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아가는 중이 아니라
버리는 중입니다.
왜 장만했는지 이유는 알지만
전혀 사용하지 않은 지
너무 오래된
못 버리는 것도 병이라던데
언제 그 병에 걸린 지도 모르는데
지구 탈출 계획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그 병에서라도 벗어나고자
버리는 중입니다.
나무늘보급 속도라서 아쉽지만
평생 다이어트처럼
계속 진행 중입니다.
이걸 들일 땐 어떠했고
요걸 살 때는 어땠었고
저 물건을 선택했을 땐 또…
기억을 되살리는 게 아니라
버리는 중이라니까요
오히려 쓸모없는 기억은
잘 버려지지 않습디다.
평생 기억해 두고팠던 추억은
점점 낡아져 희미해지고
진작에 해치웠어야 할 사진은
잘 들여다보지 않았던 곳에서
발견되듯이
아, 맞다, 그래, 그랬었어야 했구나…
알아가는 중이 아니라
버리는 중입니다.
그들은 이미 버렸습니다.
나만 아직도 들고 있었구요…
- 4. 20. “버리는 중입니다.
코리일보/CORE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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