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ignificance of Culture(이강화 교수의 일요 문화 산책)

<Ph D. Lee, Kang Hwa, Gae Myung University>

3) 전체성

한 사회집단의 문화는 지식, 신앙, 예술, 도덕, 법, 관습 등 수많은 부분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한 사회의 문화를 구성하는 이런 부분들은 무작위로 또는 각기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하나의 전체 또는 체계를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엔진은 수많은 부속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부속들은 서로 간에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전체로서의 엔진을 작동시킨다. 엔진의 부품 중 하나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엔진은 결국 멈추게 된다. 이처럼 한 사회의 문화를 구성하고 있는 각 부분도 상호간에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서 그 어느 한 부분에 이상이 생기거나 변동이 일어나면 연쇄적으로 다른 부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이루어진 급속한 발전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변모를 수반하였다. 우리 나라도 그 예외는 아니었다. 발전된 과학 기술적인 지식은 도시의 공업분야에 응용되었고, 공업생산부분에는 더 많은 노동력이 요구되었다. 한편 농촌의 유휴 노동력은 생계수단 또는 더 좋은 생존기회를 찾아 도시로 모여들어 도시의 인구 과밀현상을 빚어냈다. 인구의 도시 집중현상으로 농촌은 영농에 필요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없는 심각한 인력부족현상에 직면하게 되였다. 농촌은 이의 해결방안을 적은 노동력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업의 기계화’ 및 ’과학적인 영농’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전통적인 신앙체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의학의 발달로 질병의 원인들이 하나씩 둘씩 밝혀지면서 주술적인 방식에 의해 질병을 치료하려고 애써 왔던 사람들이 이제 현대의학의 지식에 도움을 청하고 있다. 이것은 질병의 원인을 악마와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의 탓으로 돌리거나, 질병으로부터 구해 줄 수 있는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에 호소함으로써 생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전통적인 신앙체계로부터의 근본적인 변화로 해석될 수도 있겠다. 물론 현대의학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영역에서는 아직도 여전히 초자연적인 신앙에 호소할 것이다.

이와 같이 과학기술의 발전은 결코 하나의 고립적인 현상이 아니라, 문화의 거의 모든 영역에 부수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것은 한 사회의 문화를 구성하고 있는 부분들은 상호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서 한 영역에서의 변화는 그것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의 변화를 수반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의 거의 모든 부분들을 하나로 묶고 있는 이 무수한 상호관계들을 풀어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것들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우리가 그것들을 연구해 내기까지에는 완전한 이해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독자적인 기능과 작용을 가지면서 내부적으로는 서로 보족, 관련할 뿐 아니라, 구조적, 기능적으로 통합적인 전체를 이룬다. 또 사회관계(결혼, 친족관계, 지연적 연결 등)는 기술이나 가치와 깊은 관련을 가지면서도 독자적인 법칙을 가지고 있다. 언어 역시 다른 요소들에 의한 영향을 가장 받기가 어렵다는 성질을 가지면서도 상징화 작용에 의해 문화의 학습과 문화의 전달에 커다란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결코 이 요소는 따로따로 있는 것을 자의적으로 끌어 모은 것이 아니다. 각 요소가 유기적(有機的)으로 통합되어 하나의 전체를 이루며, 그 전체가 개성을 지니기에 따라서 문화는 결코 죽어 있는 무기물(無機物)이 아니다.

문화에 대한 이러한 개념규정은 문화는 ‘일상적인 것’이며, ‘삶의 전체방식’이라는 윌리엄즈의 문화이론과도 상통한다. 결국 문화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것도 아니고, 성취된 문명의 정상이나 완벽함의 이상도 아니다. 문화는 단지 “인간의 생각과 경험이 구체적인 방법으로 다양하게 기록된 지적, 상상적 작업의 유기적 조직체”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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