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ink a Cup Of Poem~~ 눈길/ 이강화 교수

사진은 해당 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눈길

고향에 가려면 생시나 꿈속이나
항상 눈길을 걸어야한다
추억이라는 것이 이상해서 항시
고향은 눈속에서만 나를 기다리고있다

지치고 허무하기에 살아갈 일도
잊어버린 하루 세월의 겨울날
그늘진 도시의 귀퉁이에서 열심히
바둥대지만 손에 남겨지는 것은
비겁함과 자괴의 흔적들뿐

가끔 이런 이야기를 아내에게
할때면 무슨 고향이 눈 속에만 있느냐고
핀잔이나 준다
지금이라도 고향엘 가면
우리가 겨울보다 먼저 도착할거라고
우기지만 현명한 아내는 우리보다
겨울이 먼저 와 있음을 알고있다

고향에 가려면 생시나 꿈속이나
눈길을 밟아야 한다 그러나
빈곤한 마음과 영혼이 부끄러운 우리는
오늘도 떠나지 못한 채 도시의 한켠에서
고향의 눈을 조용히 이야기 할 뿐이다

 

*** 여름에 대한 시를 써 주십사 했더니 겨울을 올려 놓으셨다. 한국을 비롯하여 미국도 일본도 절기에 맞게 곡식의 낱알을 더 여물게 하느라고, 과일의 단 내를 더 깊이 담느라고, 뜨겁게 더 뜨겁게 태양이 작열하고 있다. 덥다! 이 여름 겨울의 시를 읽으며 잠시나마 한 여름의 더위를 식히시길 바란다.

코리일보/CORE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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