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ory of Culture (이강화 박사의 일요 문화 산책)

<Ph D. Lee, Kang Hwa, Gae Myung University>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

1)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후기구조주의, 정신분석학, 네오마르크스주의 등과 더불어 현대 사회와 문화를 분석하고 이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개념 중의 하나인 포스트모더니즘은 어떠한 사조 이상으로 그 개념이 모호하고 불명확하다. 어떤 특별한 기원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부정적으로도 긍정적으로도 해석이 가능한, 따라서 매우 다의적인 포스트모더니즘의 의미와 기능은 모더니즘이라는 하나의 사조를 마무리하는 곳에서, 다시 말해서 모더니즘의 이념과 사상을 종결하는 곳에서 그리고 모더니스트의 활동과 실천의 제약으로 그 자체를 모더니즘에 대항하는 신사조이자 전통의 단절이라고 인식하는 곳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몇몇 이론가들은 후기 산업사회에서의 이러한 예술 경향을 오히려 모더니즘의 극단적 현상으로 이해하면서 진정한 포스트모더니즘의 출발을 70년대 이후로 본다. 이렇게 볼 때 60년대 이후 미국사회를 지배한 문화적 무력감과 이로 인한 도덕과 질서에 대한 신념 상실이 포스트모더니즘의 형성에 크게 작용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이 언제 정확하게 시작했느냐 식의 기원론에 대한 논쟁은 별 의미가 없다. 오히려 후기 구조주의적인 인식론에서 영향을 받은 문화론들이 현재의 문화나 대중문화의 어떠한 성향을 밝혀내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의 사고에는 무엇보다도 모더니즘에 대한 재 사고가 포함되어 있음을 전제할 때 결국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그 재 사고 대상인 모더니즘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최근 들어 많은 공격의 대상이 되었지만, 하나의 관행 으로서의 모더니즘이 소멸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반대로 모더니즘은 하나의 전통으로서 대학과 미술관, 화랑 등 제도화된 공간 내에서 지배적인 위세를 떨치고 있으며, 그 위세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재생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모더니즘이 특수한 역사적 조건에 기초 했던 문화적 산물로서 일정 기간 동안 일정한 성과를 생산 했지만 그것은 일정한 역사적 한계 내에서 가능한 것 이었으며 이제는 지나간 역사의 유산으로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모더니즘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합리성, 역사 발전 그리고 진보라는 신념을 그 토대로 하고 있다. 이러한 신념은 곧 계몽주의에 의해서 구체화되었는데 계몽주의에 따르면 인간의 이성은 믿음을 지배해야 하고, 인간이 만물의 척도이며, 자연은 인간을 위해 정복당하고 지배되어야 하며, 시간은 어둠에서 밝음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진보로서의 도덕적 진화를 함의하는 이념으로서 바로 과학이라는 제도화된 양식과 정치적 혁명을 통해서 실현되었다. 따라서 모더니즘화된다는 것은 전통과의 단절, 끊임없이 반복되는 전통적인 주제와 화제와 신화에 대한 거부, 자신의 정체성을 자의식적으로 새롭게 하는 것, 시대적인 사조에 부응하는 것, 기술문명 그 자체가 인간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신념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역사가 보여주듯이 계몽주의가 고수하려는 방법론적 객관성과 그 실천들이 견지한 가치적 중립성은 도덕의 진공상태를 불러 왔다. 특히 20세기에 들어오면서 두 차례에 걸친 세계 대전, 대량학살, 환경파괴, 인간성 소멸 등은 계몽주의로 대표되는 모더니즘이 얼마나 위기에 처해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리하여 모더니즘이 신뢰하였던 데카르트적 주체라는 개념은 허구적 구성체에 불과하였음이 드러났고, 역사의 진보를 정당화시켜온 도구적 이성에 의한 고도의 산업사회의 실현은 오히려 인간을 생산라인의 부속물로 전락시킴으로써 인간의 삶의 조건을 파괴시켰고 삶의 총체성으로부터 원자화 시켰음이 드러났다.

이것은 결국 이성과 감성, 지적 차원과 감성적 차원을 이원적 대립으로 규정하고 전자에 특권적 지위를 부여한 전통철학의 주지주의, 이성 중심주의의 몰락을 의미하며, 포스트모더니즘은 바로 이러한 모더니즘의 형식과 그것이 기초했던 철학적 토대에 대한 반성 또는 그것과 관련된 서구사회 특정한 문화적 태도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리하여 모더니즘이라 불리는 과거의 어느 측면을 강조하고 어느 측면을 배제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이야말로 포스트모더니즘의 중요한 관건이 되는 것이다. 동시에 포스트모더니즘은 비단 선진 산업국가만의 현상이 아니라, 제3 세계,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등에서도 그 근원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포스트모더니즘은 전 지구상에 걸친 보편적인 문화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으며, 이는 달리 말해서 중심부 문화와 주변부 문화가 서로 영향을 주면서 얽혀서 진행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애초에 건축분야에서 시작된 포스트모더니즘은 문학, 미술, 음악, 연극 등과 영화, TV 등에서 더욱 활기를 띠기 시작하였고 특히 영화, TV 등 대중매체는 가장 촉망받는 포스트모던한 양식으로 받아들여진다. 왜냐하면 이들 매체가 그려내는 이미지는 기술 복제된 것으로 매우 허구적이고 비현실적이지만 수용자는 다양한 이미지의 차이에서 오는 즐거움을 즐길 뿐이지 그 이미지의 리얼리티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는 의미에서 포스트모던적 경향을 가장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포스트모더니즘에 관한 견해와 이러한 견해들을 제시한 이론가들은 매우 다양하지만 한정된 지면에서 다 소개할 수는 없는 만큼, 여기에서는 미국을 대표하는 프레드릭 제임슨,Fredric Jameson (born April 14, 1934~)와 프랑스를 대표하는 찰스 보드리야르,Charles Baudelaire (1821-1867)를 중심으로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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