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up of Poem~~콩 심기/강병원

(Photo from Bing Images)

콩을 심고
망을 씌웠다

촉새에게
모이 안 주려고

닷새 후에
살펴보니

콩 심은데
콩이 났다

 

* 이 시를 읽으면 농부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콩을 심고 콩을 거두는 일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때로는 콩을 심은 곳에 팥이 나올 수도 있음이라. 콩을 심고, 그것을 지키느라고 망을 씌우고, 그리고 지켜보는 것, 비로소 콩이 나오는 것을 확인한 농부, 어쩌면 부모의 마음도 이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간단하면서도 왠지 즐거운 느낌이 들어서 실어보았다. 시가 가지고 있는 함축되고 농축된 언어의 묘미를 즐길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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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up of Poem~~ 사랑/고성현

(사진: 김서경)

사랑 

받아야만 주는 게 아닙니다.

알아야만 주는 게 아닙니다.

사랑이란 소리 없이 흔적도 없이

아무도 모르게 은밀하게

전하는 것입니다.

주고 또 주어도 마냥

한없이 이어지는

기쁨이고 행복입니다.

다 주어도 또 줄 게 생기는

바로 그런 마음입니다.

주고자해서 주는 게 아니라

나도 모르게 계속 주고 있는

흐르는 물처럼

막힘도 꾸밈도 없는

순수하고 깨끗한

그런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사랑

오랜 시간을 함께했어도

아쉬움이 그칠 줄 모르고

방금 헤어졌는데도 또 다시

그리운 것이 사랑입니다.

사랑은 그렇게

애절하고 간절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사랑이란 미련과 아쉬움이 있을지라도

내 생각이 아닌 상대의 마음으로

해석되는 일방적 추종입니다.

아무리 바라보아도 질리지 않는

오묘하고 아름다운 향기입니다.

사랑은

보아도, 보아도

끝없이 보고 싶고

끝없이 마주하고 싶은

영원한 꿈이고 희망이고

인간이 지닌 가장 소중한

존재의 이유이고

삶의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사 랑

넘어져 있을 때 일으켜 세우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며

스스로 움직일 때 박수를 보내는 것입니다.

사랑이란

현상보다 본질을 챙기는

근본의 마음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과 상처마저

온전히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아름다운 복종의 마음입니다.

사 랑

자존을 내세우며

밀고 당기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상처받고 온 몸이 찢길지라도

온전하게 자기를 내려놓고

다 주는 게 사랑입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전부를 미련 없이 드러내고

순백의 순수로 다가서야합니다.

어떠한 계산이나 궁리도 없이

마지막 자존심까지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다 내려놓고 다 바치는

희생과 숭배의 마음입니다

사 랑

다시 태어났을 때

더 멋진 사랑을 꿈꾸거나

다시 만나게 됨을 망설인다면

참된 사랑이 아닙니다.

백 번, 천 번을 살고 죽어도

늘 그대로인 만남으로 기억되고

늘 그대로 남아있어야 합니다.

더 이상 빼고 보탤 수 없는

그대로의 관계이고

그대로의 전설이어야 합니다.

사랑은 천 년 세월이 흘러도

야릇한 감동과 흥분을 안기는 설렘이고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이며

하느님이 인류에게 내리신 최고의 선물이고

영원한 신비이기 때문입니다.

 

** 사랑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이타적인 사랑을 생각하게 하는 군요. 여러분도 사랑에 대해 한번 정의를 내려 보시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일 년의 반을 향해 시간은 흘러가고 있습니다. 남은 시간은 자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을 생각하며 배려하는 마음으로 그/그녀에게 마음의 편지를 남겨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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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up of Poem~~무수골에 가면/차용국

(사진: 차용국 시인)

