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여자가 있다
살이 잘 발려진 생선 가시처럼 가냘프다
등 지느러미는 벌써 컴퓨터 자판이 일렁이고
두 페달로 달려드는 거친 물살
고객 명단처럼 빼곡하다
전화를 한다
하얗게 얇아진 고객
여보세요 고객님 이 상품은……
전화는 끊어지고
양쪽 지느러미로 확산하는
영업부장 목소리
출근길 소음같이 투명하다
어머니가 그랬다
할머니가 그랬다
사무실 실적표 앞 그녀
맨 위쪽에 가고 싶은 것이다
영업부장 앞 최후진술처럼
연어가 거슬러 모천을 찾아가듯
역세권 아파트에 오르고 싶은 유혹에
출근하는 그녀가
자전거 두 바퀴로
아침 해를 끌어 올리며 간다.
코리일보/CORE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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