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ignificance of Culture(이강화 교수의 일요 문화 산책)

<Ph D. Lee, Kang Hwa, Gae Myung University>

3) 문화와 예술

인간의 정신적 활동의 구현이라는 점에서 문화는 그 구체적 내용에 있어서 표현매체와 양식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종교, 윤리, 철학, 과학 등과 같은 신념체계와 지식체계를 가리킬 수도 있고, 마차, 자동차, 공장과 같은 기술적 도구 혹은 농산물, 집, 빌딩 등과 같은 기술 도구의 활용에 의해서 제작된 생산물을 가리킬 수도 있고. 인간의 정서적 표현으로서의 예술작품이나 여러 가지 관습이나 제도, 그리고 법률과 같은 규범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포괄적인 의미 대신 문화라는 말이 협의적 개념으로 사용될 때에는 일반적으로 정서적 가치의 표현양식인 예술작품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뜻에서 흔히 ‘문화’라는 말은 ‘예술’이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쓰이거나 결합되어 쓰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문화사업, ‘문화예술인’ 등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행정부서로서의 문화부가 협의로서의 예술분야만이 아니라 사찰을 비롯한 고적과 그 밖의 여러 가지 역사적 유물들, 종교분야 나아가서 국가 홍보까지 관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화’라는 개념이 정서적 표현으로서의 예술작품 만을 지칭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특정 유적이나 건축물 혹은 공산물이 건설부나 재정부의 관리 대상이 아닌 문화부의 관리대상이라면, 이때 이들이 이른바 ‘문화재’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특정한 성격을 구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결국 실용성이 아닌 예술성이라는 차원에서 그 대상들이 한 시대, 한 사회의 귀중한 정신적 표현으로서 가치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문화적 대상으로서의 예술품 역시 특유의 규범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때의 규범성은 문화의 속성으로서 인간의 자율적 결정에 의해서 인간이 제작한 상징체계 속에서 ‘기호/의미’로서 존재하는 관념적 질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문화와 공유되는 예술의 상징체계로서의 관념적 질서는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예술이란 의미를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술이란 원래 기술과 같은 의미를 지닌 말이었다. 기술이란 어떤 물건을 제작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우선 한자의 경우, 예술에서의예(藝)’는 본디심는다(種․樹)’는 뜻이었다. 심는 데는 기술이 필요하다. 따라서 ‘예(藝)’는기능(機能)’ ‘기술(技術)’을 의미하며 고대 동양에서 사대부가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덕목이었다. 전통적으로 사대부가 갖추어야할 육예(六藝 : 禮․樂․射․御․書․數)에서의 ‘예’는 인격을 함양하는데 필요한 교양적 기초로서 인격도야의 목적이 있다. 그리고 ‘술(術)’은 어원적으로 ‘나라 안의 길(邑中道)’을 의미하며, 이 ‘길(道․途)’은 어떤 곤란한 과제를 능숙하게 해결할 수 있는 실행방도(實行方途)로서 역시 ‘기술’을 의미하는 말이다. 서양어의 경우, 예술에 해당하는 그리이스어 테크네(techne), 라틴어 아르스(ars), 영어 아트(art), 독일어 쿤스트(Kunst), 프랑스어 아르(art) 등도 일반적으로 일정한 과제를 해결해낼 수 있는 숙련된 능력 또는 활동으로서의 ‘기술’을 의미하였던 말로서, 오늘날 미적(美的) 의미에서의 예술이라는 뜻과 함께 ‘수공(手工)’ 또는 ‘효용적 기술’의 의미를 포괄한 말이었다. 이처럼 예술의 의미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기술과 연관을 가진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로서의 예술의 의미가 미적 의미로 한정되면서 기술일반과 예술을 구별해서 ‘미적 기술(fine art)’이라는 뜻을 지니게 된 것은 18세기에 이르러서이다.

여기에서부터 이제 기술은 기술일반이 아니라 미적 창조와 감상의 기술이 된다. 그렇다면 실용적 차원에서의 기술적 산물인 가공품과 예술품 사이의 차이 역시 ‘미’라는 가치의 존재여부에서 찾을 수 있다. 예술작품은 실용성과 관계없이 이른바 ‘좋은 형태’라는 미적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가공품은 설사 아름다운 모습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때의 아름다움은 부차적 가치이고 어디까지나 실용성이 주된 목적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처럼 예술이란 미적 작품을 형성시키는 인간의 기술적 활동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예술 즉, 미적 작품을 형성시키는 인간의 창조 활동에는 흔히들 말하는 ‘창작’과 ‘감상’ 모두가 포함될 수 있다. 이때 감상을 보다 적극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감상자 나름대로의 추창작 또는 재창작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구분 기준은 ‘의미부여의 형식’이다. 여기에서 ‘의미부여의 형식’이란 예술가의 마음속에 있는 어떤 ‘정신적 이념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콜링우드의 지적처럼 예술은 무엇보다도 “인간의 최초의 기본적 정신활동”이다. 어린이와 원시인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하면 이러한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거의 모든 어린이들은 즉흥적으로 노래를 부르고, 훌륭한 이야기를 지어내고, 풍부한 표현의 그림을 그린다. 이와 똑같이 원시인들의 노래, 신화, 회화, 조각 그리고 무용 등은 매우 우수하다. 물론 예술이 인간의 ‘원초적인 활동’이라고 해서 어린이들이나 원시인들이 모두 예술가라는 말은 아니다. 왜냐하면 어린이들이나 원시인들의 활동은 어떤 미의식적 혹은 정신적 차원에서의 창작이 아니라 단순히 유희적 차원에서나 아니면 실용적 차원에서의 제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기사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원시인이든 어린아이든 간에 이러한 이념의 표현이 감상자로 하여금 공감적 감동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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