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마시는 한 잔의 시~~秋 醉 (가을에 취하다)/홍성재

Photo from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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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 딛는 대로 황금 물결 출렁이고
보퉁이 푸르려니 귀뚜리 권주가라
가던 길 잊어버리고 가을 들에 취하네

은하에 물결 일어 내 팔을 흔들고나
달 아래 황금 천에 빠질 듯 차오르며
秋夜에 취한 춤사위 멈출 줄을 모르네

 

** 전통적인 정형시의 시조의 운율 3434,3434, 3543를  반복적으로 택한 연 시조이다. 가을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마치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으로 의인화한 시조라 할 수 있겠다. 가을밤에 취한 가을, 술에 취한 가을 밤, 달빛 아래서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시인도 분명 흔들렸으리라. 분명 취했으리라.

가을이 여름속에서 흔들거리다 이제 가을의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나뭇잎이 팔랑팔랑 나무에서 떨어지며 마지막 춤을 춘다. 하지만 그 마지막은 모두에게나 통용되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나뭇잎이 길가 풀섶에 떨어져 내년 봄에 나올 새로운 싹에게 더 힘을 돋구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절망이 아닌 희망이다. 절망이라고 보기에는 세상은 아직도 충분히 살만한 가치가 있는 희망의 씨앗을 품고 있다. 가을에 떨어져 누운 낙엽을 꼭 껴안고 겨울에 튼실한 씨앗 하나 품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코리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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