병으로서 그리고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대량문화와 대량문명의 일반적 야만성에 대한 전쟁을 치루어 내도록 무장시키는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윌리엄즈가 언급하듯, F. R. 리비스는 “빈궁함과 옹졸한 폭정, 질병과 사망률, 무지와 좌절된 지식 등도 역시 그 중에 있는 요소들이었음“을 언급하는 것은 잊었다. 리비스가 제시한 것은 역사적인 설명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상실했다고 여기는 것들의 본질을 깨우쳐주는 문학적 신화로, 단지 과거 질서에 대한 기억은 새로운 것에 대한 주된 자극이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중문화를 이해하는 리비스적 시각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다. 그러나 토니 베네트가 지적한 바와 같이, 5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리비스주의 만이 대중문화의 연구가 가능할 만큼 지적으로 발달한 토양을 제공하였다. 더구나 ‘진지한’ 작품들만을 위해 사용되었던 문학 분석의 기술을 대중적 형태에 적용한 첫 시도였다는 점에서, 리비스주의자들의 연구는 리처드 호가트와 에드워드 톰슨 그리고 레이먼드 윌리엄즈의 이른바 문화주의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 선구적 작업이라는 사실 역시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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