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up of Poem~~길/김서경

골목길 처럼 아늑한 사람을 볼 때가 있다
고삿길 처럼 따뜻한 사람을 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니 더 뚜렷하게 보이는 선

돌담 사이사이 꽂혀진 그 내밀한 분열
이름도 모를 꽃 들은 이끼와 축축한 사연을
소리도 없이 소리도 없이 눈물로 밀어내고 있다


허물어버린 그 길, 흙은 흙으로, 벽돌과 아스팔트를 뚫고
길가엔 그래도 한 세상 살아보겠다고
아등바등 버티고 있는 저 무언의 시위, 화 안하다


자꾸만 흐려지며 꼬리를 감추고 사라지는 그 옛날의 고삿길
뿌연 먼지로 세월을 붙잡던 길이 사라지고
나그네의 시린 눈 사이로 보이는 거룩하고 찬란한 하늘,
골목길 같은 고층 아파트 엘리베이터, 한 점, 별이 되어 스며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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