근심없는 세상이 어디 있겠소만
무수골에 가면 세파를 잊고 마네

쌓은 근심 훌렁 벗고
시간을 묶어두고

새소리 바람 소리 일렁이는 계곡물에
한 순배 술잔을 돌리고 나면

세상사 잡스러운 고민쯤이야
물소리에 떠밀려 멀리멀리 사라지네

** 미국은 메모리얼 위캔이라고 동네가 텅텅 빈듯한 느낌과 길가엔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 조차도 뜸한 토요일 오후이다. 모두 그들의 “무수골”을 찾아 떠난 것이리라. 때로는 길게, 때로는 짧게, 숨을 고르게 하는 것도 시가 가지고 있는 매력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 시는 총 8라인이지만 제목이 주는 무수골에 대한 느낌처럼 세상사를 벗어던진 일상 탈출을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하여 다시 돌아갈 세상에 대해 어느정도의 미련을 남겨두려는 작가의 의도가 보여서 인간적이며 시 속에 그림이 보이는 그런 시다. 어느덧 지나간 봄은 이제 머리가 따가울 정도로 뜨거운 여름이 바로 오늘부터 시작된다는 메모리얼 위캔, 마음으로나마 멀리 떠나본다. 나의 또 다른 “무수골”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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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up of Poem ~~ 봄꽃 같음 좋겠네/홍성재(다연)

만 꽃이
분분하니
시 샘이 절로나네

봄 볕이
완연하니
천지가 일어서네

세상은 한 해로 도나
윤회는 길어 슬프네

몇 겁을
되 돌아서
시절을 두드리네

봄 날이
쉬이 오듯
황혼이 지척이네

낼 아침
일어날 떄는
봄 꽃 같음 좋겠네

편집자 주:  시인은 봄을 노래하며, 젊은 시절을 불러 회상하듯 “분분하니”, “몇 겁을 되 돌아서” 인간사 인연으로 시작되어 인연으로 끝남을 보여주며, “황혼이 지척이네” 로 인생이 짧고 덧 없음을 노래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전히 봄 꽃처럼 겨울을 이기고 희망으로 세상을 밝히는 “봄 꽃 같음 좋겠네” 로 자신의 소망하는 바를 이 짧은 시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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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 a Cup of Poem~~ 천사의 영혼 / 강병원

봄 햇살 금빛으로 반짝이는
호수같이 맑은 그대의 눈동자
청신한 영의 영롱한 진주알
레이저처럼 내 가슴속 깊이
간단없이 파고 들어온다

까만 여름밤 북두칠성처럼
반짝이는 그대의 맑은 눈빛
살며시 눈 감아도 아롱대는
숨이 멎을듯 뽀오얀 얼굴
꽃송이 속에 숨바꼭질한다

봄바람에 유채꽃 한들거리듯
유연하고 가녀린 허리 라인
바람에 나부끼는 긴 머리카락
천사가 깃들인 그대의 영혼에
미아 된 내 심령 정처없어라

 

**천사의 영혼, 천사를 본 적은 없지만 항상 모든 이들이 동경하는 천사, 봄 바람에 살랑살랑 온 몸을 흔들어 대는 꽃들의 춤, 꽃을 보면서 천사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는 지 모르겠네요. 천사의 영혼 또한 춤 속에서, 꽃 그늘에서, 분분히 날리는 꽃잎들에서 영혼을 생각했을 것 같군요.  잠시 세상 모든 잡사를 던지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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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 a Cup of Poem~~얼레지/홍성재

(Photo from Google Images)

얼레지

서풍이 매섭단들 애증을 꺽을쏘냐
큰 바위 기대서서 오매불망 기다리네
춘풍아 어서 불어라 애간장이 다 녹는다

깊은 골 산 기슭에 눈밭이 녹아드니
옥 치마 받쳐입고 처연히 앉았더냐
지나는 나그네마다 갓끈 고쳐 매누나

참빗에 빗은 머리 옥비녀 쪽을 짖고
봄바람 타고 올라 사위로 나폴대네
뉘냐고 묻지 마시오 봄이 오고 있잖소

*얼레지 꽃말: 바람난 여인

미래로 가는 시인들의 나라” 첫 시집, 우리들의 언어, 그 영혼의 아름다움  중에서

*** 봄은 여자들이 바람이 난 다는 말이 있다. 꽃을 빚대어 한 말인지도 모르겠다. 얼레지를 보면서 허연 속살을 드러내며 길 가는 길 손들을 유혹하는 저 화냥기 짙은  꽃, 기생같은 꽃이라는 생각이든다.

봄이란 핑계로 엉덩이를 살짝살짝 휘두르며 걷는 폼이라니…바람때문에…바람때문에… 저 환장할  바람 때문에…그렇게 말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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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 a Cup of Poem ~~어둠 그리고 기다림/이강화

