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이강화 교수의 영상 이미지와 자아의 동일성

Movie Screen as Reflection of the Ego (이강화 교수의 일요 문화 산책)

<Korea, GaeMung Univ. Prof. Lee, Kangwha>

3. 대중매체이론에서 전통적인 ‘수용자 audience’ 개념은 ‘익명의 상호 격리된 대단위 집단’으로서 균질화, 균등화 그리고 수동성과 피동성으로 특징 지워진 채 지배 이데올르기의 재 생산 기능을 묵묵이 수행하는 소극적 존재로 이해되어 왔다. 따라서 ‘대중 mass’ 으로서의 수용자는 대중매체의 메시지를 무비판적으로 흡수하며, 이러한 상황에서의 송신자의 표적이 되는, 달리 말해서 송신자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설득 가능하고 조종 가능한 수동적 존재를 의미했다.  이것은 전통적인 문화비평가들에 의해서 제기된 대중문화 수용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커뮤니케이션 학자들도 공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전통적인 수용자 상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수용자와 매체 간의 힘의 관계 설정에 있어 매체에 절대적 권력을 부여하고 있어 수용자는 상대적으로 무기력한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 둘째, 수용자와 매체의 관계 이해에 있어 기본 커뮤니케이션 모델은 전달적 모델에 토대를 두고 있다. 즉, 확정된 메시지의 의미는 고정되어 있고, 중요한 것은 효과의 측면이라는 고정된 관점이다. 셋째, 수용자에 관한 논의가 매체의 이미지에 대한 심리적 반응이라는 거시적 관점을 취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마지막으로 전통적 수용자의 모습은 언제나 취향이 천박하고 지적으로 열등한 제 3자로서 그려진다.(문화연구이론, 정재철)

그러나 1970년대에 들어서서 활발하게 논의되기 시작한 문화 수용자에 대한 새로운 논의는 다양한 실증적 연구와 논쟁을 통해서 전통적인 수용자상을 변화시켰다. 그 결과 현대 사회의 수용자는 선택성과 적극성에 입각한 이성적 존재로 이해되었고 매체성 자체도 수용자의 능동성을 전제로 하여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이런 차원에서 영화에서의 수용자의 태도는 특히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사실 영화는 초기 단계부터 심리적인 혹은 사회적인 영향력으로 인해서 다른 어떠한 매체보다도 위험한 매체로 백안시되거나, 역으로 그 영향력을 도구적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였다.이렇게 볼 때 탄생된 지 이제 겨우 한 세기를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다른 매체에 비해서 대중문화이론에서 집중적인 관찰의 대상이 된 중요한 이유가 바로 각 개인, 즉 관객에게 극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매체 특유의 영향력에서 비롯되었음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흔히 ‘직접효과이론’으로 불리우는 이러한 견해, 즉 영화 생산자의 의도에 대해서 수용자로서 관객은 단지 수동적으로 반응한다는 관점은 이후에도 계속되었고 이것은 오랫동안 영화 텍스트의 수용자로서의 관객의 역할에 대한 연구를 지연시켰다. 물론 영화를 각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하는 방식에는 그동안 많은 수정과 변화가 있어왔다. ‘직접효과’ 이론으로 부터 시작하여 각 개인이 영화가 지닌 메시지와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방식에 관한 논의는 많은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러나 영화를 보러가는 심리가 사회적 맥락, 영화관의 유형, 그리고 영화가 지닌 내용의 유형과 같은 요소들의 다양성과 관계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들이다. 따라서 영화관람의 경험은 영화서사에 집중하도록 하는 테크닉을 기꺼이 무시하고자 하는 성향과 관련된다. 영화 산업에서는 영화관객의 심리학을 어떤 특정 영화의 효과를 측정하는데, 그리고 새로운 작품에 대한 흥미를 유발 시키는데에 이용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영화를 수용함에 있어 대중은 여론 선도자(Opinion Leader)의 지도를 받기도 하지만, 나름대로의 잣대를 갖고 평가하고 난 후 특정 영화 현상에 대해 수용 혹은 저항의 태도를 취한다. 즉 자신이 처한 물질적 조건과 생활방식 등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를 수용하고 해독하게 되며, 그 결과 다양한 스펙트럼 상의 어느 한 지점에 해당하는 반응을 보이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집단 특유의 해독과 변용의 형태가 각 집단의 독특한 특성을 반영하는 하위문화를 구성하고, 지배 문화에 의식적, 무의식적 대응을 하게 된다.

