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마시는 한 잔의 시~~ 불 가물/ 서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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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백학 저수지, 구글에서 모셔옴)

 

불가물

 

 

백학 저수지가 허리끈을 줄인다

하루가 멀다고 야위어 가는 통에

시뻘겋게 타들어 가는 속내도

곤죽 된 치부도 여과 없이 드러낸다

뻐끔뻐끔 안간힘을 다해

질긴 목숨 구걸하는 잉어, 가물치

눈빛이 흐려간다

 

도시 사람들은

뱃살에 굳기름 낀다고 난리인데

농촌 사람들은

자식들 메말라 간다고 난리다

 

굼뜬 장마는

폐가에 난 잡풀처럼

온다는 뜬소문만 무성하고

하늘은 눈치 없이 해맑다.

 

 

*** 서기석 시인의 불가물은

“불가물”의 뜻은 아주 심한 가물. 가물 : (땅의 물기가 마를 정도로) 오래도록 비가 내리지 않는 상태, 또는 그러한 날씨. 가뭄 을 나타내는 것으로 , 읽는 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겠지만,

뜨거운 어느 여름날 비를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읽으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저수지의 물이 마르고, 그 저수지 물에 목을 달고 사는 잉어가 목숨을 구걸하는 짙어진 가뭄으로 우리 인간도 하늘을 보며 가물치처럼 눈빛이 흐려지기도 한다. 도시인(물질문명과 자본주의 ) 과 농촌 사람(자연법칙에 순응)의 등식은 여전히 가까울 수 없는 멀고 먼 거리에서 팽팽한 긴장감까지 돈다. 이 시를 여름이 가는 가을의 초입에 올린다. 바야흐로 이제 가을이다. 뜨겁던 뙤약볕이 이젠 적당히 순해질 줄 알고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이 시를 읽으면서 기다림이란 인간의 숙명인듯 하다.

기다릴 수 있으므로 또한  희망이 있는 삶인지도 모른다. 절망과 희망은 손을 맞잡고 있다. 항상 그렇듯이… 그 손만 놓지않으면 절망에서 희망은 기다림으로 뻣뻣해진 목이 어느새 부드러워짐으로 알 수 있다.

해갈이 되어 타는 목이, 갈라진 혓바닥이 연해지고, 뚝뚝 떨어지는 물줄기를 따라 잉어도, 가물치도, 자식도, 아비도 삶의 물고에서 행복해진다.

 

코리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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