(사진: 김서경)

어둠 속에는 등불만이 빛이 된다
어둠도 원래는 빛이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밝음을 잃었기에 빛이 아니다

어둠 속에서 깨어나도 외롭지 않음은 조그만 등불이 나를 감싸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둠 속에서 홀로 있을 때 슬프지 않음은 희미한 불빛이 내 영혼 곁에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밤이 오면 낮의 밝음 속에서 감추려했던 허망한 모습들이 가끔은
어둠 속에 유령처럼 나타나기에
그 모습들을 외면하면서 나는
어딘가에 있을 작은 빛을 찾아
적막한 어둠 속으로 사라져야 한다

어둠도 원래는 빛이었기에 안개같은 어둠을 밝힐 수 있는

빛도 어둠 속에 있음을 나는 이제 알고있기 때문이다

“내일로 가는 시인들의 나라 1편” 중 ‘아름다운 우리들의 언어, 그 영혼의 아름다움’ 중에서

***  어둠과 밝음, 등불, 빛, 외로움, 영혼, 유령, 허망한 모습,  그 안에 주체인 내가 있다. 내가 존재하는 바로 이 곳, 외롭고 허망한 모습을 보며, 유령처럼 잠깐 흔적도 없이 사라질 빛을 두려움보다는 그리움으로 찾아 나설 것 같은 시인의 각오는 어둠속에서도 전혀 두렵지 않고 그 안에 있는 빛, 희망의 줄기를 찾아 더 깊고 깊은 눈을 어둠을 향해 앞이 보이지 않은 안개를 걷어내려는 의지를 보는 시다.

계명대학교 교정을 내려다 보며 창가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고 계실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학생들이 떠난 교정에서 눈이 내리는 겨울날에 정말 아무도 없을 것 같은 고요가 내려앉은 그 곳에서 누군가 교수님! 부르면서 달려올 것 같기도 하다. 아무도 없는 빈 공간은 어디든 어둠이다. 그 어둠을 걷어내면 사람들의 훈기가 느껴지며 다시 살아 숨쉬는 공간이 된다. 빛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빛은 이 시에서 말하듯 어둠속에서 존재했던 것이다. 다만 인간의 선입견과 편견이 그 어둠을 어둠이라고 아예 못 박았기 때문에 어둠이되었는지 누가 알랴… 비가 온 뒤에 무지개를 보는 것 만큼 기분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Drink a Cup of Poem ~~ 의암호의 사랑노래/ 윤금자

Photo by Corih Kim : 그리스 산토리니 섬에서 바라보는 에게헤

의암호의 사랑노래

1.

하늘담은 푸른 의암호

깊은 산골짜기 별장들 다정하네. 시월 단풍잎 떨어질 때

노인 애석하게 바라보네

影天淸壁水, 深谷墅多情. 영천청벽수 심곡서다정

十月丹楓落, 幽人哀惜澄. 시월단풍락 유인애석징

 

2.

푸른 하늘은 흰 구름과 짝하고,

노인은 서로 어깨를 의지하고 가네. 친구없는 외로운 이여,

마음을 열고 다가오길 꺼리지 마시게.

壁天配白雲, 老客依肩臂.

無友獨居人, 開心來勿忌. 벽천배백운, 노객의견비

무우독거인, 개심래물기.

