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ory of Culture (이강화 박사의 일요 문화 산책)

<Ph D. Lee, Kang Hwa, Gae Myung University>

알튀세

알튀세(Louis Althusser, October 16, 1918-October 22, 1990) 는 마르크스주의와 구조주의를 접합시킨 사상가이다. 대중문화론과 관련하여 알튀세 이론의 중요한 기여는 이데올로기 개념을 이론화한 시도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토대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는 마르크스의 명제에 대한 기계적 해석을 거부하고 상부구조의 상대적 자율성을 강조한다. 알튀세에 의하면 사회는 세 가지의 층위로 구성되어 있다. 경제적 층위, 정치적 층위, 이데올로기적 충위가 그것이다. 그는 마르크스와는 달리 경제적 층위가 정치나 이데올로기적 층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층위들이 상대적인 자율성을 누린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을 대중문화에 적용시키면 다음과 같은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알튀세는 이데올로기가 단지 어떤 사상들의 집합체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실체를 가지고 생산․재생산되는 사회적 실천이라고 본다.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 이데올로기를 생산하는 사회적 제도를 그는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Ideological State Apparatuses : ISA)’라고 불렀다. 가족, 종교, 교육, 미디어와 문화산업 등은 사람들에게 세상에 대해 사고하고 표현하는 준거틀을 제공해 주는 이데올로기적 국가 기구의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이데올로기적 국가 기구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스스로 이데올로기적 실천을 행한다. 이 과정에서 모든 이데올로기는 구체적인 개인을 주체로 구성해 내는 기능을 한다. 이데올로기는 주체라는 범주를 통해서 기능한다.

이처럼 이데올로기가 개인을 주체로 구성한다는 알튀세의 개념은 특히 대중문화 연구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알튀세는 이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호명(interpenation)’이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이 길을 가는데 경찰관이 “이봐요 당신!”이라고 부르면 그 사람은 그 소리가 자신을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돌아보게 된다. 그 순간 그는 경찰관에 의해 호명된 주체로 된다. 그를 호명한 주체는 경찰관이고, 그는 경찰관의 호명 행위의 객체가 된 것이지만 그 행위를 통해 그는 경찰관이 호명한 그 ‘당신’이라는 주체로 된 것이다. 말하자면 그 사람은 경찰관의 호명의 객체가 됨으로써 주체가 된 것인데 그는 무의식적으로 스스로 자유롭게 참여함으로써 주체가 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데올로기에 의한 주체의 구성이라는 것이 바로 그와 같은 과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 주체 구성의 개념은 영화이론가들의 영화 분석에서 많이 활용되었다. 헐리우드 영화를 볼 때 관객들은 카메라의 시선에 자기의 시선을 동일시하고 이어서 카메라가 제공하는 영화 속의 특정한 시점과 동일시하게 됨으로써 영화가 제공하는 특정한 주체로 구성된다. 그런데 헐리우드 영화는 대부분 남성적 시선에 의해 만들어지며 관객은 영화를 보는 과정에서 남성적 시선에 동일시하면서 남성적 주체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그 남성 우월주의에 분노하기는커녕 오히려 그에 동일시하고 박수를 보내는 것은 바로 그들이 영화 속의 남성적 주체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백인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보면서 많은 혹인 관객들이 박수를 보내는 것도 그들이 영화를 보는 과정에서 흑인으로서의 주체를 상실하고 영화가 만들어 준 백인의 주체성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알튀세의 이데올로기적 주체 구성의 이론을 적용한 많은 대중문화 연구는 대중문화 텍스트가 이런 방식으로 수용자 대중의 주체를 구성해 냄으로써 결과적으로 자본주의의 지배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는 기능을 하고 있음을 비판하고 있다. 이런 분석에 따르면 사람들은 향상 자본주의의 생산양식이 요구하는 모든 이데올로기적 관습에 맞게 재생산된다. 거기에는 어떤 갈등이나 실패, 투쟁이나 저항의 몸짓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알튀세를 포함한 구조주의적 문화 분석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이것이다. 문화의 의미는 늘 인간 바깥의 어떤 요소에 의해 생성된다. 그것이 텍스트 내의 요소들 간의 관계이든, 언어이든, 이데올로기이든 인간은 그 다른 요소들에 수동적인 객체의 모습으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구조주의가 반인간주의라고 비판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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