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이야기 2, 콜로세오에서 팔라틴 힐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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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아침을 먹기 위해 일어났다. 호텔에서 아침을 주는 곳이 있고, 또 없는 곳도 있다. 물론 아침을 주는 곳은 다른 호텔에 비해 깨끗하고 정갈하다. 식당으로 내려가니 미국의 어느 고급호텔에서도 보지 못했던 진수 성찬식 붜페였다. 이를리는 역시 음식이라면 세계에서 단연코 선두 주자임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셈이었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호텔을 나섰다. 더블 덱커를 기다리기 위해 정류장으로 갔다. 그곳에는 다른 여행사들이 운영하는 더블덱커 (흔히 합온 합옵이라 칭한다.)들에 여행객들이 일층, 이층 모두 빈 자리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로마는 세월의 여백을 훌쩍 뛰어 넘어 과거를 향해 타임 머신을 태워주고 있었다. 길 거리에서 셀카를 찍기위한 셀카봉을 파는 사람들, 대부분이 인도인들, 아프리칸들이 많았다. 물론 모자도 팔기 위해 심지어는 2층 버스에 타고 있는 사람들에게 모자를 사라고, 셀카봉을 사라고 외치고 있었다. 난 그들 중에서 하나도 못 팔고 있는 사람에게서 모자를 샀다. 그의 얼굴에서 금방 환한 빛이 돌았다.

버스는 사람들을 태우고 로마 시내를 돌고 돌아 가는 곳마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도심을 미끄러지듯 유영하고 있었다. 로마는 과거 화려했던 역사만큼 발이 닫는 곳마다 천년의 세월이 무색하리만치 잘 보전되어 있었고, 심지어는 포장도로역시 예전에 한 장씩 구어서 만들었다는 아스팔트 벽돌이 버스가 지나갈때마다 정복자에 의해 정복당한 자들의 설움이, 그 영혼들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흔들거렸다.

콜로세오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들이 티켓을 사기위해서 줄을 서고 있었다. 다행이 우리가 3일동안 볼 수 있는 여행 패키지로 우리는 패스만 보여주면 줄을 서지 않아도 입장 티켓을 주었다. 콜로세오로 올라가는 길, 그 계단을 하나씩 오르면서 60도 정도의 각도인 것을 감안하며 나 뿐만아니라 내 동행도 힘들어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하까지 있었던 그 곳엔, 예전에 노예로 잡혀온 자들이 갇혀져 있었던 곳과 반대쪽엔 그 노예를 노리는 동물들이 갇혀져 있었던 곳을 볼 수 있었다. 시합이나 경연은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서 이루어 졌다고 한다. 점심쯤에는 일종의 긴장을 푸는 흥미 위주의 연기가 있었다고 한다. 노예는 주로 오후에 열리는 경기에서 동물과 싸워 이기면 자유을 찾게 되었다고 가이드는 전했다. 심지어는 노예가 아니어도 짐승과 싸워 이기면 명성을 얻고 그것을 발판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또한 있었다고 덧붙였다.

콜로세오의 관객석은 이러한 싸움을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일층에 귀빈석, 이를테면 왕과 왕비, 그리고 장관들이 앉아 있었으며, 좌석엔 그들의 성이 적혀져 있어서 그들이 죽으면 그 후손들이 그 자리를 승계해왔다고 전했다. 2층엔 로마를 상대로 비즈네스를 종사하는 사람들, 또는 로마 상인들, 3층엔 전문직 종사자들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4층엔 여자들과 평민들이 앉아 있었다고 한다. 그들 평민 중에는 새롭게 자유를 찾은 노예 출신들도 있었다고 한다.

콜로세오에서 바라보는 언덕이 바로 팔라틴 힐이다. 그 곳엔 이곳에 오기전에 먼저 들렀어야 했을 장소였다. 그 이유는 노예시장이 있었고, 또 콜로세오로 끌려오기 전에 죄를 판가름해주는 법정이 있었으며, 매음굴도 있었다고 한다. 그곳은  일종의 노예들이 맨 마지막으로 가는 길에 있는 마지막 쉼터 또는 자유를 갈망하며 다른 보통 사람들처럼 살기를 간구하는 갇힌 자들이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곳이기도 했다. 팔라틴 힐의 동쪽엔 왕이  지중해를 바라보며 살았던 건물이 앙상하게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반대쪽의 콜로세오로 가는 길쪽엔 시장 터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한다.

팔라틴 힐과 콜로세오에서 지중해성 바람이 불어 오고 있었다. 옆에 있는 미국인의 허연 백발이 내 카메라위로 깃발처럼 나부꼈다.

팔라틴 힐을 돌고나니 갑자기 허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우린 그곳에서 가까운 레스토랑에 갔다.

요리를 주문하라고 해서 봉골레 스파게티를 시켰다. 하얀 소스에 올려져 있는 봉골레를 상상했으나 토마토 소스에 묻혀진 봉골레가 나왔다. 내가 그것을 매니저에게 말을 했더니 매니저가 그 접시를 가져가고 다시 하얀 소스의 봉골레를 가져왔다. 그런데 한 입 먹어본 맨 처음의 봉골레 값과 나중의 봉골레 값을 다 계산해야 했다. 정확히 말하면 불평을 하지 말라! 라는 뜻이었다. 아주 비싼 점심을 먹고 물값도 4불이나 받은 식당에서 터덜터덜 걸어서 다시 더블 데커를 탔다. 교훈을  하나 얻었다. 이를리의 식당중, 콜로세오에서 가장 가까운 곳, 손님이 많이 있지 않은 곳은 항상 바가지를 쓴다는 사실, 그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한가지더, Service Charge 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팁은 조금 주는게 일반적이다.

다시 호텔로 돌아오니 이를리 여인, 마리아가 친구와 함께 호텔로 방문해 주었다. 우린 그녀가 말하는 소위 정통 이태리언 피자리아를 가게되었다.

로마의 정통 피자리아, 알고보니 콜로세오의 뒷 골목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고, 그 가게의 명성을 빈 자리가 하나도 없는 것을 보면서 더 확인할 수 있었다. 피자는 입에서 살살 녹았다. 바로 그맛이었다. 바로! 입에서 살살 녹는 그 맛, 가벼우면서도 왠지 가볍지 않은 연어 피자, 입안에서 번지는 침, 아주 오랫동안 잃어버린 입맛이 어느 정도 돌아오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밤 길을 걸어오면서  우리 일행은 사실은 그다지 멀지 않은 로마 시내, 채 몇 마일도 되지 않은 곳을 걸으며 건물 사이에 고급 신발가게, 가죽 가방가게 등이 즐비하게 있는 소위 패션 일번지를 아이샤핑하면서 걸었다. 트렌치 코트 깃을 올려야 하는 차가운 밤 공기안에서 로마의 밤이 가로등아래서 졸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코리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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