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ical trip to Sukgulam and Hyeryongsa

차용국(“한양문인회” 회원, “내일로 가는 시인들의 나라” 멤버)

* 회룡역~석굴암~회룡사~보루길~망월사역

장마가 그치고 땡볕이 심통을 부리며 발길을 햇빛을 피하는 곳으로 잡아끄는 한여름이다. 석굴암 가는 길은 까마득한 오르막길이며 숲을 따라 햇빛 만은 피할 줄 알았던 산행은 오히려 따가운 햇빛만 기세등등 달려드는 한적한 산길이다. 거친 숨소리가 목에 꽉 찰 무렵 두 개의 거대한 바위가 막아선다. 두 개의 바위 사이로 문이 있다. 석굴암 이 문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 사바세상을 떠나 마치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문같다. 문앞에 서니 시원하다. 바람도 이 문을 통해서만 석굴암에 들어가는가 보다.

자연 암굴에 모신 부처는 말이 없고, 기도하는 수도승도 보살도 없는 정적 뿐이다. ‘석굴암이란 글씨가 바위에 새겨져 있는데, 백범 김구의 글씨를 받아 새겼다 한다. 백범 김구가 상해로 망명하기 전에 이 굴에서 피신해 있었다 한다. 글씨는  역사적인 귀중한 증거이기도 하다.

석굴암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흰 구름 몇 점만 떠 있는 파란 공간이다. 비우고 또 비워서 단순해진 여백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삶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늘 허둥지둥 스쳐가는 발끝에 허물과 티끌만 쌓여간다.

석굴암 아래에 회룡사가 있다. 회룡사는 신라 신문왕 1(681)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한다. 회룡사라 부르게 된 것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일화에서 연유한다. 그는 아들 태종 이방원이 일으킨 왕자의 난을 겪자 왕위를 버리고 함흥으로 돌아가 버렸다. 태종은 끈질기게 함흥차사를 보내 귀경할 것을 고하여 결국 돌아와 왕사 무학대사를 찾았다. 이때 무학이 이를 기뻐하여 회룡사라 불렀다고 한다. 대웅전 앞 마당에는 세월의 흔적처럼 검은빛이 흐르는 오층석탑이 서있는데, 1층부터 3층까지는 탑신석과 옥개석이 별개의 석재이고, 4층 이상은 동일석인 점이 특징이다. 그래서 15세기 석탑 양식 연구의 귀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회룡사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힘차다. 그동안 장마로 힘에 부치다가 최근 연일 내린 비로 인해 물이 많아지자 계곡도 다시 힘이 솟나 보다. 힘찬 물소리를 들으며 걷노라면 내 발길도 덩달아 물소리를 탄다. 늘 그렇듯이 산을 내려오는 발길은 가볍다. 오늘은 또 산에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얻어 왔는지….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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