“내일로 가는 시인들의 나라 1편” 중 ‘아름다운 우리들의 언어, 그 영혼의 아름다움’ 중에서

*** 윤금자 선생님의 시, 의암호 의 사랑노래는 깔끔하고 정갈하면서도 고결한 선비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한 시다. 평생을 학자로, 교단에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 하면서 학교에서는 학생의 눈 높이로 그들을 이해하고 벗하며, 그러면서도 엄한 스승으로 , 학교 밖에서는  평범한 이웃으로 넉넉한 마음을 나누려고 하는 세상과 세상속에서 외로운 사람들과 함께 벗 하며 살려고 하는 진정한 그녀의 마음이 이 시에 고스란히 실려있다. 세상이 아직도 힘차게 돌아가고 있는 것은 아마도 이러한 따뜻한 마음들이 세상의 차가운 마음들을 녹이는 용해제 가 되기때문에 때로는 +, -, 로, 그리고 우리들의 마음에, “아직도,” ” 그래도” 라는 단어가 살아 있어 ‘살만한’ 세상이 되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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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 a Cup of Poem~~새해소망/강병원

Photo by Corih Kim

[ 새해 소망 ]

강병원

아프고 어려울때 기도해 주시고
힘들고 외로울때 위로해 주시고
일년을 하루같이 사랑해 주심에
고마운 마음으로 인사 드립니다

무술년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고
세미한 하나님의 음성 들으시고
말씀에 순종하여 기도 응답받아
하는 일에  만사형통하는 은혜와
축복이 넘쳐나는 해 되게 하소서

** 이제는 음력 섣달도 며칠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마감하며, 새해를 희망으로 시작하며 올리는 기도로 하나님을 믿는자나 안 믿는자 모두 가슴속에 한 해에 거는 소망과 벅찬 기대가 넘실대고 있을 줄 안다. 꿈을 꾸는 자는 그 꿈을 따라 가다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가까이 도착되어 있었다고 하는 고백을 들으며 살아왔다. 이제 또 우리는 한 해를 보내며 새로운 한 해를 기쁨과 감격으로 맞이하게 된다.

새해엔 강병원 선생님 시 처럼 “하는 일에 만사형통하는 은혜와 축복이 넘쳐나는 해 되게 하소서.” 꼭 그렇게 되길 바라며 우리 모두 새 희망과 포부로 한 해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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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 a Cup of Poem~~집을 짓다/김호천

오늘도 클라리넷을 분다
관객도 없는 빈 방
가쁜 숨을 불어넣어
물레를 저어 소리를 짓는다

직선으로 벽에 부딪쳐 귀청을 찢던 소리가
아내의 이마에 주름 주던 소리가
안개가 능선을 넘듯 곡선으로 출렁인다
외로운 아낙의 울음소리 바람 타고
댓잎을 스치기도 하고
시름에 겨운 노인의 한숨이
구름으로 수 놓는다

슬픈 가락 즐거운 가락 엮어
베틀에 앉아 북 넣어 베 짜듯
나만의 집을 짓는다
까치가 짐을 짓듯,
조개가 껍질을 굳히듯
비단 실 뽑아 궁전을 짓는다

나는 나의 외로운 우주 속
노을에 등 기대고 서서
클라리넷을 분다. 오늘도

<한국 대표 서정 시선 8 중에서>

시를 쓰며 그림을 그리듯 쓰라는 말이 있다. 무형의 형상화를 통해 우리안에 담겨진 감성의 조각들을 끄집어 내어 선으로 또는 현으로 나타내는 것이 문학을 하는 사람들의 노고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고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를 읽으며 “클라리넷”을 통해 자신안에 깊이 침잠해 있는 외로움을 꺼내어 날개를 달아주는 것을 독자의 한 사람으로 읽었다. “집을 짓다” 의 제목을 통해서도 우린 매일매일 다른 형태의 집을 안에서 밖으로 불러내어 짓고 있다. 오늘은 무슨 집을 지을까? 올 한해를 어떻게 지어볼까?  그런 고민은 창작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늘 즐거운, 때론 고단한 고민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한 해를 시작하며 2018년은 가장 멋진 집, 가장 튼튼한 집, 행복이 소록소록 피어나는 집을 짓는다는 생각을 하며  즐거운 고민을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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