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up of Poem ~~ 꽃길/김호천

(Photo from Google Images)

지난해 걸었던 코스모스 꽃길을
오늘도 걷는다.
초록색 융단에 수를 놓듯
색색이 어우러진 길
한 잎 낙엽의 신세로
비단길을 걷는다.

오며가며 가끔 마주쳤던
초췌한 모습의
빛의 얼굴 보이지 않고
낯선 얼굴만 스친다.

길옆 벤치엔 기구한 인생을 산
두 노인이 술잔에
소주병이 술을 쏟고 있고
푸념이 안주다.

구름이 짙게 깔리더니
가랑비 흩날려
여인의 입술처럼 부드럽다.
빗줄기 점차 굵어져
화려한 꽃을 두고 쫒기듯
서둘러 발길을 돌린다.

코스모스 꽃길을
다음해도 걷기를 기대하며
어제 작은 아버지를 조문하고 왔다.

***
꽃길을 통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연결된 길이 참 넉넉합니다.때론 “낙엽의 신세”가 되어도, 때론 자주 보았던 사람 그 길에서 다시 볼 수 없어도, 여전히 그 길에선 “소주”와 “화려한 꽃”과 “여인”이 비 바람을 희롱합니다. 시인은 다음해도 그 코스모스 꽃길을 걷게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작은 아버지”를 보내고 온 길, 그 길은 여전히 “초록색 융단에 수를 놓듯 색색이 어우러진 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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