이처럼 생산자의 특정한 의도에 대한 관객의 수용이 단순히 수동적으로 그리고 일률적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와 수용자간의 상호관계 혹은 상호의존성을 전제로 할 때만이 영화의 영향력에 대한 다양한 가설은 성립하며 이는 달리 말해서 영화의 다양한 영향력은 메시지의 수용에 있어서 관객의 능동적 해석과 자기화의 과정을 전제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해석학적 관점에서 수용자의 기대지평이라고 부른다면, 수용자의 사회계층, 사회적 규범에서부터 매체에 대한 기존의 경험에 이르는 수많은 요소로 이루어진 이러한 기대지평은 관객에 의한 ‘선택적 수용’의 주요 원인이 된다. 물론 기대지평은 결코 고정되어 있거나 정적인 것은 아니며 역동적이며 변화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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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이미지와 자아의 동일성

2. 영화 제작자의 일차적인 목적은 스크린과 분리되어있는 관객으로 하여금 그 거리감을 뛰어넘어 상상을 통해 화면의 세계로 들어가 영화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경험하도록 설득하는 데 있다. 이러한 경험이 스크린 상의 사건에 대한 관객의 감정상 일차적인 유대감을 형성한다. 그러나 이 경험은 어디까지나 영화 속의 등장 인물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차원에서 대리적 경험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대리적 경험이 영화적 서사에 대한 관객의 이해를 결정적으로 지배한다는 점에서 영화 관람에서 심리적 양상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대리 경험은 대개 두 가지 기본요인들로 인하여 일어난다.

첫째는 주의력의 전이이다. 관객은 의식적으로 영화의 테크닉과 스타일을 무시하며 서사 속의 사건들이 그의 마음속에서 절정을 이루게 한다. 둘째는 이 과정에서 관객은 영화배우들과 인물, 이야기의 타입 그리고 상황과의 자신을 일치시킨다. 셋째, 이리하여 관객들은 서사의 사건들 속으로 ‘뛰어들려는’ 자신의 욕망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관객들의 이러한 심리적 동기는 바로 그런 상황을 고무하도록 서사를 꾸민 제작자의 바람과 어우러진다. 바로 이러한 요소들이 영화제작자들이 서사의 형식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테크놀러지 역시 이러한 서사적 테크닉을 은폐하는데 크게 기여한다. 카메라의 테크놀러지는 카메라의 일련의 움직임들을 관객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특이의 편집기술을 사용하면서 스크린이라는 공간의 한계를 은폐하는 경향이 있다. 이리하여 모든 영화는 서사에 관객의 주의를 집중하게 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를 통해서 관객들은 영화 속의 등장인물과 그 인물이 처한 연속된 상황에 깊이 관여하게 되도록 유도된다. 이때 ‘선유경향’이 이러한 심리적 상황의 조건이라면, ‘동일시’는 이러한 집중적인 관람 경험에 의해 발생하는 심리적 결과이다.

선유경향 이란 영화에 대해서 관객들이 가지게되는 일련의 선지식, 선입견, 기대감등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앞으로의 관람과정을 통한 즐거움, 혹은 실망감, 또는 같은 시간에 집에서 텔레비젼을 못 보게 된 것에 대한 아쉬움에 대한 보상 심리 등 그 범위가 매우 넓다.

동일시는 ‘관객 자신을 영화 속의 한 인물 또는 여러 인물들의 위치에 놓는 것’ 또는 영화 속의 인물과 ‘감정이입’하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 이것은 흔히 ‘감정적인 집착 또는 좋아함의 표시’에 의해 측정되어지며, 이러한 동일시는 두 가지 기본적인 형태를 지닌다. 하나는 관객이 자기 자신과 가장 비슷한 인물들과 동일시를 이루고, 둘째는 관객이 자기 자신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인물과 동일시가 이루어진다.

