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마시는 한 잔의 시~~ 어떤 기쁨/ 김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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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쁨

 

김미순

 

어이, 젊은 처녀 선생

걱정말게나!

아이들이 쫑알쫑알

속엣말 안 거르고

나한테 대든다고

선생님 이겨 먹으려고

버릇없이 군다고

울상지으며 안타까워 말게나!

 

모의고사, 연합고사, 중간고사, 기말고사

줄줄이 이어지는 시험, 시험, 시험

출구가 있어야지

구멍이 있어야지

가림막이 있어야지

 

한번 쯤 널부러져 퍼지기도 해야겠고

누군가에게는 한번 쯤 어린양도 피워야겠지

어쩔 땐 왕짜증도 내고 싶고

어쩔 땐 투덜대며 우기기도 해야겠지

 

넙죽넙죽 받아주는 이가 있다면

오롯이 그대로 바라보고 들어 주는 이가 있다면

그게 아이들의 기쁨일 테고

내가 그 기끔의 원천이 된다면

그게 바로 내 기쁨이겠지

 

어이, 젊은 처녀 선생

기다려 보게나

자네가 엄마 선생이 된다면

아들이 고등학생이 된다면

자네에게도 이런 기쁨이 생길테요

 

 

** 김미순 시인은 국어교사였다. 지금은 시를 쓰고 있는 시인이다. 이 시를 읽으면서 교사란 직업은 교사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을 보았다.  학생들의 벗이 되기도 하고, 카운셀러도 되고, 또는 엄마처럼 옆에서 다독이기도 하는 그런 선생… 특히 한국의 모든 가르치는 직업을 가지신 분들께 경외감을 느낀다. 시험으로 시작되어 시험으로 계속 이어지는 삶, 그 안에 교사는 힘들어하는 피 교육생을 바라보는 교육자로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에, 그러면서도 경제적으로 융숭한 대접을 받는 것도 아닌 교육자.

그분들께 감사의 뜻으로 이 시를 추천했다.

 

코리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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