한편, 영화 관람은 일반적으로 다수와 함께 진행된다. 홀로 영화를 보러 간 경우에도 영화관 안에서는 본질적으로 집단적인 것이 된다. 그런데 영화관의 관객은 사회학적 용어로 이른바 ‘비구조적인 집단’이다. 그러나 일단 영화가 시작되면, 이 집단은 독특한 커뮤니케이션 작용에 의해 이질적인 개인들로부터 하나의 공감적 집단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이리하여 스크린 상의 메시지는 관객 개개인에게 뿐만 아니라, 상호간의 심리적 작용에 의해 해석․부연되고 과장․축소되면서 관객들 전부에게 전혀 다른 의미로 전달된다. 물론 이때 영화제작자의 의도와 영화관객들의 반응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거부감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나머지 관객들의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반응한다. 이러한 집단적인 분위기는 영화 메시지의 전반적이고도 자발적인 수용에 공헌한다. 여기에서 개별적 차원에서의 ‘동일시’ 개념은 대중매체 이론에서의 중요한 개념인 집단 차원에서의 ‘수용자’ 개념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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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이미지와 자아의 동일성

  • 영화와 정신분석

영화는 19세기 말에 출현하였고, 한 세기가 조금 넘는 짧은 기간 동안 일반 대중 사이에서 놀라울 정도로 영향을 끼치는 대중 매체가 되었음은 사실이다. 영화가 급속한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우선, 영화가 출현하기 바로 전에 탄생한 사진술의 발달은 영화를 위한 ‘리얼리즘’의 재개념화 작업을 준비했다.  대중이 기존의 시각 예술들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받아들인 사진적 사실주의는 인간의 시각적 경험의 근저에 영향을 끼쳤고, 그림과 연극 특히 영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리하여 영화는 대중들이 쉽게 동감할 수 있고 이해될 수 있는 사진적 이미지를 자신의 시각적 표현으로 적극 활용하였다.

영화의 성공을 심층적 또는 잠재의식의 차원에서 심리적 상호작용의 결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흔히 사람들은 영화를 “꿈의 세계”라고 부르며, 그리고 헐리우드를 “꿈의 공장” 이라 부른다. 이것은 은연중에 영화와 꿈을 동일시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프로이트는 꿈을 ‘욕망 충족의 기능’으로 해석하면서 현실의 결핍과 상실을 무의식적으로 보상하는 것이라고 규정하였다. 꿈이 이처럼 소원 충족적 과정이라면 영화 관람도 일종의 소원 충족적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스크린 역시 관객의 판타지와 욕망들, 즉 그들의 무의식을 투사하는 공간이며, 이  공간을 통해서 관객들은 현실 속의 소통 부재를 무의식적으로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인간이 꿈을 꾼다는 것은 현실 속에서만 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은 현실 이외의 꿈이라는 가상현실 속에 살고 있으며, 여기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따라서 스크린에서 그려지는 세계야말로 현실과는 전적으로 분리된 가상의 세계인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초기 초 현실주의 예술가들은 인간의 무의식에서 꿈의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영화가 만들어지는 편집과정이 근본적으로 동일하다고 보았다. 물론 인간이 꿈꾸는 상태와 영화 관람행위 사이에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첫째, 꿈꾸는 사람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반면, 영화를 보는 사람은 자신이 영화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둘째, 영화는 끊임없이 지각을 자극하기 때문에 이러한 자극을 의식하는 지각주체는 잠재의식적인 욕구가 완전히 퇴행적인 길로 들어서는 것을 차단시켜준다. 따라서 꿈속에서는 현실의 환영인 것이 영화에서는 단지 현실의 느낌으로 남게된다.

셋째, 자극이 오는 위치의 상이함이다. 꿈에서는 과의 기억이나 무의식의 욕망들이 자극이 되어 꿈 작업을 거쳐 지각적 이미지로 나타나게된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외부 세계의 자극들이 지각, 의식 체계를 거쳐 전의식과 무의식의 기억을 자극한다. 즉 꿈에서의 자극이 의식 내재적이라면 영화는 의식 외재적이다.

이러한 몇 가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이처럼 꿈으로 설명된다는 것은 이 매체가 관객들의 감추어진 두려움과 욕망을 상징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고, 영화의 메시지는 이러한 무의식의 내용을 구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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